안건마다 집행부 질타…6시간 넘게 총회 진행

연수교육비, 도매약사 신상신고비, 한약사 논란, 약사방송국 등 대의원들이 꺼낸 현안에 의해 뭇매를 맞은 현 집행부가 장시간의 논의 끝에도 불구하고 정기총회를 완주하지 못했다.

결국 26일 오후 2시부터 8시까지 장작 6시간 동안 진행된 약사회 '제61회 정기대의원총회'는 안건 심의를 마무리하지 못한 채 유예키로 결정했다.

총회가 상정된 안건을 모두 당일 처리하지 못하고 추후 일정을 잡아 심의하기 위해 휴회하는 것은 사실상 이례적인 일이다.

정병표 총회의장은 "역사상 일이 있는 지 모르겠다"면서 "3호안건까지 진지하게 토론하다보니 시간이 지체됐다. 차후 임시총회를 진행하면 4호 안건부터 심의하는것으로 하고 정족수 부족으로 유예하는것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오는 12월 약사회장 선거를 앞둔 상태에서의 마지막 총회인 만큼 현 집행부의 지난 임기 2년의 회무에 대한 대의원들의 평가가 질의를 통해 터져나왔다.

◆조찬휘 회장에게 약사방송국이란 = 약사방송국 인수계획을 묻는 박정신 대의원의 단도직입적인 질의에 조찬휘 회장이 처음으로 속내를 드러냈다.

요약하자면, 현실적으로 인수가 불가능한 상태지만 조찬휘 회장에게 약사방송국은 처음부터 끝까지 회생시키고픈 꿈이라는 것이다.

조찬휘 회장은 "약사방송은 선거 공약 당시 발표하려다 묻은 아이디어였다. 만약 가능하다면 약사방송국을 살리고 싶은 꿈이 있다"면서도 "현실적으로는 약사회나 약사공론이 약사방송국을 인수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답변에 나선 신영호 약사공론 사장은 "약사방송국의 인수가 아닌 자체 운영 수익성에 대한 논의를 했다"며 "이후 약사방송국을 제약협회, 의약품유통협회 등 3개 단체와 함께해 공영매체창간하는 방향으로 기획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결국 조 회장은 지난해 3월 약사방송국 출범 당시부터 본인과 '전혀 관계가 없다'며 부인한 것과는 달리 1년여만에 말을 바꿔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유통 관리약사 신상신고 혜택, 무의미= 약사회가 유통 관리약사의 신상신고율을 높이기 위해 마련한 비용 인하 혜택을 원상복구해야 한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터져나왔다.


문귀수 대의원은 "유통약사 신상신고비를 인하하면 도매협회 차원에서 신고율을 올린다고 했으나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우리가 속은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앞서 약사회는 지난해 유통업체 관리약사를 면허사용 '갑'에서 '을'로 전환해 회비 5만원 인하와 동시에 KGSP 교육을 약사연수교육으로 인정토록 하는 혜택을 제공한 바 있다.

그러나 오히려 지난해 신상신고인원이 전년 보다 1명이 줄어든 733명으로 집계되자, 일련의 혜택제공이 무의미하다며 대의원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


이에 조찬휘 회장은 "유통 관리약사 신상신고율에 대한 협회 측 약속이 전혀 지켜지지 않아 경고공문도 보냈다"며 "올해 상황을 지켜본 뒤 신상신고율이 변함 없으면 회비를 원상복구토록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밖에 연수교육비, 한약사 문제 등을 포함한 논의 및 질의응답이 길어지며 시간이 지체되자, 지방 대의원들이 기차 예약 시간 등에 의해 자리를 비우면서 정족수를 채우지 못하게 됐다.

따라서 오늘(26일) 의결되지 못한 2015년도 세입·세출예산(안) 심의건, 회관관리비 미수금 대손처리의 건, 부회장 인준에 관한 건, 이사보선 인준에 관한 건, 지부총회 건의사항 등의 안건에 대한 심의는 다음 임시총회에서 다시 다뤄지게 된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