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습성 진균감염 면역 기능 저하 환자에서 발생해 진단 후 치료는 늦어…암 환자에게 최적의 지지치료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한국화이자제약 크레셈바(성분명 이사부코나졸)는 만 18세 이상 성인에서의 침습성 아스페르길루스증 치료, 만 18세 이상 성인에서의 암포테리신 B투여가 적합하지 않은 침습성 털곰팡이증 치료에 대해 2020년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았다.

크레셈바는 넓은 항진균 스펙트럼을 갖고 있어 침습성 아스페르길루스증과 침습성 털곰팡이증 모두 치료할 수 있으며, 국내에서 침습성 털곰팡이증에 적응증을 보유한 유일한 아졸(azole)계열 항진균제이다.

최근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진균감염의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진균 감염의 일종인 침습성 아스페르길루스증은 인류에게 위협적인 3대 침습성 진균 중 하나로, 국내에서도 증가 추세로 면역결핍 환자에서의 사망 원인 중 하나이다.

또한 털곰팡이증은 당뇨병 환자를 비롯해 혈액암 환자, 조혈모세포이식이나 고형장기이식을 받은 환자 등 면역저하 환자에서 발생한다.

털곰팡이증이 폐를 침범하는 경우 침습성 폐 아스페르길루스증과 구별하기 어렵고, 주요 혈관이 괴사되면 폐출혈이 발생해 매우 치명적이다.

특히 폐렴, 진균성 뇌수막염, 혈류감염 등의 침습성 진균감염은 암환자들에게 매우 치명적일 수 있다. 국내 한 대학병원의 통계에 따르면 혈액암 환자에서의 침습성 진균감염 원인균의 81%가 아스페르길루스이며, 칸디다 12%, 털곰팡이 2% 이며 이런 진균감염은 주로 폐렴(73%)으로 발생한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감염내과 이동건 교수는 “침습성 아스페르길루스증과 털곰팡이증은 질환을 의심하는 것 만으로도 경험적인 치료를 시작해야 하며 침습성 진균감염은 면역기능이 저하된 환자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진단 된 후 치료를 시작하면 이미 늦어 생명을 잃는 경우가 많다”며 “따라서 경험있는 전문가의 판단으로 경험적 혹은 선제적인 치료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국내에 진균감염 진료 경험이 많은 감염전문가가 많지 않고, 외국에 비해 사용할 수 있는 치료약제가 많지 않지 않다”고 설명했다.

[CASE] A씨 (52세, 여성)



50대 초반에 급성골수성백혈병 진단을 받은 A씨는 관해유도 항암요법 이후 호중구감소증 시기에 침습성 폐 아스페르길루스증에 감염됐다. 발열과 오한 같은 전신적인 염증반응 증상과 함께 기침과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있어 기관지내시경 등의 검사를 통해 아스페르길루증으로 진단되어 크레셈바 치료를 시작했다.

[CASE] B씨 (65세, 남성)


골수형성이상증후군으로 항암치료와 동종 조혈모세포이식을 시행 후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던 중 급성 이식편대숙주질환이 악화되어 입원치료 중에 폐렴이 확인됐다. 진균성 폐렴 의심되어 경험적인 항진균제 치료를 시작했고 혈액검사와 조직검사를 하면서 진단을 하려고 노력하였지만 galactomannan 등 진단을 위한 검사를 반복하였지만 양성으로 확인되지 않았고, 혈소판수가 낮아 조직검사가 불가능한 상태였다.
털곰팡이증은 임상적 증상만으로 아스페르길루증과 구분하기 어렵고, 환자의 상태가 조직검사가 제한적이었으며, 최종 진단 후 치료를 시작하면 위험한 상태 판단하여 아스페르길루스증과 털곰팡이증에 모두 사용할 수 있는 크레셈바 투여 후 회복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감염내과 이동건 교수는 “최근 의학의 발전과 함께 많은 약제와 이식 등의 기술이 개발되어, 암환자들이 과거에 비해 오랫동안 살 수 있게 됐지만 암환자들은 수 개월 혹은 수 년 동안 항암제 치료를 받고 수술, 이식으로 면역기능이 저하된 상태로 살게 되면서 진균감염 등에 의한 기회감염이 오히려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침습성 진균감염은 건강한 사람들에서 발생하는 질병이 아니고 암환자 등 면역기능이 저하된 환자에서 주로 발생하는데 이들 암환자들을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이미 외국에서 개발되어 임상시험을 하고 효과가 증명된 항진균제가 국내에 빨리 도입되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동건 교수는 “암환자가 장기간 건강하게 생존할 수 있으려면 수술, 항암제 등의 치료에 못지않게 최적의 지지치료가 동반되어야 하는데 감염질환, 특히 진균감염을 잘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암환자의 생존률을 높이는 중요한 방법 중 하나”라며 “기존 치료제와 경제성을 비교평가해서 선택적으로 도입과 보험급여를 결정하는 현재의 국내 시스템을 하루빨리 개선되어야 하며 수 년, 수십 년을 사용하는 약제가 아니고 암환자의 생명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약이니 만큼 암환자의 급성기 감염질환을 치료하는 항진균제를 경제적인 관점에서 바라보아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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