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신문·일간보사=이균성 기자] 인제대학교 해운대백병원은 유방암을 앓았던 환자가 오랜 항암치료 후 '가임력 보존 프로그램'을 통해 최근 건강한 여자아이를 출산했다고 16일 밝혔다.

해운대백병원 산부인과 전균호 교수 진료 장면

결혼 후 아이를 기다리던 서모 씨(33, 여)는 안타깝게도 2015년 유방암 판정을 받고 같은 해 8월 해운대백병원 유방센터에서 수술을 받았다.

당시 20대였던 이 여성은 항암 치료 후 아이를 갖기를 희망했고, 해운대백병원 가임력 보존 프로그램에 등록했다. 이에 불임클리닉은 이 여성으로부터 난자를 채취, 체외수정을 통해 8개의 배아를 냉동 보관하는 가임력 보존 치료를 시행했다.

유방암 수술 후 항암ㆍ방사선 치료를 받고 호르몬 치료를 해오던 이 여성은 5년간 치료ㆍ추척 관찰을 마치고 작년 7월 냉동 배아 이식으로 임신에 성공해 지난 4월 14일 2.8kg의 건강한 여아를 자연 분만했다.

가임력 보존 프로그램은 여성이나 남성의 가임 능력이 떨어지기 전에 자신의 난자나 정자, 고환 조직, 배아를 장기간 동결 보존했다가 원하는 시기에 동결 보존된 생식세포로 임신을 시도하는 치료이다.

주로 가임기 암 환자가 수술, 항암, 방사선 등의 치료로 난소나 고환 기능이 저하되어 불임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경우 시행되고 있으며, 조기 폐경의 가족력이 있거나 난소 및 고환 수술 예정일 때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암 환자뿐만 아니라 사회활동, 만혼 등의 이유로 40대 이후 원할 때 임신을 하기 위해 젊고 건강한 나이에 난자, 정자를 보관하고자 가임력 보존 프로그램을 시도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산부인과 전균호 교수는 "최근 암 완치율이 높아짐에 따라 암환자에서 가임력 보존치료는 치료 이후에도 아이와 함께하는 행복한 가정을 계획할 수 있는 선택이 되므로 암 진단 즉시 가임력에 관한 상담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