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발성골수종 암화과정 연구, 치료제 등 개발에도 기여

[의학신문·일간보사=차원준 기자] 전북대 임정현 교수(약대 약학과)가 DNA 변이 및 재배열이 세포의 비정상적인 염색체 구조 변화에 의해 유발되어 암 발생에 역할을 한다는 기전을 세계 최초로 밝혀내 화제가 되고 있다.

임정현 교수

항체를 생산하는 B세포처럼 특정 세포에서 계획돼 있는 DNA 변이와 재배열은 그 세포의 기능을 위해 필수적이다. 그러나 계획되어 있지 않거나 계획된 염색체 부위를 벗어난 DNA 변이 및 재배열이 일어나는 경우 정상세포가 암세포로 유도될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임 교수는 항체를 생산하는 B세포 핵 내에서의 비암호화 RNA 처리가 항체의 다양성뿐 아니라 암 발생과 관련 있는 염색체 구조 변화와 DNA 변이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 연구 성과가 담긴 논문은 유전학 관련 분야 세계적인 학술지인 Nature Genetics(IF 27.6)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임정현 교수가 콜럼비아대학교에서 연구할 당시 바수(Basu) 박사 연구실에서 수행했던 프로젝트다.

일반적으로 DNA 변이와 재배열은 염색체의 불안정성을 유발하여 세포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지만 B세포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항원에 대응하는 항체가 만들어지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현상이기도 하다. 그러나 계획된 염색체 부위를 벗어난 DNA 변이 및 재배열이 일어나는 경우 정상세포가 사멸하거나 암세포로 유도될 수 있는 위험성도 있다.

이 연구에서는 DIS3 단백질에 의해 일어나는 비 암호화 RNA 처리가 B세포에서 다양한 항체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항체유전자 부위에서 Somatic Hyper-mutation(SHM)과 Class Switch Recombination(CSR)의 효율을 높여주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이러한 계획된 DNA 변이 및 재배열이 항체유전자 외에 다른 유전자부위에서 일어나는 것을 방지 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따라서 이 연구는 B 세포에서 DIS3 단백질이 항체의 다양성에 미치는 관련 기능뿐 아니라 다발성골수종 환자에게 흔히 나타나는 DIS3 유전자의 돌연변이에 의한 암화 과정을 설명할 수 있는 기전을 처음으로 밝힌 것으로 의미가 있다.

이 연구를 통해 발견된 DIS3 단백질의 세포내 역할은 앞으로 다발성골수종의 암화과정 연구와 더불어 치료제 및 진단도구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임정현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는 세포핵 내에서 비 암호화 RNA 축적에 의해 야기되는 염색체의 불안정성을 처음 밝혀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다양한 암의 조기진단을 위한 새로운 바이오마커 발굴이나 치료제 개발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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