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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경지에 이른 과학자 - 루이스 토마스상(賞)

기사승인 2021.01.12  08:3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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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담 유형준 교수의 의사 문인 열전<18>

 

[의학신문·일간보사] 과학자를 영어로 사이언티스트(scientist)라 한다. ‘사이언티스트’라는 용어를 처음 제안한 사람은 영국의 철학자 윌리엄 휴웰(William Whewell)이다. 컨실리언스(consilience, 통섭統攝)란 단어도 만든 휴웰은 1834년 다음과 같은 의견을 냈다.

“과학은 철학에서 시작하여 다양한 분야로 나뉘어 발달해왔다. 과학의 여러 분야 종사자를 화학자(chemist), 의사(physician), 수학자(mathematician) 등으로 부르지만, 이들을 총칭하는 용어가 없다. 예술을 하는 이를 ‘아티스트(artist)’라고 부르듯이 과학을 하는 사람을 ‘사이언티스트(scientist)’라 칭하길 제안한다.”≪계간리뷰(Quarterly Review)≫

루이스 토마스(원 안)의 『세포의 삶』(1974년 발간) 표지(출처. 위키피디아, farnam street).

- 당시엔 과학을 르네상스를 거치며 파생된 하나의 철학적 인식 방법론 정도로 여겨 ‘자연철학’이란 용어가 널리 쓰였다. 과학자들도 사이언티스트(scientist)로 불리기보다 자연철학자(natural philosopher)로 불리길 원했다. 예로, 다윈 옹호자였던 헉슬리는 사이언티스트라는 호칭을 앞장서서 반대하였다. 미국의 과학이 세계를 주도하는 등 여러 곡절을 거치며 점차 사이언스(science)는 과학을 가리키는 영어 용어로 자리 잡았다.

‘사이언스’의 영어 앞부분 ‘sci-’는 ‘자르다, 파고들다, 분리해내다’의 뜻이다. ‘Sci-’의 의미를 가장 잘 지니고 있는 영어단어는 ‘scissors(가위)’다. ‘과학(科學)’이란 말도 나누어 파고드는 게 사이언스라 생각했던 일본의 니시 아마네(西 周)가 나눌 과(科)자를 빌려 1874년 번역한 용어다. (⌜네이처와 사이언스」 /유형준, 『사소한 인연』) -

그러나 과학의 대상은 여전히 자연 실재여서 현재도 가장 권위 있는 과학 잡지 이름은 ≪네이처(Nature)≫다. 쪼개고 나눔만으로 과학의 역할이 완전할 수 없음을 선포하고 있는 명칭이다. 이러한 선포는 온전한 과학을 꿈꾸는 과학자들로 하여금 영역의 장벽을 넘어 문학과 소통하도록 끊임없이 독려하고 있다. 그중 가장 가시적인 징표 하나가 ‘루이스 토마스(Lewis Thomas)상(賞)’이다.

루이스 토마스상은 ‘시인의 경지에 이른 과학자(The Scientist as Poet)’에게 수여하는 국제적 상이다. 과학과 문학 사이에 다리를 놓아 이어준 과학자면서 동시에 작가인 보기 드문 인물에게 매년 수여한다. 1993년 록펠러 대학교에서 제정하여 첫 번째 수상자인 루이스 토마스의 이름을 따서 상명을 지었다.

루이스 토마스의 아버지는 개원 의사였고, 간호사 출신인 어머니는 아버지의 진료를 도왔다. 하버드 의대생 시절 문학적 야망을 보였고, 여러 편의 시를 발표하기도 했다. 호중구가 박테리아 속 독소 또는 항원-항체 반응에 의해 유발되는 열과 쇼크의 중요한 매개체임을 발견한 면역 병리학의 선구자였다. 예일대와 뉴욕대 의대 학장, 슬로안-케터링 암센터 회장을 역임했다. 《뉴잉글랜드 의학 잡지(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생물학 관찰자의 노트>라는 정기 칼럼을 기고하여, ‘생물학의 광범위한 주제에 관해 명쾌한 명상과 성찰을 담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연재 글 중 일부는 단행본 『세포의 삶(The Lives of a Cell)』(1974)으로 발간되어 전국 도서상(National Book Award)을 수상하였다. 책은 ‘현대인이 가진 문제는 자연으로부터 자신을 분리하려고 애쓰고 있다는 점이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시인의 경지에 이른 과학자상’을 수상한 1993년, 그해 12월 여든 해의 삶을 마감했다.

‘시인의 경지에 이른 과학자의 목소리와 비전은 다른 사람에게 새로운 정보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과학의 미학적이고 철학적 영감을 주어 뜻밖의 사실을 깨우치게 한다.’는 세평(世評)과 함께, 에세이 선집 『긴 세포 열(A long line of cells)』에 실린 ⌜해외여행(A Trip Abroad)」 한 대목을 되읽는다.

“우리가 가까운 거리를 찾아갈 땐 과학자에게 의지하지만, 멀리 있는 미래로 갈 땐 시인에게 의지한다.”

의학신문 medicalnews@bosa.co.kr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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