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5병원도 미달된 소청과 심각…가정의학과도 기피과 전락
코로나19 등 불안한 의료환경 속 피·안·성-정·재·영 등 인기과 쏠림현상은 더욱 가속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코로나19와 내년도 인턴 부족 문제와 같은 변수속에 2021년도 전반기 전공의모집이 진행된 가운데, 지원자들은 보다 안정적이고 인기가 높은과로 더욱 몰리면서 기피과와 인기과의 양극화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도 전반기 전공의모집이 지난 2일 마감된 가운데, 의학신문·일간보사는 주요 수련병원의 모집 현황을 조사했다.

각 병원별 전체 모집인원 대비 지원현황을 살펴보면, 상급종합병원을 제외한 다수의 병원들이 정원을 미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방병원들 뿐만 아니라 수도권상급종합병원들도 예외는 없었다.

건국대병원, 강동경희대병원, 가천대길병원, 고려대 구로, 안암, 안산병원, 아주대병원, 순천향대천안병원, 인하대병원, 중앙대병원, 한림대성심병원 등이 전체 전공의 모집인원보다 지원자가 적었다.

빅5병원의 경우 여전한 강세를 나타냈다.

서울성모병원을 포함해 의료원 통합 모집을 실시하는 가톨릭중앙의료원을 비롯해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등은 전체 모집인원을 웃도는 지원율을 보였다.

최근 성장세를 보이는 분당서울대병원도 전체 모집인원을 웃도는 지원율을 보였다. 전공의 총 52명 모집에 66명이 지원했다.

◆ 지원자 '0'의 행진 소아청소년과, 위기봉착...빅5도 힘들다

저출산 등 고질적 문제와 함께 코로나19로 인해 타격을 가장 심하게 맞은 소아청소년과는 전공의들의 기피과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었다.

주요 병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현황을 살펴보면, 대다수의 병원이 채 1명도 받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빅5병원도 소청과 위기에 예외는 없었다. 삼성서울병원은 전체 8명모집에 3명만이 지원했으며, 서울대병원도 16명 모집에 14명이 지원했다. 서울아산병원은 8명모집에 4명이 지원해 절반에 그쳤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은 의료원 전체 13명의 소청과 모집인원에도 단 3명이 지원하는 등 그 현상이 더욱 심각하게 나타났다.

◆ 내과 3년제 정착으로 메리트 잃었나..가정의학과 기피과 현상 도드라져

가정의학과의 기피현상은 올해도 계속됐다. 빅5병원 일부와 수도권 병원 몇몇을 제외하면 소청과만큼은 아니더라도 다수의 병원이 미달된 것으로 집계됐다.

그나마 서울대병원의 경우 20명 모집에 20명이 지원해 준수한 경쟁률을 보였다.

이 같은 가정의학과의 기피 현상은 내과 3년제 전환 및 정착되는 모양새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병원계 관계자는 "가정의학과 수련 3년제로 가지던 메리트가 내과 수련 3년제 실시로 상당히 옅어졌다"고 바라봤다.

◆ 경쟁률 2배는 우스운 피·안·성-정·재·영, 인기과로 몰리는 전공의들

이른바 피·안·성(피부과, 안과, 성형외과)과 정·재·영(정형외과, 재활의학과, 영상의학과)로 묶이는 인기과들의 경우 높은 전공의 지원율을 보여 소청과 및 가정의학과와 대비됐다.

빅5만보더라도 가톨릭중앙의료원의 경우 정형외과는 16명 모집에 35명이 지원을, 재활의학과는 8명 모집에 25명이 지원을, 영상의학과는 12명 모집에 34명이 지원하는 등 높은 지원율을 보였다. 다른 빅5병원들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또한 지방병원들도 1대1 경쟁률은 기본에 일부 병원들의 경우 2배 정도 달하는 경쟁률은 우스운 수준으로 나타났다.

한 수련병원 관계자는 "코로나19와 인턴 부족 등 올해 더욱 불확실해진 수련환경 및 의료환경 속에서 전공의들이 더욱 안정적이고 인기가 높은 과로 몰리는, 안정을 추구하는 현상을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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