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란 건강정책국장, 학계-현장전문가들 만관제 본인부담금 문제 지적에 건강인센티브 대안 제시
건보공단, 건강인센티브 제도 도입 추진..현재 용역연구 진행중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건강보험공단이 최근 건강인센티브 제도 도입을 추진하는 가운데, 복지부는 국회토론회에서 만관제 시범사업 본인부담 문제 대안으로 건강인센티브를 제시하고 나서 향후 두 제도간 연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스란 건강정책국장

지난 20일 국회 제2세미나실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주최한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사업의 성과와 문제점, 재도약 전략’을 주제로 한 토론회가 열렸다.

의원 등 일차의료기관에서 고혈압‧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교육‧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제도 시범사업(이하 만관제)’은 지역사회 일차의료 시범사업과 만성질환 수가시범사업을 통합·연계한 만성질환 관리 시범사업으로, 참여신청 후 선정된 의료기관의 의사가 포괄평가를 통해 케어플랜을 수립하고 코디네이터가 의사를 도와 교육, 상담, 환자모니터링 등 환자관리를 시행한 후 연 2회 점검 및 평가, 환자관리 기록을 작성하는 형태다.

신현영 의원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2490개 의원이 선정됐고 21만명의 환자가 참여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환자본인부담금에 대한 문제가 언급됐다. 강재헌 가정의학회 이사는 “환자 본인부담금 10% 발생 따른 환자 참여가 저조한 면도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관리정도에 따른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수가산정 근거를 마련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곽경근 대한개원내과의사회 이사도 “본인부담은 만관제 환자참여의 큰 걸림돌이다. 만성질환 관리사업 전에도 잘해오던 환자가 사업 후 본인부담 생긴다고 하니 관두겠다고하더라”라면서 “국민들의 문화행태르르 보면 처치 등 의료비 지불에는 관대하지만 교육생활습관지도에는 의료비 지불이 인색하다. 이 경우 만성질환 본인부담자체가 장벽으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토론에 참석한 이스란 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환자본인부담금에 대해서 10% 수준은 큰 부담이 되지 않으며, 현실적으로 본인부담 없는 제도를 만들기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대신 이 국장은 건강향상을 이뤄낸 사람에 대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을 제시했다. 최근 건보공단을 중심으로 건강인센티브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어 관련된 내용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 국장은 “저소득층이나 노인들의 부담은 더 낮출수 있을 것이고, 건강지도를 잘 따라온 환자에 대해 인센티브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생각한다”면서 “본 사업 진행을 위해 현장얘기도 많이 들었고 앞으로도 협회 등과 협업하는 자세로 가겠다”고 말했다.

건강인센티브제도는 건강보험 가입자가 건강한 생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도로 건보공단이 추진 중인 사항이다. 올해 초 건강인센티브 시범운영 과정 평가 및 중장기 운영 모형 개발 연구용역을 공고 후 진행 중에 있다.

◆ 만관제 관련 수가 신설, 개선 및 코디네이터 고용 문제 등 지적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만관제 사업이 내년 본 사업을 예정하는 만큼, 만관제 시범사업에 대한 문제점 지적과 수가 지원, 인력 충원 및 질 관리 등의 보완책 제시가 주를 이뤘다.

조비룡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일차의료를 제공하는 의사들의 경우 단독개원은 지양하고 그룹 개원으로 하도록 권고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80%가 단독진료”라면서 “또한 만성질환 관리를 할 역량있는 의사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조 교수는 “공동개원 등이 가능하도록 인프라 지원을 비롯해, 일차의료 인력 질 향상을 위한 인증시스템, 전공의 수련비용 지원, 교육센터 등이 필요하다”면서 “지역운영위원회 같이 지역의사회가 주도하는 기구와 복지부 독립지원기구인 일차의료 중앙지원단을 설립하는 것을 제안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수가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조 교수는 “상대가치점수(Resource Based Relative Value Scale, RBRVS)에 근거하는 우리나라의 수가에서는 업무량, 진료비, 위험도를 고려하고 퍼포먼스나 결과(outcome)같은 가치는 관계없기에 적은 비용으로 결과를 내야하는 효율적인 만성질환 관리에 불리하다”면서 “결과에 관해 비용을 지원할 수 있는 수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강재헌 대한가정의학회 총무이사(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코디네이터 부족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수가지원을 강조했다.

강 이사는 “케어플랜 수립시 의사 혼자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도울 코디네이터가 같이 한다”면서 “상담서비스는 팀플레이가 핵심”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환자들의 만족이 좋고 사업 흐름자체는 훌륭하지만 의사와 케어코디네이터의 교육 부족, 코디네이터 고용의 어려움 등이 문제로 지적된다. 케어코디네이터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 및 지자체와 관련협회 협역을 위해 인력 확보방안 마련이 필요하며, 의원당 관리가능한 환자수 조절을 통해 부담을 낮추고 고용을 유도할 수 있는 수가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전문가들의 지적에 대해 복지부 이스란 건강정책국장은 수가 신설 및 상향의 경우 사업 평가결과가 나와야 가능하다고 답변했다.

이 국장은 “건강보험에서 올려주려고해도 평가가 없다고 하더라. 2019년 상반기 평가도 나오지않았고 건보공단에서도 데이터가 없어서 힘들 것이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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