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 케어에 전문약사 투입 병원 多…항암제 효과적 관리 등 종양약료 업무 요구도↑

[의학신문·일간보사=김민지 기자] 병원약학교육연구원(이사장 이은숙, 원장 한옥연)은 병원약사 업무의 세분화와 전문화를 통해 병원약학의 발전을 도모하고자, 지난 2015년 병원약학분과협의회(현 협의회장 이영희)를 신설했다. 이후 교육과정과 전문약사분야를 기반으로 15개 분과위원회로 나눠 체계화된 교육과 전문가 네트워크 구축, 연구 및 학술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병원약사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감염, 내분비, 노인, 소아, 심혈관계, 영양, 의약정보, 장기이식, 종양, 중환자 등 10개 분야에 대해 총 977명의 전문약사가 배출됐다. 그 중 종양약료는 203명으로 가장 많은 전문약사가 배출됐다. 또한 오는 10월 17일에 실시되는 2020 전문약사 자격시험에서 종양약료는 두 번째로 응시 인원이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종양약료분과(분과위원장 박애령)는 암 질환 및 암의 예방과 치료에 참여하는 병원약사로 구성돼 있다. 종양약료를 담당하는 병원약사들은 ▲항암화학요법 처방 검토 ▲항암화학요법 레지멘 및 항암제 관련 전산프로그램 관리 ▲약력 관리 ▲항암화학요법 복약상담 및 환자교육 ▲약물 부작용 모니터링 및 보고 ▲회진 및 컨퍼런스 참여 ▲최신 치료경향 파악 및 정보 제공 ▲교육 및 학술 연구 ▲무균주사조제실 시설 및 환경관리 ▲질 향상 활동 수행 등을 통해 암환자의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고 암 질환 또는 약물과 관련된 부작용을 경감시키는 역할을 한다.

분과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은 대한종양내과학회, 대한소아혈액종양학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관련 단체 및 학회에서 학술과 교육에 참여해 자문위원이나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또한 지난 2018년에는 병원약학 연구논문 지원사업에 선정, ‘국내 종양약료 전문약사의 업무 현황에 관한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박애령 종양약료 분과위원장 인터뷰

박애령 종양약료 분과위원장

Q. 종양약료 약사의 역할은 무엇인가.
종양약료 약사는 각 암종별 항암화학요법 프로토콜을 숙지하고 항암치료 환자의 처방을 검토해 의료진과 소통, 환자에게 적절한 약물 투여가 이뤄지도록 한다. 빠르게 변화하고 업데이트되는 항암화학요법 프로토콜을 병원의 항암제 처방 전산프로그램에 등록하고 관리하는 역할 역시 맡고 있다. 또한 환자교육과 상담, 항암치료 과정 중 발생할 수 있는 약물 부작용모니터링하고 회진과 컨퍼런스에 참여해 의료진에게 약물정보를 제공하고 약물치료에 대한 조정과 중재활동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항암제를 조제하는 무균주사조제실의 시설과 환경관리를 위해 관련 가이드라인과 지침에 따라 무균조제가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

Q. 종양약료 담당 약사는 수가도 받고 있는가.
지난 2015년 12월 암환자 교육·상담료가 급여 인정을 받았다. 필수교육 내용에 항암화학요법의 목적, 치료 계획, 부작용에 대한 대처 및 관리방법 등이 포함돼야 하고, 필수교육자에 의사, 간호사, 영양사, 약사 등이 포함돼있다. 향후 암환자 교육·상담료뿐만 아니라 약사들이 참여하는 많은 환자교육에 약사가 필수교육자로 포함되기를 바란다.

종양약료 심포지엄

Q. 종양약료 심포지엄에 대해 설명한다면.
종양약료 분과는 2년에 한 번씩 다른 분과들과 함께 공동 심포지엄을 개최해 오고 있다. 혈액암과 고형암 분야의 전문의와 종양약료 이론과 실무 경험이 있는 전문약사 강사진을 구성해 사례를 바탕으로 한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실제 종양약료 전문약사로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약사들이 업무사례를 소개해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심포지엄을 통해 종양약료 전문가로서 자질을 향상할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전문약사 자격시험을 대비할 수 있는 심포지엄으로 평가받고 있다.

Q. 종양약료분과가 유관학회·정부기관의 연구나 발표에 어떻게 참여하는가.

종양약사들은 실제 병원 내에서 암환자 다학제 진료팀의 일원으로 활동하면서 의료진과 밀접한 접촉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임상과 학회 활동에 관여하고 있는 임상의들로부터 종양약료 약사의 활동과 약물관련 지식을 학회에서 공유해 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실제로 종양약료 분과 위원들은 대한종양내과학회의 심포지엄과 학술대회에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국제학술대회에서 최근 암치료의 핫이슈인 면역항암제를 주제로 종양약료 분과의 전문약사 세 명이 강의를 진행한 바 있다.

Q. 종양약료는 누적 전문약사수가 204명으로 가장 많은 분과다. 종양약료에 많은 약사가 응시하는 이유를 꼽자면?

종양약료 분야의 경우, 다수 병원에서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병원 대부분은 암환자 치료를 위한 항암조제실을 갖추고 있으며 암환자 케어에 전문약사가 관여해 활동하고 있는 병원이 많은 편이다. 종양약료 업무에 대한 요구도가 많고, 실제로 임상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약사가 많아 종양약료 전문약사의 업무 역할이 명확하게 제시돼있다.

Q. 종양약료 전문약사로서 보람을 느낄 때는.
항암화학요법은 암종별 스케줄에 따라 내용이 복잡하다. 부작용 예방을 위해 투여하는 약제, 수액의 종류, 투여속도 등이 다양해 처방 편의와 오류 예방을 위해 프로토콜을 전산화하고 있다. 병원에서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운영돼 고위험 약제인 항암제의 처방오류 예방에 기여하고 있을 때 뿌듯하다. 또한, 암환자에게 사용되는 항암제나 면역억제제 등 약물과 관련해서 의료진과 원내 직원과 협의해 문제가 해결됐을 때 종양약료 약사로서 보람을 느낀다.

특히 가장 보람을 느꼈던 때는 의료진과 함께 환자중재 연구를 수행한 결과를 SCI급 논문에 게재했던 것이다. 조혈모세포 이식 후 구강 내 부작용 치료를 위해 덱사메타손과 부데소나이드 가글제를 투여해 효과를 비교한 연구였다. 이 연구 결과를 토대로 보다 효과적인 약물이 환자들에게 처방되는 것을 볼 때 뜻깊었다.

Q. 향후 활동계획과 종양약료 전문약사를 꿈꾸는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올해는 의료진과 환자를 위한 항암제 교육 자료를 제작해 회원들과 공유할 예정이다. 항암제 치료 시장의 핫이슈인 면역항암제를 주제로 교육 자료를 작성해 편집 작업이 진행 중이다. 곧 홈페이지에 게시해 약사들이 환자 교육이나 의료진 대상 정보제공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현장에서 종양약료 전문약사를 필요로 하는 손길이 많고, 전문약사제도가 법적으로 인정받게 되면 종양약료 전문약사의 역할이 더욱 명확해지고 책임 또한 커질 것이다. 이를 대비하고 종양약료 전문가로서의 자질을 갖추기 위해 최신자료와 정보를 끊임없이 습득하면서 다양한 임상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