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반대 불구 코로나 치료 목적 수입…497병 구매에 9억원 지출
강기윤 의원, "민간 전문가들 의견 수렴 필요"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질병관리본부가 코로나19에 치료 효과가 없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칼레트라(에이즈치료제)를 국내의 코로나19 치료제로 쓰기 위해 특례수입했지만 전체 도입량의 18% 사용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미래통합당 간사 강기윤 의원이 최근 질병관리본부의 자료를 조사한 결과 이 같이 지적했다.

강 의원에 따르면, 질병관리본부는 코로나19 치료에 사용할 목적으로 국내에서 품목허가를 받지 않은 칼레트라를 지난 2월 17일, 3월 9일, 3월 16일 등 세 차례 특례수입하여 총 497병(시럽)을 구입했지만, 8월 11일 기준 전체 도입량의 18.3%인 91병만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406병은 재고 상태로 남아있다.

칼레트라는 해외의 여러 연구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미국의 경우 전문가들이 치료 가이드라인을 통해 사용 권고를 하지 않고 있는 약품이다.

특히 강기윤 의원이 입수한 올해 3월 진행된 제1차 감염병관리위원회 서면심의의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칼레트라 효과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황이며 타약제를 적극 도입해야 한다”는 일부 전문가 의견이 제시됐지만,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칼레트라 구매계획을 찬성으로 의결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칼레트라 497병을 구매하기 위하여 9억 91만원의 예산을 지출했다.

강기윤 의원은 “코로나19 질병 특성상 주로 중증환자에게 치료제를 쓰고 있는데 제대로 입증되지 않은 치료제를 쓸 경우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정부가 치료제를 도입할 때 신중한 검토를 해야 한다”며 “질병관리본부가 코로나 환자 치료 계획을 세울 때 민간 전문가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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