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내과醫, “타국 비해 의료접근성 높아…의사 수 늘릴 근거 없어”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내과 개원의들이 정부가 추진 중인 ‘의과대학 정원 증원’과 ‘공공의대 신설’ 등 계획에 대해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우리나라의 경우 타국에 비해 의료접근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정부가 의사 수를 늘려야하는 합리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최근 의대 입학정원을 2022학년도 대학 입시부터 한 해 400명씩 늘려 10년간 총 의사인력 4000명을 추가 확대하고, 공공의대를 설립하겠다는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대한개원내과의사회(회장 박근태)는 14일 “정부는 의사인력의 적정수급의 문제를 단순히 수요와 공급의 문제로만 보고 우리나라 의사 수가 OECD 평균에 미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며 “하지만 우리나라 의사 수 비율은 미국, 영국, 일본 등 주요국 수준과 유사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의사 수의 증가가 OECD 평균의 3배인 3.1%에 달하고 있으며, 인구 고령화와 세계 최하위(198위)의 저출산으로 인해 조만간 OECD 평균을 상회하게 될 것이라는 게 개원내과의사회의 지적이다.

즉 의사 수의 적정성을 인구수 대비로 따질 것이 아니라 환자가 진료를 받음에 있어 불편함이 있는지를 파악해 결정해야한다는 것.

개원내과의사회에 따르면 정부는 우리나라 의사 수가 부족하다고 호도하고 있으나 오히려 의사 인력의 공급과잉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실제 대한의사협회가 발표한 ‘2013 전국회원실태조사 보고서’만 보더라도 지난해 말 보건복지부에 면허를 등록한 의사는 11만5127명이며, 이중 의협에 신고한 활동 의사는 모두 9만9396명이다. 면허등록 의사 수를 기준으로 인구 10만 명당 의사 수는 216명으로 지난 1980년의 54명에 비해 4배 증가했다.

개원내과의사회는 “의료접근성이 가장 뛰어나 말 그대로 엎어지면 코 닿을 곳에 전문적인 수련까지 마친 전문의를 쉽게 만날 수 있는 우리나라 여건에서 의사가 부족하다는 것은 단순 산술적인 통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또 개원내과의사회는 “우리나라나 병상 수 또한 인구 1000명당 12.3개로 OECD 2위에 해당한다”며 “결국 의사 수나 병상 수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개원내과의사회는 정부 측에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 계획에 대해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개원내과의사회는 “단순 산술적 통계만으로 의사가 부족하다는 근거를 내세우며 신중한 검토 없이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재난을 방패로 내세워 의사인력을 함부로 확대한다면 결국 심각한 부작용으로 인해 보건의료의 질적 하락과 의료체제의 대혼란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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