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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평원, 심사체계 개편 두고 내부 반대 봉착

기사승인 2020.07.13  06: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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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평원 노조, 심사체계 개편으로 인한 기존 사후심사·삭감 포기시 부당청구 급증 지적
"사후삭감 포기는 합리적 심사방식 변화 기대한 직원 기만한 행위" 비판도 이어져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의학적 근거 기반의 분석심사로 개편 및 심사투명화 등의 심사체계 개편을 두고 심평원 내부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사후심사 삭감 등 기존 심사방식을 포기할 경우 심평원 심사근간을 흔들며, 의료기관들의 수익추구와 부당청구 등 도덕적해이로 인한 건보재정의 악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노동조합(이하 심평원 노조)은 최근 심평원의 심사체계 개편 방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담은 성명을 냈다. 심평원 노조는 2020년 1/4분기 기준 정규직 3032명이 가입한 노동조합이다.

심평원 노조는 "우리 직원들은 요양급여 기준에서 비용효과성 조항 삭제 등에 의구심을 가지면서도 한편으론, 심사 일관성을 유지하고 의학적 타당성을 기반으로 하는 합리적인 심사방식으로의 변화에 대해 일말의 기대를 갖고 오랜시간 기다려왔다"면서  "그러나 결국 심평원은 '현행심사 운영체계 개선 2020년 실행계획'에서 사후심사 삭감방식의 포기를 선언함으로써 그 모든 바람을 기만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러나 심사체계 개편은 전혀 납득할 수 없는 방향으로 진행되면서 직원들 사이에서 불안 섞인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고 노조는 밝혔다.

노조가 이런 우려를 표한 이유는 최근 정부의 의학적 근거 기반 심사체개 개편 및 심사 방식 투명화 작업 때문. 

심평원은 지난해부터 의학적 타당성 기반 분석심사로의 심사체계 개편을 진행중에 있다. 또한 같은 취지로 보건복지부 고시 2019-175호 ‘요양급여비용 심사·지급업무 기준 전부개정에 근거해 심사 투명화를 진행중이다. 

이에 1400여개의 심사사례의 정비를 단행했으며, 정비된 심사지침을 공개 중에 있다. 

한 때 지원마다 심사결과가 차이났던 애매모호한 심사기준, 고무줄 심사라는 지적에서 탈피하고 '선 (심사지침)공개 후 심사 방식'으로 개선해 심사 투명화에 기여하겠다는 취지에서다. 

그러나 노조는 이 같은 심사체계 개편 및 심사방식 투명화가 오히려 심평원의 근간인 요양급여 심사에 혼란을 초래한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심사기준고시의 '공개기준 없을 시, 심사불가' 방침으로 인해 많은 직원들이 심평원의 중추업무인 '요양급여 비용심사'의 지속가능성이 타격받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심사업무 일선에 혼란을 가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조는 "공급자 주도의 과도한 정보불균형 상태인 우리나라 의료시장에서 대부분의 의료기관이 수익 추구에 매몰될 것임은 불 보듯 자명한 일"이라면서 "의료공공성 훼손에 대한 걱정도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조에 따르면, 고시개정 이후 부당청구 개연성이 높은 청구건이 상승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심평원은 정밀한 제도적 장치를 통해 신중하게 보완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선 지침공개 후 심사'라는 원칙에 기반, 심사대상에서 완전히 배제하도록 함으로써 조직적 차원으로 건보재정의 무분별한 지출을 부추기고 있다고 노조는 비난했다.

노조는 "건강보험과 조직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비전을 담아 심사평가체계 개편을 내실화, 고도화 할 것을 심평원에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심평원 내부 반발에 의료계 관계자들은 심사체계 개편으로 인한 심평원의 영향력 악화를 우려하는 것에서 나온다고 분석했다.

사후심사, 삭감 위주의 '심평의학'을 통해 의료계에 영향력을 넓혀온 심평원의 최대 무기가 없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에서 기인한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의료계 관계자는 "변이 탐지 예외시에도 무조건 삭감이 아닌 의학적 타당성을 인정하는 분석심사뿐만 아니라 선 기준공개 후 심사라는 심사방식 투명화 기조에서는 그간 심평원이 삭감과 심평의학을 통해 의료계에 행사해 온 영향력이 점점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의협을 비롯한 의료계는 의료 질 저하와 진료비 통제를 불러온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반면, 심평원 내부에서는 의료기관의 부당청구 급증 등 도덕적해이 심화를 이유로 반대하는 다소 아이러니 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 "불통 업무 추진 그만"…복지부와 요양기관 외 일반업종 손실보상 위탁계약에도 반발

한편 심평원 노조는 심평원의 불통 업무 추진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노조에 따르면, 현재 심평원은 의료기관 손실보상 업무외에 음식점 등 일반업종점포에 대한 손실보상 업무에 대한 위탁계약까지 추진되고 있는 중이다.

노조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많은 심평원 직원들이 선별진료소, 검역소에 파견되어 관련부서들의 주말근무 등 격무에 시달려왔고, 사태가 진정되지 않은 지금도 연장선상에 있다"면서 "이런와중에 추진 근거도 찾아볼 수 없는 업무의 위탁계약이 복지부와 심평원 사이에 추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위탁계약의 수탁자가 되는 순간 보상 후 사후관리에 대한 모든 업무부담과 추후 감사, 소송, 민원 등에 따른 부담까지 고스란히 떠안을 수 있다고 노조는 우려했다.

노조는 "이런 중대한 사안에 대해 심평원은 정부와 위탁계약 후 일부 업무를 재위탁하면 된다는 식으로 안이하게 대응하고 있다"면서 "논의과정에서 심평원 현업의 의견은 완전히 묵살당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재원 기자 jwl@bosa.co.kr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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