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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원격의료 추진 순탄할까?

기사승인 2020.07.01  12: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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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계 반대 불구 정부 ‘비대면 진료’ 확대 의지…의료계와 마찰 불가피

‘포스트 코로나’ 시대문제는 의정간 마찰

‘코로나19’ 감염병 사태가 만든 새로운 일상과 경제적∙사회적 변화 등 '포스트 코로나'에 전 사회적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에서 한시적으로 허용된 비대면 전화상담과 처방으로 재차 수면 위로 올라온 ‘원격의료’, 방역에 허점으로 손꼽힌 ‘공공의료’를 강화하기 위한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이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대한의사협회를 중심으로 의료계 전역에서는 그동안 모두 반대해왔던 정책들이기 때문에 반발이 그 어느때보다 거세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사태에서 정부의 정책 추진 방향과 의료계의 대응 방안 등을 살펴본다.

[연재 순서]

① 정부 원격의료 추진 순탄할까.

② 공공의료 강화…의사 증원만이 답인가.

③ 의료전문가가 말하는 ‘포스트 코로나’는.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진주영 기자] 

◆코로나19가 불러온 ‘원격의료’···政, 2차 유행 전 제도화 구상 중=사상 초유의 ‘코로나19’ 사태가 불러온 의료정책 중 뜨거운 감자는 바로 원격의료다.

 우리나라에서는 최초 시범사업이 추진된 1988년 이후 30여 년간 시범사업만 계속되는 요지부동의 상태였다. 원격의료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됐지만 매번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폐기되기 일쑤였다.

 하지만 정부는 최근 ‘코로나19’ 사태라는 전대미문의 국가적 비상사태에서 언택트 문화가 자리를 잡자 해묵은 논쟁거리였던 ‘원격의료’를 제도화한다는 방침을 밝히며, 디지털 뉴딜의 일환으로 비대면 의료산업 육성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상황이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해 2월 28일 충청남도 홍성군 구항 보건지소를 방문, 원격으로 의사-간호사 간 화상 연결 후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모습을 살펴보고 있다.

 정부는 지난 대구 신천지 교회와 관련 ‘코로나19’ 감염의 지역 확산을 계기로 지난 2월 24일부터 전화 상담 및 처방을 한시적 허용한 이후, 비대면 진료라는 이름으로 원격의료를 도입·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선 재진환자 대상 ‘단계적인’ 원격의료 도입이 그 첫 번째다.

 중소벤처기업부와 강원도는 지난 5월 27일부터 ‘강원 디지털헬스케어 규제자유특구사업’의 주요 핵심인 ‘비대면 의료 실증사업’을 본격 착수했다.

 이는 정부가 지난 2019년 지정한 강원 디지털헬스케어 규제자유특구를 통해 한시적으로 이 규제를 완화해 국내 민간부문 최초로 1차 의료기관 중심 비대면 의료 실증을 시작하게 된 것.

 구체적으로 강원도 오지에 거주하는 당뇨 및 고혈압 재진환자 30여명을 대상으로 블루투스 기능이 있는 당뇨·혈당 측정 모바일 헬스케어기기를 지급해 담당의사에 혈당 및 혈압수치를 전달한 뒤 담당의사로부터 진단과 처방을 받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경증 만성질환자 대상 웨어러블 기기 등을 보급해 보건소와 동네 의원 중심의 원격 건강관리에 속도를 내고, 감염병 안심 비대면 인프라와 건강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돌봄시스템도 구축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정부는 건강취약 노인들 12만 명을 대상으로 IOT·AI 기반 통합 돌봄 시범사업도 2022년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정부는 지난달 25일 공식적으로 재외국민에게 진료, 상담 및 처방을 하는 의료인과 환자 간 ‘원격의료’ 시행에 대한 임시허가를 부여하기도 했다.

 이번 임시허가는 국내 의료기관이 전화‧화상 등을 통해 재외국민에게 의료상담‧진료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환자 요청 시 처방전을 발급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화상진료사업’에 대한 20억원의 추경안이 편성되기도 했다. 이날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은 추경에 대한 설명에서 한시적으로 허용된 비대면 진료의 지속 여부의 여지를 남겨 사실상 원격의료의 강력한 추진 의지를 드러냈다.

 박능후 장관은 “코로나가 종식될 무렵에 비대면 진료도 함께 끝나겠지만 그 과정에서 얻는 임상적 데이터와 화상진료, 전화 진료가 얼마나 유효하고 안전한지 확인할 것”이라며 “감염병 시대에 비대면 진료는 불가피하고, 1차의료에서 새로운 수익원이 되게 하겠다는 것이 제도 설계 원칙”이라고 밝혔다.

의료계와 협의 가능한가?…관건은 내부 분열=정부의 원격의료 도입 가속화에 있어 최대의 관건은 의료계와의 ‘협의’다. 하지만 의료계는 ‘대면진료’를 원칙으로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합의점을 찾기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를 중심으로 의사들은 원격의료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을 일관되게 표명해왔다. 원격의료가 진단·치료의 과정에서 안정성과 유효성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아 국민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의협은 지난해 7월 25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정부의 원격의료 추진을 규탄하는 소규모 집회를 열었다.

 물론 의협이 무작정 원격의료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비대면 진료에 따른 의료전달체계의 붕괴와 책임소재의 불명확성 때문이다.

 의협은 대형병원 쏠림이 더욱 심화돼 동네의원이 붕괴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으며, 결국 국민의 의료 접근성을 떨어뜨리고, 전달체계까지 무너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게다가 비대면 진료에 따른 오진으로 발생할 수 있는 책임소재도 불명확하다는 점에서 의사들은 절대 수용 불가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의협에서는 현재 정부가 한시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비대면 전화상담까지 전면 중단할 것으로 산하 의사단체에 권고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최대집 회장은 “코로나19 비상시국을 이용해 의협이 적극적 대처가 어려울 수 있는 시점을 틈타, 의료계가 지속적으로 반대해온 원격의료를 추진하려 한다”며 “원격의료는 근본적으로 가장 중요한 안정성과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졸속으로 추진돼선 안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원격의료를 모든 종별 의료기관, 모든 환자에 대해 추진하겠다는 점에서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라며, “의료는 영리의 목적 또는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잘못된 정책을 반드시 저지하고 진찰료 정상화를 위해서도 다각적인 노력을 추진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렇듯 원격의료에 대한 의협의 반대 행보는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최근 원격의료뿐만 아니라 각종 의료계를 옥죄를 정책으로 의협은 강력한 투쟁을 준비 중이기 때문에 정부와의 충돌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원격의료가 시행되려면 기본적으로 정부와 의료계간 충분한 논의 통해 사회적 합의점을 찾아야 할 것”이라며 “미국·일본 등 해외에서는 규제완화를 통해 원격진료가 이미 활발한 만큼 의료계 내부 합의를 기반으로 이번 기회를 잘 살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의료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원격의료는 대형병원과 기업들의 자본투자 목적이 아닌가 싶다. 이로 인한 환자쏠림현상 심화가 의심된다”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원격의료가 아니라 주치의제이며, 필수의료장비 국산화와 고도화이고, 공공의료확대와 건보보장성 확대”라고 언급했다.

 문제는 병원계, 교수들의 입장이 의료계, 개원가와 다르다는 점이다. 대한병원협회(이하 병협)에서도 원격의료를 조건부로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의협과 엇박자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병협에서 비대면 진료를 도입하더라도 초진 환자는 대면 진료를 원칙으로, 적절한 대상 질환을 선정과 대형병원으로 환자가 쏠리는 현상을 막아야한다는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달았다.

 하지만 정부와 원격의료에 대한 공감대를 표명한 것이나 다름 없기 때문에 의협에서는 비판을 가한 바 있으며, 앞으로 이들단체의 신경전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의협이 투쟁을 준비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일부 노동계와 시민단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일부 국회의원들도 ‘의료영리화’의 시작이라는 논리 등으로 원격의료 도입을 반대하고 있으나 정부의 정책 추진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행 의료법상 원격의료 불법 아니다?=정부의 원격의료 추진과 관련 의료계 안팎으로 현 의료법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렇다면 현행법상 원격의료는 불법일까.

 본지 취재결과 현 의료법상 원격의료를 시행하더라도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은 없다는 게 법조계의 해석이다. 즉 의사 자신이 개설한 의료기관 내에서 원격으로 진료를 해도 문제가 없다는 것.

 법무법인 세승 현두륜 변호사는 “일반적으로 의사와 환자 간 원격의료는 대부분 현행 의료법상 불가능하다고 이해하고 있다”며 “하지만 원격의료를 일반적으로 금지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세승 현두륜 변호사

 현두륜 변호사에 따르면 의료법 제34조는 제1항에 원격의료에 대해 언급되고 있지만 사실상 이를 금지하고 있는 규정이 아닌 상황이다.

 이는 의료법 제33조에 대한 예외규정으로 개설된 의료기관 내에서 의료업을 수행하라는 의미일 뿐 진찰의 방식이나 대면진료의 원칙을 규정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

 실제 의료법 제34조에는 ‘제33조 1항에도 불구하고 컴퓨터·화상통신 등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먼 곳에 있는 의료인에게 의료지식이나 기술을 지원하는 원격의료를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을 뿐 환자에게 원격진료를 하면 안 된다고 명시돼 있진 않다.

 다만 현 변호사는 의료법상 의사와 환자간 원격의료를 막는 규정이 없다라도 건강보험 청구가 불가하다는 점을 꼬집었다. 즉 원격으로 진료를 하더라도 진찰료를 받을 수 없다는 의미다.

 게다가 환자가 직접 의료기기를 통해 자신의 신체 상태를 측정해 의료인에게 전달하는 것 또한 현행법상 금지되진 않았지만 이마저도 검사료 청구에 대한 인정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게 현 변호사의 주장이다.

 현 변호사는 “원격진료는 의료법상 불법은 아니지만 건강보험법 위반이나 보험사기 등 문제로 진료비를 청구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며 “현행 건강보험 요양급여기준에 따르면 사실상 원격진찰이나 상담 등에 대한 진찰료가 인정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특히 현 변호사에 따르면 원격의료를 추진하는데 있어 의료법상 가장 핵심은 ‘제17조 1항’에 명시된 ‘직접 진찰’이라는 문구에 있다.

 ‘직접 진찰’의 의미가 ‘대면 진료’를 의미하는 것인지, 의료기관을 개설한 ‘의사’의 주체인지에 대한 명확한 유권해석이 필요하다는 것.

 문제는 최고의 재판기관인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서 ‘직접 진찰’에 해석을 달리하는 판결을 내려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실제 대법원에서는 ‘직접 진찰’을 의사가 환자의 용태를 듣고, 문진, 시진, 청진, 타진, 촉진, 기타 각종의 과학적 방법을 활용해 검사하는 의미로 해석한 반면 헌재는 ‘대면 진료’로 판단했다.

 현 변호사는 “우리나라 최고 재판기관인 대법원과 헌재가 ‘직접 진찰’에 대한 달리 해석했다면 결국 그 의미가 현재로서는 불명확하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로 볼 수 있다”며 “그렇다면 원격의료를 만약 도입한다면 의료법 개정 논의에 앞서 이 ‘직접 진찰’의 의미를 명확화해야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그는 “진찰의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고, 전화나 정보통신 등을 이용한 진찰도 가능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직접 진찰’이 ‘대면 진료’를 의미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다만 비대면 진찰이 적어도 대면진료를 대체할 정도로 환자 상태에 대한 정확하고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수준에 이르러야 가능하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김현기 기자 khk@bosa.co.kr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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