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노력, 집단 감염 최악의 상황 막아…불참업체와 내부 갈등 해소는 과제로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지난 7일 막을 내린 SIDEX 2020(시덱스·서울국제치과기자재전시회)을 두고 코로나19 확진자가 확인돼지 않아 다행이라는 시선과 국민적 우려 속 강행된 행사 진행은 결국 아쉽다는 시선이 교차되는 모습이다.

먼저 코로나19 집단 감염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막은 것에는 조직위의 노력이 있었다. 모든 참관객은 코로나19 체크리스트를 작성하고 신분을 확인한 후 입장할 수 있도록 했으며, 출입구에서 열화상카메라와 체온측정 및 통과형 소독샤워기 등 안전을 위한 문턱을 두 번·세 번 거치도록 만들었다.

필수적 거리두기가 이뤄진 모든 강연장은 가림막이 있는 연단과 좌석마다 충분한 간격이 확보됐고, KF94 마스크 및 페이스쉴드 착용을 비롯해 휴식시간 수시로 소독을 진행하며 최선을 다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울시청 및 강남구 보건소 관계자들도 현장을 찾아 꾸준히 점검에 나섰다. 첫날 기자들과 만난 서울시 담당자는 “전반적인 준비가 잘된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관람객이 늘어날 경우를 대비해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방역 최선 다했지만, 애초에 열지 않았더라면”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뤄진 전시장과 페이스쉴드를 포함한 조직위 제공 물품

하지만 올해의 전시회를 두고 코로나19라는 대형 이슈 속에서 보수교육과 신기술 증진의 필요성만을 가지고, 보건의료인으로서 국민의 생명을 설득하는 충분한 당위성을 확보하지는 못했다는 점은 행사의 성패를 넘어서 꾸준히 지탄받을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이 시국’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한 동반자라고 할 수 있는 출품 업체들의 불만이 컸다는 점도 문제가 된다. 한국치과의료기기산업협회(치산협)를 중심으로 ‘국제’라는 단어가 무색한 전시 성과와 참가 업체의 안전에 따른 보장을 요구하며 행사 취소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반박했고, 치의학·치과산업의 동방성장 도모라는 행사의 모토와 반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주장이 꾸준히 나왔기 때문이다.

이는 조직위가 밝힌 상반기 실적에 어려움을 겪은 영세업체들을 살리기 위한 상생이었다는 입장과도 반대가 되는 지적이다.

고심 끝에 행사에 참여한 한 업체는 최소한의 인력을 배치하고 버츄얼(virtual) 형식을 활용한 홍보를 펼쳤다. 업체 관계자는 “해외 바이어들은 없었지만 내수시장을 바라보는 것도 맞고, 갑론을박은 있었지만 미리 약속된 것이 있었기에 신의로 나왔다”며 “사고가 없어 다행이지만, 계산기를 가지고 성과를 따진다면 아쉬운 것은 사실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방역을 위해 노력한 것이 느껴지지만 여론도 그렇고 하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생각한다"며 “현장에서 참여에 대한 고마움과 기술에 대해 좋은 평가를 받았고 최악의 전시회로 평가하고 싶지는 않지만, 최선의 전시회는 분명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온라인 ‘NO SIDEX’ 활동까지, 분열된 치과계

한편 행사를 앞두고 다수의 치과의사들이 사전등록을 취소하고 유투브와 블로그 등 다양한 SNS를 통해 SIDEX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는 지역 맘카페 등에 꾸준히 공유되며 불안감이 확산되기도 했다.

모든 구성원의 전시회 참가 불참과 함께 서울시치과의사회에 깊은 우려의 입장 전달, 전시회 참가 업체의 방문을 2주간 불허한 치과도 등장했다.

여기에 첫날 마련된 기자간담회에서 서울시치과의사회는 취소를 강력 요청한다는 입장을 밝힌 대한치과의사협회에 대해 오랜 기간 동안 아무 말 없다가, 사회적 비난 여론이 비등한 상황에서 제기한 것으로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피력하며 갈등의 불씨를 남기기도 했다. 분열된 치과계가 더 큰 혼돈으로 이어지지 않기 위한 방안 모색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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