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의료진들의 희생과 헌신 덕분에 코로나19에 맞서 선제적으로 잘 대처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힘든 싸움을 했고 다시 한 번 어려운 고비를 지나가고 있습니다. 모두 의료진들 덕분입니다” “의료진의 헌신과 노력이 있기에 우리는 공포와 두려움이 아니라 희망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덕분에 챌린지’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의료현장에서 헌신하며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는 전국 의료진에게 챌린지 참여자들이 고마움과 존경을 수어로 표현, 이를 사진이나 영상으로 촬영한 뒤 SNS에 #덕분에캠페인 #덕분에챌린지 #의료진덕분에 등의 해시태그와 함께 게시하는 국민 참여 캠페인이다.

하지만 캠페인 속에 담긴 각자가 개인위생과 정부지침에 잘 따라서 의료진들의 노고를 속히 덜어주겠다는 국민들에 깊은 감사와 헌신에 대한 찬사에도 불구하고, 의료진 스스로 ‘덕분에 챌린지’를 무색하게 하는 일들을 벌이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일 주요 언론들이 위험성이 지적하고 있는 서울치과의사회가 5~7일 개최하는 SIDEX 2020(시덱스·서울국제치과기자재전시회)가 바로 그것이다. 치과 업계들은 보이콧을 동반한 강한 반발과 부스비 100% 환불 및 불공정 전시회 약관을 변경하라는 요구를 연일 쏟아내고 있다.

상위 단체로 볼 수 있는 대한치과의사협회도 취소를 촉구하며 치과계 내부에서도 갈등으로 ‘뜨거운 감자’가 된지 오래다. 수천 명이 밀집하는 시덱스 행사 강행 소식으로 치과의사들은 국가적 재난상황도 아랑곳하지 않는 의료인 자격도 없는 집단으로 난도질당하고 있다는 이상훈 치협회장의 성토도 나왔다.

물론 서울치과의사회는 보건의료인단체가 주관하는 만큼 더욱 엄격한 방역지침으로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키겠다는 입장이고, 조경박람회·국제낚시박람회·아웃도어캠핑페스티벌 등이 개최되거나 예정에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행사를 열지 않는 것 보다 더 좋은 방역이 있을까? 학술행사를 비롯해 연수교육까지 비대면 온라인으로 빠르게 전환하려는 사고와 기술의 발전 속에서 그들에 주장은 설득력을 잃고 있다는 목소리가 많다. 행사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제네시스 승용차 2대를 사은품으로 걸며, 흥행을 고민하기 전에 안전을 먼저 생각했다면 할 수 없었던 추진이었다는 것이다.

더욱이 그들은 코로나19 최일선에서 국민을 지키고 있는 한 명의 의료인들이 아니었던가? 행사가 잘 마무리되고, 확진자가 한명도 나오지 않는다면 그들의 선택은 과연 옳았던 것일까? ‘덕분에’가 ‘때문에’가 돼서는 절대 안 된다.

덕분에 챌린지에 참여한 많은 이들이 SNS를 통해 남긴 해시태그 속 메시지 #덕분에챌린지 #사회적 거리두기 #각자 책임 있는 행동하기 #이기심 안돼요 #의료진 힘들어요 #코로나 승리 #마스크 필수 #나부터 모범이 되자. 코로나19에서 우리가 이기기 전까지 서울치과의사회가 반드시 가슴에 새겨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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