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9% 급등 vs 제약지수 1.3% 하락…국내 증시와 ‘역주행’
코로나19 사태 이후 의약품지수 67% 급등 따른 차익 매물 ‘경고등’

[의학신문·일간보사=김민지 기자] 국내 증시가 최근들어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제약·바이오 관련주들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의 수혜를 입은 제약바이오주가 ‘오를 만큼 올랐다’는 인식에서다. 향후 조정 하락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는 배경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코스피는 지난 3월 19일 바닥(1,439포인트)을 찍은 이후 이달 3일까지 49% 급등했다. 특히 제약바이오 대표 지수인 의약품지수는 저점(8,384 포인트)이후 67% 오르는 고공행진을 보이고 있다.

상승 흐름세는 주식 거래대금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지난 3일 코스피 시장의 전체 거래대금은 16조8,000억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앞서 최고점을 찍었던 지난 5월 28일(14조4,000억원)보다 2조원이나 불어난 규모다. 같은 날 코스피 종가는 2,147포인트로 마감, 전일 대비 59.81포인트(2.87%↑) 급상승을 연출했다.

하지만 제약바이오 지수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이 같은 국내증시의 전반적인 오름세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코스피 의약품지수는 지난 3일, 전일 대비 0.1% 상승에 그쳤다. 같은 날 코스닥 제약지수는 1.26% 하락했다. 제약바이오 주가가 코로나19 관련 재료로 급등했던 만큼 차익매물이 쏟아져 나온 것에 기인했다는 분석이다.

이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소식으로 재미를 본 기업들의 주가에서 그 흐름을 감지할 수 있다.

앞서 해당 기업들은 지난 4개월간(1월20일~6월3일)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였다. 진원생명과학의 주가는 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일(1월 20일) 대비 지난 3일 기준, 222%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외에도 신풍제약(상승률 178.7%), 파미셀(162.8%), 일양약품(137.5%), 부광약품(84.8%), 동화약품(40.8%), 셀트리온(31.9%)이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현재 제약바이오주는 일제히 하락세를 타고 있는 것.

한 때 코로나19 ‘대장주’로 통했던 진원생명과학, 신풍제약, 파미셀의 경우 지난 3일간 각각 4.3%, 8.3%, 8.7% 하락했다.

진단키트 업체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난달 들어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출은 1억3000만달러로 전월대비 34.5% 급감했다. 여기에는 키트 공급과잉과 가격하락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일제히 하락했다. 진단키트 대장주인 씨젠은 7.4% 떨어졌다. 오상헬스케어와 랩지노믹스 역시 지난 3일간 각각 19.1%와 16.9% 곤두박질쳤다. 진매트릭스는 4.7%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제약바이오 과열 현상에 대해 한화투자증권은 “코로나19와 관련해 뚜렷한 실적을 내지 못한 바이오 업체조차 이슈에 따라 주가가 오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해당 업체들이 실제 성과를 낼 확률은 기대만큼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미국 PNC 파이낸셜은 “코로나19 백신 개발 관련 호재들이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백신 개발이 실제로 언제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코로나19 2차 확산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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