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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들 ‘원격의료’ 시동 정부 비판 “오진 피해 결국 환자”

기사승인 2020.05.22  20: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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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협, ‘시·청·타·촉’ 대면진료 환자 건강 위해 포기 못해…“원격장비, 의사 손 이길 수 없다”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아무리 좋은 원격의료 장비도, 환자를 직접 진찰하는 의사의 손을 이길 수는 없다”

 최근 정부가 ‘코로나19’ 감염병 사태에 한시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전화삼담 및 처방을 계기로 원격의료를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전공의들이 이같이 주장하고 나섰다.

 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 박지현, 이하 대전협)는 22일 “‘시·청·타·촉’ 없는 랜선 진료를 통한 오진의 가장 큰 피해자는 환자”라며 정부의 원격의료 추진 움직임을 비판했다.

 대전협에 따르면 최근 전화 통화만으로 전문의약품을 처방하는 것이 신뢰할만한 환자의 상태를 토대로 한 진료가 아니라는 대법원의 판단이 있었다.

 하지만 정부는 이 와중에 원격의료의 필요성과 장점만을 강조하며, 환자에게 위협이 되는 상황에 대해서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는 것.

 특히 외과 A전공의는 아무리 기술이 발전하고 좋은 의료장비가 있어도 의사의 손과 경험이 환자의 생명과 삶의 질을 좌우한다고 주장했다.

 A전공의는 “CT에서 장으로 가는 혈류가 정상적이더라도, 환자의 배를 만져보았을 때 압통이 있고 반발 압통까지 심해지는 그 순간의 변화를 감지하고 수술을 결정하는 게 의사”라며 “수술방에 들어가는 시점과 수술범위를 결정이 곧 환자의 삶을 결정하고 이는 실제 현장에서 수련받는 전공의라면 수도 없이 경험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비대면 진료 상황에서 의사로서 배운 대로 하지 않아도 된다는 면죄부가 주어질 수 있으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응급의학과 B전공의 역시 환자 진료에 있어 의사의 시진, 청진, 타진, 촉진, 일명 ‘시·청·타·촉’은 기본이며, 환자의 건강권을 위해 포기할 수 없는 과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B전공의는 “전공의 수련 중 첫 번째 깨달음은 환자는 결코 모든 것을 이야기해 주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환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 중에 의학적인 ‘키포인트(key point)’가 분명히 존재하고, 이는 환자를 직접 보지 않으면 찾아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 전공의는 오진과 부정적 진료 결과에 다른 책임소재에 대한 우려도 내비쳤다.

 B전공의는 “원격, 비대면으로 제한된 환경과 정보로 진료하게 되면, 이에 따른 책임은 대면진료와 같을 수 없다”며 “새로운 제도를 도입할 땐 따르는 문제점에 대한 충분한 토의도 필요하다. 준비 없는 정책에 피해를 보는 것은 국민 모두”라고 지적했다.

 대전협 박지현 회장은 “가슴이 답답한 증상 하나에도 역류성 식도염과 만성폐쇄성폐질환 그리고 심근경색까지 감별해내는 것이 의사와 환자의 진찰 과정”이라며 “진찰 과정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전문가의 말을 무시하고 원격의료를 시행했을 때 환자 안전에 문제가 되는 상황을 정부는 책임질 수 있는가”라고 질타했다.

 이어 그는 “합병증이나 사고 발생 시 그 몫은 오롯이 환자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의사에게 돌아간다”며 “그런 상황에서 이제 어떤 의사가 생명을 다루는 과를 선택해 환자를 보겠다고 할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김현기 기자 khk@bosa.co.kr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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