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기’ 아닌 ‘준비’부터…지역별 감염 표본조사 응급 전담병원 지정 필수
개학 ‘준비’ 단기간동안 미국, 유럽 등 엄격한 입국제한도 뒷받침돼야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가 27일 ‘코로나19’ 감염병 사태로 인해 오는 4월 6일로 미뤄졌던 초·중·고등학교 개학을 재차 연기해야한다고 권고했다.

현재 감염병 사태는 학교를 개학할 만큼의 준비가 돼 있지 않은데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개학을 기점으로 집중력을 잃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의협에 따르면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와 행정직원 등 학교에 종사하는 많은 인력이 사회적 활동을 함께 시작하기 때문에 집단 감염의 위협을 증가시킬 수 있다.

개학은 학교 안팎으로 가족 내의 집단감염을 일으킬 수 있으며, 지역사회 감염 확산을 물론 가정의 노인과 만성질환자에게 매우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것.

즉 개학은 ‘시기’가 아닌 ‘준비’의 문제며, 개학을 위해서는 의학적 선결조건을 필요하다는 게 의협의 설명이다.

우선 의협은 “전국적으로 표본 조사를 실시해 지역별 ‘코로나19’의 확산 정도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지역별로 개학 여부와 우선순위를 결정해야한다”며 “개학을 하더라도 충분한 방역물품 지원과 행동지침 마련은 물론 관련 교육과 정기적인 점검이 병행돼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의협은 “개학을 기점으로 감염병 확산의 우려가 있는 만큼 호흡기·발열 증상 환자를 집중 치료할 수 있는 전담병원을 지역별로 지정해야한다”며 “중환자 증가를 대비한 병상과 장비 확보와 더불어 의료진의 교육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의협은 미국, 유럽 등 엄격한 입국제한도 뒷받침돼야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근 미주와 유럽을 통한 코로나19 해외유입 추정 사례가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의협은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감염병을 막고자 문을 걸어 잠그고 있는 와중에 우리나라는 여전히 해외 위험지역으로부터 입국에 대해 검역 강화가 우선이면 입국금지는 논의하지 않고 있다”며 “모든 위험요인이 겹치고 있는 이 시점에서 너무나 안이한 인식”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의협은 개학을 준비하는 단기간만이라도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고, 내국인의 경우도 엄격하게 검역한다는 점을 피력했다.

의협은 “한시적인 입국제한은 감염 확산을 줄이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검역과 방역, 진단과 치료에 투입되고 있는 의료진을 포함한 많은 인력들의 번아웃(Burn-out)을 줄이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밖에 의협은 ‘코로나19’ 감염병 사태가 아직 안심할 단계가 아니며, 경각심을 되새겨야할 시국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의협은 “봄은 왔지만 아직 봄 같이 않은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의 상황으로 안심할 때가 아니다”라며 “사회적 거리 두기만이 아직까지 비극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또 의협은 “의료계도 방심하지 않고 모든 진료현장에서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고 감염된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라며 “정부 또한 미사여구나 호언장담이 아닌 신중함과 책임감으로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발표를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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