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억제제 시장 67% 점유∙매출 1위··· 치료역 좁은 ‘NTI’ 약물
같은 성분이라도 다른 브랜드 치료 전환 시 혈중농도 변동 우려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 통상 오리지널 품목은 특허가 만료되면 제네릭의 출시로 인해 시장 점유율을 내주며 하락세를 맞게 마련이지만 프로그랍은 특허 만료가 10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타크로리무스 성분 시장에서 약 67%의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대표적인 오리지널 품목으로 자리잡고 있다.

2019년 프로그랍의 연간 매출은 약 983억원으로 국내 시판중인 의약품 중 8위 수준에 올라 있다.

발매 22년이 지난 프로그랍이 가장 많이 처방되는 것은 프로그랍의 생물학적 동등성 기준이 보다 엄격한 ‘NTI’(Narrow Therapeutic Index, 좁은 치료 지수) 약물이기 때문이다.

NTI약물은 일반적인 생물학적 동등성 기준(80-125%)에 부합하는데도 불구하고 안전성과 효능 면에서 차이를 보일 수 있는 약물로써, 치료량과 중독량의 범위가 좁아 환자마다 개별적인 용량 조절이 필요한 약물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약물의 용량이나 혈중 농도의 작은 차이가 심각한 치료 실패나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타크로리무스와 같은 NTI 약물은 생물학적 동등성 기준을 일반 약물보다 엄격한 90-111%로 규정하고 있다.

이식수술 이후에 발생하는 ‘거부반응’을 꾸준히 억제하기 위해서는 환자마다 개별적이고 보다 까다로운 면역억제제 용량 조절을 통한 TDM(Therapeutic Drug Monitoring)이 이루어져야 한다.

끊임없이 이루어지는 면역반응을 억제하기 위해 환자의 약물 혈중농도가 일정 수준 꾸준하게 유지되어야 하기 때문에, 프로그랍은 약물의 Cmax(최고혈중농도)가 아닌 특정 시간동안 인체에 흡수된 약물농도량을 나타내는 혈중농도 곡선하면적을 용량 조절의 주요 기준으로 측정하고 있다.

프로그랍의 체내 혈중농도에 변동성이 발생하게 되면 거부반응을 제대로 억제하지 못해 환자의 생존율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014년 Kidney International에 발표된 논문에서는 타크로리무스의 표준편차가 1 증가할 때마다 급성 거부반응, 이식장기 손실 등의 위험도가 27% 증가하였다고 보고된 바 있다.

혈중농도의 변동성은 동일한 성분이라도 다른 브랜드의 약물을 투여할 때 발생할 수 있다.

2011년 American Journal of Transplantation에서는 신장이식, 간이식 수술 이후 프로그랍을 복용하고 있던 환자를 대상으로 제네릭 타크로리무스로 치료를 전환한 경우, 총 103명 환자 중 용량을 조절한 43명을 제외하고 용량조절을 하지 않은 60명의 환자 중 대부분에서 혈중농도가 감소했다.

프로그랍과 제네릭 타크로리무스가 이식 후 혈중농도의 변화, 거부반응 발생 등에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는 연구가 발표되면서, COMMIT GUIDANCE에서는 NTI약물인 타크로리무스의 제네릭 대체에 대한 안전성의 우려가 남아있다고 밝힌 바 있다.

FDA에서는 2014년 프로그랍을 NTI 약물로 결론지었고, EMA에서는 제네릭 타크로리무스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립하기 위해 생물학적 동등성 기준을 보다 엄격하게 적용(90-111%)하고 있다.

이러한 근거들을 기반으로 프로그랍은 오늘까지도 이식수술 이후 장기의 거부반응을 억제하기 위한 주요 면역억제제로 처방되고 있으며, 장기이식 분야에서 주요 논문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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