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신문·일간보사] ‘사케에 묻고 사케가 답하다’의 연재를 마친다. 이번 연재에서 사케의 정의, 제조법, 실제 음용에 필요한 지식 등 사케의 전반에 관해 소개하였다. 체계적인 소개에 중점을 두다보니, 내용면에서 좀 딱딱하고 이론적인 면에 치우처진 아쉬운 느낌도 가진다.

하지만 사케를 사랑하고 애용하는데 있어, 그 기초적인 지식을 전할 수 있어 보람을 느끼며, 특히 여러 종류의 사케 중에서 그날 모임의 성격이나, 식사 안주의 종류에 따라, 적절하고 적당한 사케를 선택하는데 조그만 지침이 되는 정보를 전할 수 있어 좋은 기회가 되었다.

우리 주위에서 사케 선택에서 준마이다이긴죠가 가장 비싸서 가장 좋은 것이라는 잘못된 상식을 이번 연재를 통해서 바로 잡고, 각자의 기호와 그 날의 상황에 따라 사케를 선택할 수 있
는 능력을 가질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사케소물리에인 키키사세시(唎酒師)의 첫 한자는 입구(口)에 이로울 이(利), 즉 입에 이로운 사케가 되기 위한 노력일 것이다.

연재 중간 시점에 외교적으로 나빠진 한·일관계로 인해 반일 감정이 한국 내에서 팽배했던 날들도 있었다. 이 시점에 왜 하필이면 일본의 술 사케를 소개하는가 하는 항의의 목소리도 많았었다. 당연한 지적이었다. 그래서 잠시 연재를 쉬기도 했다. 프랑스에는 와인이 있고, 스코틀랜드에 위스키가 있고, 한국에는 막걸리를 비롯한 여러 가양주가 있다. 이 종류들은 각자의 특성과 맛과 향으로 오랫동안 그 지방 아니 확대되어 전 세계의 여러 사람들의 생활속에서 고유의 의미와 보람을 제공해 온 기호품이었다. 이것들은 나아가 문화와 생활의 긍정적 일부분으로 녹아져 왔던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일본이라는 나라의 술인 사케로 이를 받아들이면 된다고 본다. 그래서 중단했던 연재를 이어온 것이다.

이 연재를 하는 동안, 여러 팀들과 함께 일본을 방문할 기회가 여러 번 있었다. 이 때 그 지방의 특색있는 사케를 소개할 수 있었고, 가끔 사케를 마시는 자리를 마련한 동료들이 그날 마시는 사케에 대한 정보를 응급으로 요청하는 경우에 답을 드리고, 특히 사케를 사랑하는 동료 K 원장의 일본여행에서 그 지방의 지주(地酒)와 문화를 소개하는 기회는 나에게도 의미있는 기억으로 남는다.

이번 연재를 마치면서, 이제 이론적 배경은 이 시리즈로 대신하며, 실제 사케의 음용에서 재미있는 부분들을 실제 상황의 예들로서 제시하면서 즐기는 ‘사케의 응용편’과 일본 문학과 문화 속에 녹아 있는 사케의 주도(酒道)에 대한 산책도 준비하고자 한다. 좋은 맛과 향의 사케를 계속 사랑해주길 기원한다. 그간 애독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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