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 교수 “외상센터 돈벌이 수단 전락” VS 의료계 일각 “아주대병원 폭리 매도 안돼”
외상센터 운영시스템 재점검-의료계 안팎 다양한 의견 수렴 제도 보완 필요성 제기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사진 왼쪽)과 닥터헬기 모습.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최근 아주대병원에서 닥터헬기와 외상센터 운영을 두고 유희석 병원장과 이국종 교수의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전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아주대병원은 지난해 9월 경기도의 지원을 받아 닥터헬기 운항을 시작했는데 운영을 두고 이 교수와 병원 경영진간 갈등의 골이 깊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이 교수는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경기남부권역중증외상센터를 위한 세금과 국가 지원금이 전혀 관계없는 일에 사용되고 있다”고 밝혀 아주대병원이 논란의 중심이 된 바 있다.

특히 최근 유희석 의료원장이 수년 전 이국종 교수에게 외상센터 운영 등 경영과 관련 심한 욕설을 한 녹취록이 공개되자 여론의 칼날은 아주대병원 경영진으로 향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러한 논란에 대해 의료계 내부적으로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이 교수가 주장한 정부와 대형병원의 권역외상센터에 대한 무관심과 턱없는 지원은 이미 의료계 내부적으로 인정하고, 개선돼야할 점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아주대병원의 작년 수익은 500억원 이상이며, 외상센터는 적자가 아니라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한 실정이다. 예를 들어 간호사 증원 예산 등 정부로부터 편입되는 재원을 전혀 다른 곳에 투입하고 있다는 게 이 교수의 주장이다.

다만 의료계 내부적으로 마치 아주대병원이 정부의 지원금으로 외상센터를 외면하면서 폭리를 취한 것처럼 매도돼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 것.

의료계 한 중진은 “만약 아주대병원에서 정부의 외상센터 지원을 전혀 다른 곳으로 사용하고 있다면 검증하면 되는 것 아닌가”라며 “물론 외부에 알릴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상황이었겠지만 공론화 되면서 국민과의 신뢰에 악영향을 미칠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피력했다.

이어 그는 “최근 여론을 보면 아주대병원이 돈을 갈취하는 나쁜 병원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개인적으로는 외과계 모든 일을 짊어진 이국종 교수의 뒷바라지를 하다 아주대병원이 지친 것처럼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권역외상센터의 근본적인 문제는 우리나라 의료시스템 운영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단순히 아주대병원만의 잘못으로 몰아갈 수 없다는 게 또 다른 의료계 관계자의 주장이다.

현재 유희석 병원장은 녹취록 공개 이후 모욕과 업무방해·직무유기 등을 이유로 시민단체로부터 고발까지 당한 상황이다.

이 관계자는 “외상환자나 중환자를 돌보기 위해서는 막대한 재원이 필요한데, 현재 정부에서 지급하는 치료수가는 적자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가 문제라면서 아쉬움을 내비쳤다.

이밖에 의학계 한 관계자는 최대한 적자를 줄이고 병원을 운영해야하는 경영진들에 대한 고충도 이해할 필요성이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 관계자는 “아주대병원 경영진들이 계속되는 적자를 방치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본다”며 “병원을 정상적으로 운영해야할 의무가 있는 경영진의 고충을 의사들이 외면한다면 누가 병원장을 하겠느냐”라고 토로했다.

한편 이 교수가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최근 밝힌 상황에서 정부와 병원간 막판 조율에 나서고 있어 사태가 수습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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