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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비마 후속 간암 치료옵션 마련 시급하다'

기사승인 2020.01.07  06: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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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험급여가 발목을 잡아…치료제 다양해지고 있지만 '풍요속 빈곤'
간암, 연속적 치료 행위 자체가 환자에게 큰 혜택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

작년  간암 신약인 ‘렌비마(성분명 렌바티닙)’이 보험 급여 출시됐다. 렌바티닙은 REFLECT 3상 임상 연구를 통해 생존기간 연장 측면에서 소라페닙 대비 비열등성을 확인하였음은 물론, 기존 간암 치료에서는 볼 수 없었던 40%대의 높은 반응률을 확인했다. 생존기간이 짧은 간암에서 반응률 높은 1차 치료제의 등장은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렌비마 이후 급여 사용 가능한 2차 치료제가 없어 접근성이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렌바티닙이 출시된 일본과 미국 등 해외에서는 간세포성암 1차 치료에 렌바티닙을 높은 수준으로 권고 하고 있으며, 환자의 실질적 혜택을 위해 렌바티닙 이후 치료옵션도 마련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렌바티닙 후속 치료옵션 마련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의학신문〮일간보사가 간암 전문의 차의과학대학교 종양내과 전홍재 교수<사진>를 만나 의견을 들어봤다.

Q. 그동안 간암 치료제 개발이 어려웠던 이유는?
- 간암은 90% 이상이 간 경화를 동반한다. 이는 간 기능이 많이 떨어져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른 암종의 경우 암의 성장을 잘 억제하면 성공한 약이라고 하는데, 간암은 암의 성장 억제뿐만 아니라 간기능을 보존하면서 간암 진행도 잡아줘야 하기 때문에 임상연구 디자인이 까다롭다.

예컨대 암 크기가 10cm에서 1cm로 줄어도 간기능 저하로 환자가 사망한다면 이 약물에 대한 연구는 실패한 것이다. 지금까지는 그러한 임상연구의 연속이었다. 그러다가 렌비마가 REFLECT 연구를 통해 10년 만에 처음으로 간세포성암 1차 치료에 효과를 입증했다.

 

1차 약제의 경우 후속 약제의 영향도 받을 수 있어 임상시험의 성공이 더 어렵다. 이처럼 고려해야 할 여러 요소들을 극복하고 좋은 결과를 보여줘야 하는 상황에서 간세포성암 1차에서 효과를 입증한 것은 넥사바 이후 10년만에 렌비마가 처음이었다.

Q. 렌비마 등장 후 간암 치료 예후나 트렌드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치료 옵션이 보다 다양해지면서 간세포성암에 생긴 새로운 변화가 있다면?
- 일단 간암 환자들에게 치료옵션이 많아진 것은 좋은 것이다. 또한 치료옵션이 한 가지만 존재하다가 두 가지 이상으로 늘어났을 때 두 가지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첫번째는 옵션이 다양해지면 치료제를 좀더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약제가 하나 뿐이니까 이것을 마지막 옵션이라고 보고, 어떻게 해서든 TACE(간동맥 화학 색전술 로 환자를 치료하려고 한 것이다. 그런데 옵션이 다양해진 상황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다.

하나의 약제로 실패하더라도 다른 약을 시도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환자 상태에 따라 보다 적극적인 시도를 해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하나는 환자들이 두려워하는 부작용을 피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수족증후군(hand-foot-skin reaction) 이라는 환자들이 가장 걱정하고 두려워하는 항암제 부작용이 있다. 항암치료를 하자고 하면 간암 환자들은 이 부작용을 가장 먼저 떠올리고 치료를 거부하거나 병원방문을 중단하기도 한다.

렌비마는 이 부작용이 덜한 편인데 기존 치료제는 그렇지 않았다. 이 부작용에 대한 공포감이 간암 환자들 사이에 꽤 팽배해 있다. 이제 렌비마라는 옵션이 생겨 치료 후 수족증후군이 덜할 수 있다고 하면 환자들이 항암치료를 더 수월하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Q. 생존율이 낮은 진행성 간세포성암 환자의 생존연장을 위해 최근 연속치료(sequential treatment)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고 간암 치료에 있어 옵션이 생겼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간암도 최근에 와서야 2차 치료제가 다양하게 생겨 이제 쓸 수 있는 옵션이 많아졌다. 간암도 이제 연속치료에 이러한 약을 어떤 조합으로 써야하는 지에 대한 고민을 해야할 때다.
렌비마의 등장으로 간암에서도 다학제적 진료나 새로운 시도를 해 볼 수 있게 된 것도 큰 패러다임 전환이다.

렌비마 이전에는 간암에 높은 반응률을 보이거나 암 크기를 줄인 약이 없었는데, 렌비마가 간암에서도 항암제가 간암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처음 보여주었다. 렌비마의 큰 강점은 반응률이 높은 것이다.

간암은 이전에는 반응율이 높지 않은 항암제가 유일한 치료 옵션이었기 때문에 다학제적 진료에서 항암치료의 역할은 제한될 수 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다학제적 진료에서도 수술, 방사선치료, TACE 등과 같은 국소치료와도 연결될 수 있는 확장된 역할이 가능해 진 것이다.

다학제적 진료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치료할 수 있는 무기가 많은 암이 가지는 특징인데 렌비마가 들어오면서 간암도 제대로 다학제적 접근이 가능한 시대를 열게 된 것이다.

렌비마는 지금까지 나온 데이터로는 간 기능을 어느 정도 보존하면서도 암 크기를 줄일 수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고 이러한 시도를 할 수 있는 것 자체가 큰 패러다임 전환이다.

Q. 렌비마의 등장으로 간세포성암에도 ‘반응률’이 치료예후 예측 인자로 관심을 받고 있는데, 높은 반응률이 환자 치료 예후나 결과에 주는 영향은 어떠한가?

-렌비마 3상 임상인 REFLCET 연구에서 치료제에 반응을 보인 환자들의 생존기간이 어떠한지에 대한 분석연구에서는 반응률이 높은 환자의 생존기간이 의미있게 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미국임상종양학회 위장관종양 심포지엄(ASCO GI 2019)에서 발표된 내용이다. 이를 보면 적어도 렌비마에 있어서는 반응률이 높은 환자와 생존율이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 진료한 환자 중에서도 꽤 병이 컸는데 렌비마 사용 후 암 크기가 줄어들어 좋아진 환자도 있었다. 종양 크기가 큰 간암 환자는 그 사이즈를 줄이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안타깝지만 아직 렌비마 이후 치료에 대한 근거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렌비마 이후 다른 치료제를 사용하는 연속치료(sequential treatment)에 대한 국내 가이드라인도 아직 없다.

렌비마 치료 이후 다음 치료로 넘어가려면 비급여로 넥사바를 써야 지금 나와있는 2차 치료제들을 쓸 수 있는, 어떻게 보면 돌아가는 길을 사용하는 방법을 써야 하는 등 급여 환경이 좋지 않다.

의약품 발전 속도를 제도 변화속도가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금 간암 치료 환경을 적극적으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이러한 제한된 상황은 치료가 시급한 환자들의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밖에 없다. 렌비마가 1차에 급여까지 됐지만, 다음 치료로 가는 길이 제한되어 있다는 것은 ‘풍요속의 빈곤’이라고 할 수 있다.

치료하는 의료진의 입장에서도 부가적으로 설명할 것이 많아지면 환자에게 적극적으로 제안하기 어렵다. 우리나라도 렌비마 이후 후속치료에 대한 제안이 하루빨리 나오기를 희망한다.

Q. 국내 환경 개선을 위해 좀더 유연한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의료계나 학회에서 간세포성암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활동이나 노력이 있다면?
- 의사 입장에서는 치료제 선택에 있어 유연한 환경이 마련되어 있으면 좋다. 환자를 치료할 무기가 다양해 진다면 좋은 것이다. 어떤 약에서 효과가 더 있을지 아직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최대한 여러 시도를 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면 의사입장에서도 좋고, 환자도 꼭 필요한 시도라고 생각할 것이다. 지금은 행정적인 처리에서 경직된 부분이 있다.

 

어느 정도의 경직성은 당연히 필요하지만 지금 간암과 같이 여러 치료제가 동시에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면 유연성을 발휘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학회차원에서도 급여 현실이나, (렌비마) 후속 치료 상황에 대해 좀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정부에 요청을 하고 있고, 질의도 계속 하고 있다. 아직 명확한 답변을 받지는 못했다.

Q. 마지막으로 간암치료에 대해 제안하고 싶은 부분이나 전하고 싶은 말은?
- 눈에 보이는 옵션이 많이 생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걸 유연하게 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는 것도 중요하다. 후속치료를 위해 중간에 비급여 약을 하나 거쳐야 하는 것과 급여가 되는 치료가 지속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기존에 급여가 되어 있던 약제들에게 길을 더 여지를 주는 거라 국가 재정상으로도 크게 부담이 되지는 않을 거라고 예상이 된다.

최근 다양한 항암치료 옵션들이 등장하면서 기존의 한계들이 극복되는 것을 확인하는 것은 매우 흥미롭다. 간암의 항암치료는 이제 발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분야로 이전에는 호전을 기대할 수 없었던 환자들에게서 새로운 항암치료 후 좋아지는 환자들을 보면서 더 세심하게 진료를 하게 된다.

간암 환자 한 분 한 분이 어떤 치료를 거치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치료받는 모든 환자가 의미가 클 수밖에 없다.

김상일 기자 k31@bosa.co.kr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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