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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의료인력 간 업무범위 구분 놓고 사분오열

기사승인 2019.12.09  05:5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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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 문제·전문간호사 업무범위 법제화 두고 병협-의협, 의협-간호계 각각 의견 충돌
사실상 '식물협의체'된 복지부 의료인 업무범위 협의체 원인 꼽기도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PA(Physician Assistant) 진료보조인력 문제부터 오는 2020년 3월까지 세부 업무범위 법제화를 마쳐야하는 전문간호사제도까지, 의료인력 간의 업무범위를 두고 이에 대한 논의가 의료계에서 뜨겁다.

이러한 가운데 PA문제와 전문간호사 제도의 주요 관계 단체인 병원협회, 의사협회, 간호협회 간의 이해관계가 서로 상충하고 있다.

■ PA는 있다? PA는 없다?…의협-병협, ‘제도화 vs 불법’ PA 문제 놓고 의견 상충 예고

대한병원협회는 의료 인력난에 따라 최근 PA제도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난 29일 대한병원협회(이하 병협)는 ‘진료보조인력 실태 및 제도화 방안’과 ‘의사 인력 적정성 연구’ 공모를 병협 홈페이지에 공고했다.

병협은 “의료인력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나 의사인력의 한계성으로 의료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이는 의료질 저하와 환자 안전을 위협할 수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병협은 “우리나라 진료보조인력은 외과계 전문의 수급 불균형 문제에서 기인하여 병원에서 수술보조 등을 위해 자체적인 훈련인력이나 숙련간호사를 활용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의료기관별로 진료보조인력에 대한 자격기준, 업무범위, 교육 등에 대해 상이한 기준으로 운영되고 있어 진료보조인력에 대한 실태조사와 제도화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병협은 해당 연구를 통해 PA 제도방안 마련을 위한 향후 정책의 근거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앞서 병원계 일각에서는 진료보조인력의 제도화를 주장해 왔다. 정영호 대한병원협회 부회장은 의료인력 수급개선 비상대책위원회 등을 통해 “의사는 창의적이고 가치 높은 업무를 하고, 반복적이고 기계적인 업무는 진료보조인력에게 주어 활성화하는 것이 답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병협의 이번 제도화도 이 같은 흐름의 하나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 같은 병원계의 PA제도화는 의사단체의 큰 반발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박종혁 대변인은 최근 전문간호사 업무범위 법제화 논의를 위해 구성한 간호제도개혁특별위원회 관련 브리핑에서 전문간호사와 PA문제는 별개의 사안임을 분명히 했다.

박 대변인은 “PA라는 직역은 우리나라에 있지도 않고 무면허 의료행위다. 이상한 단어를 외국에서 들여와 반 합법화하려는 얘기도 있다”고 지적했다.

■ 의사단체-간호계, 전문간호사 업무범위 규정 놓고 기싸움

PA 제도화를 두고 의협과 병협이 서로 상충한다면 전문간호사 제도와 관련해서는 의협 등 의사단체들과 간호계가 서로 세부 업무범위 법제화를 놓고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지난 2018년 초 의료법 개정안을 통해 공포된 전문간호사 제도는 개정안 통과에도 역할과 범위에 대한 규정 마련이 필요한 까닭에 2년간 유예를 통해 2020년 3월까지 업무범위를 구체화 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대한간호협회(이하 간협)와 복지부가 업무범위 법제화에 대한 연구용역 결과를 곧 공개할 예정인 가운데 간호계는 업무범위의 확대를 촉구하는 중이다. 간호계 단체 중 하나인 한국전문간호사협회는 자체적인 연구를 통해 전문간호사 업무범위에 처방권을 부여하는 안을 최근 공개했다. 또한 간호협회 산하의 마취간호사회는 마취간호사의 업무범위 규정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마취관련 역할이 확대된 해외의 사례를 거론하기도했다.

이에 의사단체들은 반발하는 한편 간호업무영역의 지나친 확대를 경계하고자 자체적인 전문간호사 업무범위 논의를 통해 의견 수렴에 나서고 있다. 마취통증학회는 최근 국제학술대회를 통해 마취행위는 의사에 한해서만 행해져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대한의사협회는 앞에서 밝힌대로 간호제도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전문간호사 업무범위 논의를 계획하고 있다.

■ 복지부의 의료인 업무범위 협의체는 ‘식물 협의체’? 

PA, 전문간호사 등 민감한 문제를 두고 의료계 직역단체들의 대립각이 심화되는 이유로 일부는 복지부의 행태를 지적하기도 한다.

올해 상반기 구성된 복지부의 의료인 업무범위에는 PA와 전문간호사에 대한 논의가 빠졌다.  직역 간 보다 명확한 업무범위 설정을 통해서 업무범위 ‘회색지대’에서 발생하는 불법행위 등을 해결하기 위해 마련된 이 협의체는 PA 직역자체가 우리나라에 없다는 이유와 전문간호사 제도의 경우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면서 두 가지에 대한 논의를 배제했다.

표면적으로는 직역 간 업무범위에 대한 논의를 통해 진료보조행위 근절이 가능하다는 각 의료단체와 복지부의 입장이나, 이면에는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나 의협 등 의사단체들의 불참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대전협과 의협은 PA 양성화가 논의될 수 있단 이유로 협의체 구성 직전까지 참가를 반대해왔다. 

의료계 관계자는 “의료인 업무범이 협의체는 직역단체들을 모두 참가시키기 위한 목적일 뿐, 알맹이가 될 핵심 주제가 빠진 협의체나 다름없다”면서 “업무범위라는 복잡한 문제에 대해 복지부는 크게 개입하지 않은 채 직역단체들의 알맹이 빠진 논의에만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실제 중요한 PA 근절 혹은 합법화 문제부터 전문간호사 업무영역 논의 등은 일원화된 소통 창구 없이 각 직역단체간 신경전으로 악순환되고 있다”면서 “업무범위 협의체에 제대로 된 기능을 기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재원 기자 jwl@bosa.co.kr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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