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3회 이용 환자는 수가 산정 안돼…‘환자 특이성 고려 안한 단편적 수가 설계’ 지적

명지병원이 운영 중인 해마루 낮병동의 모습. 상기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음.

[의학신문·일간보사=안치영 기자] 정부가 정신질환자의 중간 단계 치료 활성화를 위해 낮병동 관리료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정작 일선 병원에서는 고정화된 병동 프로그램으로 인해 참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6일 보건복지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낮병동 관리료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병원들의 최소 기준으로 ‘하루 6시간· 주 5회’를 제시했다.

낮병동은 정신질환자가 오전에 병원을 방문, 치료를 받고 오후에 귀가하는 방식의 프로그램으로 환자의 급성기 증상이 완화되거나 호전이 이루어진 후 사회적응과 재활을 위해 입원이 아닌 중간 단계의 치료형태를 띈다.

문제는 하루 6시간에 대한 ‘차등수가’는 적용을 하지만, 주 5회에 대한 차등수가는 적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낮병동 관리료는 6시간 이상 이용시 약 4~5만원 수준의 수가를 인정 받지만, 이용시간이 6시간에 못미치는 경우에도 일정 수가를 인정 받을 수 있다.

이에 비해 주 5회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 즉 주 3회나 2회인 경우 수가 자체가 인정되지 않는다.

복지부에서는 “환자분들이 6시간 연속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없다는 의견을 고려, 수가 산정 시 시간을 차등화시켜 건건마다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일선 병원에서는 ‘환자 특이성 등을 고려하지 않은 단편적인 수가 설계’라고 지적했다.

한 국립병원장은 “낮병동을 주 5회 프로그램으로 정규 운영하고 있지만, 주 3회 혹은 주 2회 이용하는 분들도 상당수”라며 “주 2회 이용하는 환자분들도 분명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의 한 종합병원 관계자는 “현재 정규 프로그램을 주 3회로 실시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주 5회로 실시해야만 수가를 줄 수 있다고 하면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전문의 스케쥴까지 전부 다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더해 무리한 시범사업 모집 일정 또한 일선 의료기관의 시범사업 참여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낮병동 시범사업의 모집 기간은 오는 13일까지로, 참여희망 의료기관은 그 전까지 주 5회 프로그램 운영계획을 복지부에 제출해야 한다. 낮병동 프로그램을 주 3회 운영하는 의료기관들이 주 5회 프로그램으로 전환해 운영계획을 수립하기에는 너무 빠듯한 일정이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하루 6시간· 주 5회’로 짜여진 표준 낮병동 프로그램은 대한신경정신의학회에서 작성한 프로그램”이라며 “학회가 최소한의 기준이라며 제시한 부분이어서 (당장의 수정은)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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