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세브란스병원에 의과대학 학과 겸 병원 독립부서로 입원의학과 신설
美 코넬대학과 협력, 입원전담전문의 인재 교육 프로그램 올해 3월부터 도입

왼쪽부터 연세의대 내과학교실 이은직 주임교수, 김영삼 연세의대 내과학교실 입원의학위원회 위원장, 신동호 내과학교실 교수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지난 2016년부터 내·외과계에 걸쳐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이 실시됨에 따라 입원전담전문의의 숫자는 현재 120여명 이상으로 늘어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병원을 제외한 국립대병원을 비롯한 여타 병원들은 입원전담전문의 구인난을 겪고 있으며, 이에 대한 원인으로는 불확실한 직업 안정성과 제도의 불확실성 등이 꼽히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은 최근 의과대학 학과이자 병원 산하 독립부서로 입원의학과를 신설했으며, 미국 코넬대학과 입원전담의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이 같은 연세의료원의 행보가 입원전담전문의의 '직업 불안정성'을 해소하고 나아가서는 국내 입원전담전문의 제도 정착을 위한 병원계 롤모델이 될 수 있을지 눈길을 끌고 있다.

연세의료원은 지난 17일 병원 본관에서 입원의학과 신설과 관련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의료원은 입원 환자들에게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진료를 제공하고자 2020년 2월 말 개원 예정인 용인세브란스병원에 입원의학과를 개설하는 것을 최근 확정했다.

이에 대해 김영삼 연세의대 내과학교실 입원의학위원회 위원장(내과학교실 교수)은 “국내 타 병원에서 운영하는 입원의학과와의 차이는 연세의료원의 경우 단순 임상과 개념을 넘어서 의과대학 및 병원 산하 독립부서로서 학과와 진료과를 신설하는 것”이라면서 “용인세브란스병원에 내과계, 외과계, 뇌신경, 재활, 정신과 등 분야에서 임상교수급으로 구성된 33명의 입원전담전문의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신설될 입원의학과는 독립된 진료과로서 입원전담전문의에게 입원환자 처치 및 처방에 대한 권한 등을 부여한다. 이를 통해 커뮤니케이션 문제 발생을 차단해 응급상황에 대응하고 환자들의 안전사고 예방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신동호 내과학교실 교수(대한내과학회 입원의학연구회 회장)에 따르면, 연세의료원의 입원전담전문의의 근무시간은 주·야간 합쳐 40시간이 넘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의료진의 과로를 방지하며 궁극적으로 환자 안전까지 담보한다는 의도에서다.

아울러 의료원은 미국 코넬대학과 MOU를 통한 입원전담전문의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의료원은 올해 3월부터 코넬대학이 개발한 ‘Clinical Scholars Program’을 도입해, 앞으로 2년간 연세의료원에서 근무하는 입원전담전문의 교육에 활용할 예정이다.

이은직 연세의료원 내과학교실 주임교수는 “입원전담전문의 제도 정착에 중요한 것은 전담의의 트레이닝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라면서 “제도 정착을 위해서는 우수한 교수인력이 준비가 되어야한다. 이에 따라 트레이닝 시스템을 준비하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신동호 내과학교실 교수는 “트레이닝 시스템을 통해 입원전담전문의가 단순한 ‘슈퍼레지던트’ 개념으로 축소되는 것을 벗어나 '입원환자 전문가로 다양한 역할이 있고 배우겠구나'를 지원자들이 느끼게 될 것”이라면서 “최근에 국내에서도 입원의학연구회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그동안 피교육자로 교육만 받던 것에서 벗어나, 내과학회와 같이 프로그램을 만드는 동반자 관계가 되었다”고 말했다.

연세의료원 관계자들은 이를 통해 입원전담전문의들이 느끼는 직업적 불안정성을 해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은직 교수는 “입원전담전문의가 안정성을 가지려면 정부의 수가 책정 및 보험재정의 커버도 중요하다. 학술적 모임을 갖는 등 학회의 역할도 중요하다”면서 “그만큼 또 중요한 것이 충분한 인력의 지원이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프로그램과 독립과 개설 등 병원에서 서포트 할 수 있는 구조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동호 교수는 “입원전담전문의는 대부분 계약직 의사다. 그래서 불안성을 가지는데 병원에서도 잠깐 계약만 유지하고 해지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을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인재로 육성하고 임상교수로 채용해 불안정성을 없애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의료원 측은 입원의학과 신설과 교육프로그램 실시 등을 통해 국내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를 선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영삼 교수는 “향후 트레이닝시스템에 따라 배출된 입원전담전문의는 타 병원으로도 퍼져 높은 위치에 있게 될 것”이라면서 “현재 예비지표를 넘어 향후 5차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에서 본 지표로 입원전담전문의 평가가 들어가게 된다면 같이 맞물려 제도 정착에 영향을 주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의료원 관계자들은 트레이닝 시스템 마련 등을 위해 미국과 공조하나 국내 적용에 있어서는 국내 의료환경을 고려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은직 교수는 “미국은 입원전담전문의가 7만명에 달하고 병원들이 우리보다 적은 병상 수에 상대적으로 많은 입원전담전문의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국내에 적용할 경우 의료전달체계를 고려한 한국적인 적용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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