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부터 내과 3‧4년차 전문의시험 대비 본격화…응급‧중환자실 타격 불가피

[의학신문·일간보사=안치영 기자] 상급종합병원을 포함, 일선 수련병원 내과 전공의 공백이 빠르면 12월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돼 대책 마련이 시급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일선 수련병원 내과 전공의 중 3‧4년차 전공의가 오는 12월부터 한꺼번에 전문의 시험을 준비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현상은 2017년 내과전공의 수련 기간이 기존 4년에서 3년을 단축됨에 따라 생기는 현상으로, 3월에 전공의가 새로 들어오기 전까진 1, 2년차만이 수련병원을 지켜야 하는 상황이다.

내과 전공의가 담당해야 하는 분야는 상당히 많다. 입원 환자 체크 등 일상적인 업무도 있지만, 가장 문제로 지적되는 부분은 다름 아닌 중환자실과 응급환자 대응이다. 난이도 높은 업무임과 동시에 애초에 인력이 충분히 투입되지 못하는 분야이기도 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 실제로 수련병원 측에서는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대한전공의협회가 올해 상반기에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3‧4년차 전공의의 동시 전문의 배출과 관련한 수련병원의 대책 마련 수준에 대해 절반 이상이 부정적이라고 답한 바 있다.

일선 수련병원들은 내과 전공의 공백 사태에 대한 해결을 위해선 인력을 별도 채용해야 하지만, 이는 병원으로선 큰 부담이 된다는 입장이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그렇지 않아도 요즘 병원에서는 각종 정부정책으로 인해 인력을 추가 채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병원 내 부서 곳곳에서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 한시적 공백 현상을 채우자고 큰 비용을 들여 인력을 채용하기에는 여력이 없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상급종합병원을 비롯, 규모가 큰 종합병원에서는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라는 걸림돌도 있다. 대형병원일수록 전공의 배정이 많은 만큼, 인력 공백 규모도 큰데 중환자실의 인력 공백은 중증도 관리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현재 대부분의 대형병원들은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를 위한 중증도 관리를 적극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의료계 내부에선 교육의 질 측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일선 지도전문의들은 가뜩이나 술기교육 부족을 고민하고 있는데 병원 측의 요구에 따라 1‧2년차 전공의를 수련의 목적이 아닌 인력 공백을 채우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하게 된다면 수련의 질 하락과 전공의와의 충돌을 피할 수 없다는 속내다.

그나마 전공의특별법이 시행되면서 대부분의 수련병원들은 4년차 전공의에 대한 전문의 시험 대비를 위한 기간을 12월 이후로 한정지으면서 어느 정도 대비 기간을 얻었지만, 연말부터 발생할 내과 전공의 공백사태에 대한 뚜렷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오는 19일 정기대의원총회에서 내과 전공의 공백의 건을 정식 안건으로 논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학병원 외과 교수는 “언젠가는 외과도 겪게 될, 의료계에 있어 하나의 경험이 될 것”이라며 “수련 기간 단축을 고민하는 진료과들에게 내과의 대응은 하나의 좋은 참고 사항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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