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방향 내시경 척추수술, 국제 선도적 연구 성과에도 국내 수가 기준 부재
척추신경외과학회, 수가 신설 시 고식적 외과 수술과 동일 수가 적용 주장

앞줄 왼쪽부터 김은상 현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 회장, 김근수 차기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 회장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내시경 기술 발전에 따라 최근 양방향 내시경 척추 수술이 추간판 탈출증 및 협착증 수술을 위해 행해지고 있다. 특히 해당 수술 관련 성과를 우리나라가 국제적으로 선도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수술에 대한 정확한 국내 수가 기준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태라, 양방향 내시경 척추수술을 임의 비급여로 할 수 밖에 없어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는 복지부에 양방향 내시경 척추 수술의 수가신설을 복지부에 요청한 상태다.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회장 김은상)는 지난 19일 용산 드래곤시티에서 제 10회 'ASIA SPINE 2019' 국제학술대회 개최 관련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양방향 내시경 척추수술은 2013년도에 처음 논문으로 보고되었으며, 2016년 이후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2018년까지 수차례의 국제적 논문을 통하여 지속적인 안정성과 우수성이 보고 되면서 최소 침습 척추수술의 중 중요한 부분인 내시경을 이용한 척추수술 중 대표적인 수술 기법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지난해에는 대표적 척추내시경 수술 교과서인 Endoscopic Spine Surgery에 실릴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효용성과 안정성이 입증된 수술로 알려져 있다.

또한 올해에는 요추 협착증에서 양방향 내시경을 이용한 감압수술의 전향적 연구 결과가 보고되었고, 기존의 현미경 감압 수술에 비하여 우수한 결과가 보고됐다. 최근에는 기존의 양방향 내시경 관련 논문들을 모두 조사해 systematic review 결과를 보고 하였고, 이를 통하여 양방향 내시경 수술이 비교적 효과적이며 안전한 수술임을 입증되었다.

이처럼 수술의 효용성과 안정성이 다양하게 입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수가 기준이 심평원에 마련되어 있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 학회의 입장이다.

김은상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 회장(사진,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은 “양방향 척추 수술이 임의 비급여로 진행되는 것이 현재 상황”이라면서 “이에 양방향 척추 수술의 수가 신설을 복지부에 부탁하는 공문을 발송한 상태며, 이것이 어렵다면 ‘미세현미경수술 혹은 관상확장기(Tubular Retractor, MED) 이용 수술의 수가를 준용할 수 있도록 지난 3월에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아직 학회 측은 복지부로부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 수가 산정되는 고식적 외과 수술 방식과 같아…동일 수가 적용해야

학회는 양방향 내시경 척추수술이 고식적 외과 수술과 동일한 수술이기에 이에 대한 동일한 수가를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회에 따르면, 현재 관상확장기를 이용한 척추수술은 협착증에 대한 감압 및 추간판 제거수술에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수가 기준상 고식적 감압수술 및 추간판 제거수술 항목을 차용하여 수가를 산정하고 있다. 양방향 내시경 척추 수술은 관상확장기와 동일하게 내시경을 이용하여 수술 시야를 확보하고 있으며, 또한 시야 확보 방법의 차이만 있을 뿐, 수술 방법은 고식적 수술방법과 거의 동일한 편이다.

또한 학회는 세계적인 척추 학회에서 이미 '내시경 도움 수술 (Endoscopy-assisted surgery)' 로 정의하고 있다고 함께 밝혔다. 내시경 도움 수술은 현재 고식적 외과 수술과 동일하게 인정되고 있어서 동일한 수술 수가를 부여받고 있는 상태다.

척추신경외과학회 측은 “따라서 양방향 내시경 척추 수술은 내시경 도움 수술이며, 고식적 척추 수술과 시야 확보 방법의 차이만 있을 뿐 동일한 수술기법과 기구를 적용하므로, 관상확장기를 이용한 척추 수술 (micro-endoscopic spine surgery with tubular retractor)과 동일하게 고식적 척추수술의 수가를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면서 “또한 이러한 수술 수가 산정은 이미 외과 영역에서는 복강경 수술에 적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 한국의 선도적 의료기술 발전 위해서도 수가 신설 필요

척추신경외과학회는 양방향 내시경 척추 수술이 한국을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기술 개발 장려를 통해 척추 수술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도 수가 신설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척추신경외과학회 측은 “우리나라의 양방향 내시경 척추 수술은 성과는 전세계적으로 많은 척추수술의사들의 관심을 받고 있으며, 많은 외국의사들이 국내에서 양방향 내시경 척추수술을 배우기 위해 방문할 정도”라면서 “대한민국이 주도하여 발전시키고 있는 최신의 의료 기술 중 하나인 척추 수술의 지속적인 발전과 기술 개발을 위해서라도 필수적으로 수가가 신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효과적인 양방향 내시경 척추수술을 위하여는 관절경 수술과 동일하게 Radiofrequency 기구의 사용이 필요하나, 현재 건강심사평가원의 수가 기준에는 이러한 Radiofrequency 기구의 사용이 양방향 내시경 척추 수술에서 인정되고 있지 않다.

학회는 “이러한 소모품의 비용을 전혀 받지 못하고 수술 자체의 수가를 받지 못하는 열악한 상황에서 의사들은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면서 “의료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도 발전된 척추수술인 양방향 내시경 척추수술의 정당한 수술수가와 소모품의 비용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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