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회생법원, 9월 19일까지 파빌리온 측 회생계획안 제출 연기
자금 확보 문제·연기 사유 놓고 회생 이해관계 세력 간 의혹 공방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제일병원 회생계획안 제출이 또 다시 연기됐다. 제일병원 관계자는 최근 파빌리온자산운용이 8월 16일까지 회생법원에 제출하기로 한 회생계획안이 다시 연기됐다고 밝혔다. 연기된 기한은 9월 19일까지다.

파빌리온 자산운용은 이미 회생계획안을 연기한 바 있다. 당초 파빌리온자산운용이 제일병원 부동산 매각 입찰에 단독으로 나선 후 우선매수권자가 되어, 조속한 회생계획안 제출과 관계인 집회의 7월 개최가 예상되었으나 모종의 이유로 제일병원과 파빌리온 자산운용은 이를 연기했다.

이에 대해 1차 회생계획안 제출 연기 당시 제일병원 재단 관계자는 “특별한 이상은 없으며 준비과정에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시 한 번 회생계획안 제출이 연기되자 이해 관계자들 간의 의구심이 커지는 상황이다. 급기야 제일병원 회생을 둘러싼 내·외부 세력의 의혹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제일병원 회생을 둘러싼 구도를 보면, 크게는 두 가지로 나눠져 있다. 제일의료재단 측과 부동산 매각을 제안한 파빌리온 자산운용, 담보채권자인 우리은행, 공익채권자인 의료노련 산하의 참 노조가 파빌리온 측의 회생계획안에 이해관계를 같이하고 있다.

반대로 이달 초 병원 정상화 내용을 담은 또 다른 회생계획안을 제안한 네트워크 치과 플랫폼 메디파트너와 골드브릭스 등 7개사 상거래채권단, 공익채권자인 보건의료노조 산하의 제일지부노조가 메디파트너가 제안한 회생계획안에 의견을 같이하는 상황이다. 현재 제일병원은 복수 노조로 구성되어 있다. 대표노조는 기존 제일 지부에서 최근 참 노조로 변경된 바 있다.

회생계획안이 재차 연기되자 제일지부 노조와 상거래채권단 등은 즉각 의혹을 제기했다. 제일지부 관계자는 “우선매수권자인 파빌리온과 재단 측이 법원으로부터 연기 조치를 통보받아버리면 상거래채권단과 메디파트너의 회생계획안도 동시에 연기가 돼 버린다”면서 “연속적인 연기 결정으로 상거래채권단을 떼어내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파빌리온 측의 자금도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이를 위해 시간을 벌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의혹이 제기되자 참 노조 측은 오히려 메디파트너와, 상거래채권단, 제일 지부가 실현 불가능한 회생계획안을 주장하며, 매각을 통한 파빌리온의 회생계획안을 훼방놓고 있다고 반박했다.

참 노조 관계자는 “특수관계인 지분을 무상 기부하는 내용의 회생계확인은 실현 가능하지 않다. 또한 메디파트너의 자금력을 볼 때 병원 인수는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참 노조 측은 메디파트너의 상장사 부채비율은 2250%이며, 설사 자금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현행법상 비영리법인과 주식회사가 병원을 인수 운영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협조공문에 골드브릭스를 제외한 채권단 6곳의 대표자 서명이 없었다면서 서명이 포함된 공문을 재 발송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답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회생계획안이 연속적으로 연기되는 것에 대해서는 최종 마무리 단계 작업을 위한 조율을 위해 연기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참 노조와 상거래채권단은 이러한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반응이다. 상거래채권단 중 하나인 골드브릭스 관게자는 나머지 상거래 채권단의 동의를 얻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 참 노조 측이 요청도 해오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어 메디파트너의 자금 조달 실패 의혹에 관해서 제일 지부 관계자는 “회생계획안에는 메디파트너 소유의 부동산 매각과 은행 자금을 가져와 진행할 예정이다. 그래도 의구심이 생긴다면 관계인 집회 후 회생계획안에 대한 법원의 판단에 따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회생을 둘러싼 두 이해 세력 간의 의혹 공방이 진행되는 동안 병원 직원들은 부동산 매각이든 정상화든 하루 빨리 해결 방안이 나오기를 바라고 있다.

병원 직원 A씨는 “임금도 1년 가까이 계속 지급이 밀렸으며 병원 의료진도 대다수 떠나간 상황”이라면서 “병원의 존속을 위해서라도 조속한 결정이 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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