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 제품 대신 냉장고 등 ‘가전제품’ 선봬…병원인들 위한 실속 있는 박람회 돼야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국내 굴지의 기업인 LG전자와 삼성전자가 병원산업 박람회에서 자사 ‘가전제품’을 집중 전시해 눈총을 샀다.

특히 삼성은 병원 의료 산업의 트렌드와 솔루션을 제안한다는 취지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제품 구성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21일 코엑스 전시장 C홀에서 개최된 국제병원의료산업 박람회(K-HOSPITAL FAIR 2019)서 LG전자와 삼성전자는 각각 F01, F15 부스에 참여했다.

LG는 판독/임상용 모니터, 엑스레이 검출기, 엑스레이 검사실 솔루션 등을 선보였다. 한 쪽에는 건강관리 가전이라는 제목을 붙이고 패션 스타일러와 정수기, 공기청정기를 배치했다. 쾌적한 병원 환경을 위한 선택지로 일종의 애교(?)로 볼 수 있었다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삼성전자 부스는 박람회가 추구하는 방향성과 모든 것이 달랐다. TV와 청소기 그리고 냉장고 등을 집중 소개하는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의료기기 관련 제품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이를 바라본 병원인들 사이에서는 '국제 병원 및 의료산업 선도를 위한 최적의 장이라는 전시와 학술행사의 본질이 퇴색되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 업체 관계자는 사전 전시 콘셉트와 부스 디자인 시안만 가지고 있었더라도 충분히 조율할 수 있었던 부분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번 박람회서 세계 영상진단 분야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는 지멘스 헬시니어스, GE헬스케어, 캐논, 유나이티드이미징 등은 저마다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이미징 프로세싱 기술 등으로 무장한 가치 중심 그리고 환자 중심의 혁신 제품들을 집중조명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공간을 얻기 위해 적지 않은 돈을 내고 참여했을 삼성이 왜 자사의 앞선 초음파 등 기술을 담은 제품군을 소개하지 않았는지 의문 섞인 시선이 많았다.

바쁜 시간을 쪼개 행사장을 찾을 계획을 세운 B대학병원 교수는 “삼성전자의 부스라면 당연히 삼성메디슨의 제품들을 상상할 수 있을 텐데 예상이 빗나갔다”며 “앞으로는 병원인들을 위한 좀더 실속 있는 박람회가 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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