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사망률 높은 유전성 희귀질환, 최초이자 유일한 치료제 등장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척수성 근위축증(Spinal Muscular Atrophy, 이하 SMA)은 5q 염색체 내 돌연변이가 원인인 신경근육계 희귀질환이다.

척수와 뇌간의 운동신경세포 손상으로 전신 근육이 점차 약해지고 위축되기 때문에 안면근육은 물론 소화기, 호흡기 근육의 기능이 떨어져 신체 장애를 유발하며, 특히 발병 연령이 어릴수록 중증도가 높아져 영유아기에 발병하는 경우 만 2세가 되기 전 사망할 확률이 높다.

대부분의 희귀질환과 마찬가지로 SMA도 얼마 전까지 발병을 예방하거나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는 치료제가 없었다.

하지만 2016년 12월, 미국 FDA 허가를 획득한 혁신 신약 스핀라자(성분명 뉴시너센나트륨)의 등장으로SMA는 더 이상 불치의 영역이 아닌 치료 가능한 질환으로 전환됐다.

등장 당시 1회 주사에 1억을 육박하는 높은 가격도 화제였지만, SMA의 글로벌 진료 가이드라인이 10년만에 개정될 만큼 스핀라자의 등장은 SMA 치료 역사에 중요한 모멘텀이 됐다. SMA의 치료 패러다임이 기존의 보존적인 치료에 의존한 대응적 방식에서, 조기치료와 다학제적 진료 트렌드를 바탕으로 한 선제적인 방식으로 전환된 것이다. 최초이자 유일한 치료제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스핀라자를 개발한 바이오젠은 치료가 어려웠던 신경 및 신경퇴행성 질환에 대해 새롭고 혁신적인 접근법을 찾는데 주력해온 미국의 대표적 바이오 제약기업이다. 혁신적인 기전의 스핀라자를 개발함으로써 바이오젠은 제약업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미국 프리갈리앵어워드에서 최고 바이오테크놀로지 제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스핀라자는 SMN2 유전자에 결합해 우리 몸의 운동신경 세포 기능을 유지하는 SMN 단백질 양을 증가시키는 혁신적 mRNA 치료제다. SMA 환자는 SMN1 유전자가 없어 SMN 단백질을 충분히 생산하지 못한다.

대신 그 백업 유전자인 SMN2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데 SMN 단백질 생산량이 10% 수준으로 매우 적기 때문에 스핀라자가 SMN2 유전자에 결합해 체내의 SMN 단백질 생산을 촉진하는 것이 원리다.

전 세계 40여개국 8,400명 이상의 SMA 환자들이 스핀라자로 치료를 받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지난 4월부터 보험이 적용됐다.

▲5q SMN-1 유전자의 결손 또는 변이의 유전자적 진단, ▲만 3세(생후 36개월) 이하에 SMA 관련 임상 증상과 징후가 발현, ▲영구적 인공호흡기(1일 16시간 이상, 연속 21일 이상)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를 모두 만족하면 스핀라자로 치료할 수 있다. 임상을 통해 모든 유형의 SMA 환자에게 효과성을 입증한 것에 비해 급여기준은 다소 제한적인 상황이다.

스핀라자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 SMA로 진단받은 환자에게 가능한 빠른 0일부터 4회 도입용량을 투여하고 이후부터는 4개월마다 유지용량으로 투여한다. 첫 해에는 6회, 이듬해부터는 매년 3회씩 투여한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