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O가스 노출 우려 타 지역으로 확산…일리노이 주, 배출기준 강화
FDA, 연구 혁신 과제로 멸균 의료기기 EO가스 대체재 마련 노력

윌로우브룩 EO가스 농도의 5년 평균 노출 추정치 시각화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미국 일리노이 주 EO가스 사용 멸균 시설이 지역 주민들에게 발암 위험을 높인다는 이유로 주 당국에 의해 폐쇄조치가 내려진 후 타 지역으로 EO가스의 위험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리노이 주에서는 법안을 통과시켜 배출 기준을 강화하는 한편, FDA는 멸균 시설에서 EO의 대체재를 강구하는 등 미국 전반에서 '탈 EO'에 앞장서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발암 위험이 있는 EO(Ethylene Oxide, 산화 에틸렌) 가스 누출로 인해 지난 2월 미국 일리노이 주 윌로우브룩(Willowbrook)에 위치한 스테리제닉스(Sterigenics) 의료기기 멸균 공장의 폐쇄조치가 내려진 후, 현재 EO가스의 유해성 논란은 일리노이 주외에도 미국 타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가장 우려를 표하는 지역은 조지아 주의 스미르나(Smyrna)다.

미 환경청(EPA)이 10년간 연구를 통해 지난해 발표한 전국 공기 독성 평가(NATA)에는 EO가스에 의해 암 위험이 높아지는 지역을 담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스미르나 주변에 배출된 EO가스는 100만명의 사람들 중 114명에게서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스미르나 지역에는 스테리제닉스의 EO가스 사용 멸균공장이 들어서 있다. 이로 인해 현재 스미르나 지역주민들의 반발과 불안을 야기시키고 있다.

아울러 NATA 보고서에 따르면, 같은 조지아 주에 위치한 코빙턴(Covington) 지역에서도 EO가스에 의해 암 위험이 높아지는 지역으로 밝혀졌다. 현재 코빙턴 지역에는 한 의료기기 업체의 공장시설 있으며, 이곳의 멸균과정에서는 EO가스가 활용된다.

현재 이 의료기기 업체는 EO가스 배출물을 99.95% 파괴하는 최첨단 자사 시설 장비를 소개하고, 대기법에 저촉되지 않는 0.05%의 미량 배출량까지 감축하는 방안을 주 환경 보호국과 계획함을 밝히는 등 해명에 나서고 있으나 지역 정치인들과 주민들의 우려는 해소되지 않고 있다. 코빙턴 지역을 지역구로 하는 민주당의 행크 존슨(Hank Johnson) 연방 하원 의원은 최근 주 정부 및 연방 정부 기관이 EO가스의 위험성을 인지하고도 거주민들에게 알리지 않은 것에 반발하고 코빙턴 지역의 독립 대기 질 테스트를 요구하기도 했다.

◆ 일리노이 주, 강화된 EO가스 배출 제한 법 통과

유해성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미국 일리노이 주는 최근 산화에틸렌 배출에 엄격한 제한을 시작했다. 지난 6월 24일 일리노이 주 프리츠커 주지사는 멜린다 부시 일리노이 주 상원의원이 발의한 산화 에틸렌(ethylene Oxide) 배출 제한 법률안에 서명한 후 이를 통과시켰다.

법안의 주요 내용으로는 ▲각 배출 지점에서 최소 99.9% 혹은 0.2ppm만큼의 EO가스 대기 배출량 감소 ▲EO가스 비산 배출량 100%를 잡아낼 것 등이다. 또한 법안은 EO가스 배출 시설은 180일 이내에 초기 배출 테스트를 수행하고 그 이후 매년 테스트를 수행할 것과 해당 결과를 일리노이 주 환경청에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테스트에 미달할 경우 즉시 공장 작업을 중단해야 하먀, 24시간 이내에 일리노이 주 환경청에 이를 알려야 한다. 이후 업체는 60일 이내에 테스트 통과 실패의 근본 원인을 분석하고 해당 사항에 대한 시정 조치를 취한 후, 환경청의 승인을 통해 작업을 재시작해야 한다.

한편 스테리제닉스에 따르면, 지난달 스테리제닉스와 일리노이 주 환경청은 폐쇄조치가 내려진 윌로우브룩의 의료기기 멸균 공장을 재개하기로 동의했다. 스테리제닉스는 윌로우브룩의 기존 공장 시설에 일리노이 주의 새로운 EO가스 배출법에 따라 비산 배출량을 잡아내는 장비 등을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 또한 일리노이 주 환경청과 스테리제닉스는 EO가스 배출량을 연간 85파운드 이상으로 줄이기로 합의했으며, 지역 사회의 환경 프로젝트에 30만달러를 투자해 국가와 협력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 FDA, EO가스 멸균 대체제 마련 위한 노력

FDA의 연구 혁신 과제 공고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일리노이 주의 스테리제닉스 멸균 공장 시설이 재가동하더라도 멸균 의료기기에서 EO가스를 대체하는 방안을 강구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윌로우브룩의 공장 시설 폐쇄 당시 스콧 고틸렙 FDA 국장은 FDA는 필요에 따라 다른 멸균 방법으로 전환하는 것을 돕기 위해 협력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 미국 FDA는 EO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의료기기 대체 살균 방법 개발을 위한 연구 혁신 과제를 발표했다. FDA는 오는 10월 15일까지 과제를 접수하고 12월에 수상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또한 FDA는 오는 11월 6일부터 7일까지 자문위원회 회의를 열고 의료기기 멸균에 대한 새로운 방식 발견을 장려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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