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수술 안전성 제고 ‘KAROS’ 권고안 준수해야

보건의료 선진화 앞당기자

로봇수술 혁신 새지평 열다<7>

의료기관 ‘임상권한심의위-로봇수술위’ 운용 바람직
집도의 공인기관 소정교육 이수후 수료증 취득해야

송교영
서울성모병원 위암센터·로봇수술센터장
한국외과로봇수술연구회 기획이사

- 송교영
서울성모병원 위암센터·로봇수술센터장
한국외과로봇수술연구회 기획이사

2011년 4월 배우 박주아씨는 신우암 판정을 받고 다빈치 로봇을 이용한 수술을 받았다. 수술 직후 박 씨는 통증을 호소했고, 의료진이 십이지장에 구멍이 난 것을 발견하고 응급수술을 했지만 5월 16일 숨졌다. 박씨의 유족은 “십이지장의 구멍은 로봇수술로 인해 생긴 것이며, 응급수술이 지연돼 사망했다”며 담당 의료진을 고소했고, 검찰은 수술 과정을 담은 동영상을 토대로 수사를 벌였다. 박씨에 대한 의료과실 여부에 대해 검찰이 의료진 전원 무혐의 결론을 내렸지만, 사망 원인을 둘러싼 유족과 병원 측의 공방전이 가열되면서 로봇수술의 효과와 부작용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현재 임상에서 사용중인 다빈치 로봇수술기는 기존 복강경에 비해 보다 미세한 수술이 가능하다. 복강경이 2차원 영상으로 수술이 진행되지만 로봇수술은 3차원 영상을 통해 시술한다. 또한 10~15배 이상의 확대 영상을 제공하고 복강경에서 보이는 손떨림 현상을 보정하는 기능은 정확하고 안정된 환경을 제공하여 고난이도 암수술 과정에서 매우 유용하다. 이런 장점을 바탕으로 전립선암을 비롯한 비뇨기암을 비롯해 자궁암 등 부인암과 자궁근종, 갑상선암, 위암, 대장암, 직장암, 인후두암, 식도암, 간암, 췌장암 등 빠르게 임상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다.

이렇게 좋은 수술에 논란이 거듭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논란의 초점은 두 가지다. 과연 ‘비용대비 효과 면에서 정말 뛰어난 의료기술인가?’ 또한 ‘안전성 측면에서는 문제가 없는가?’ 였다. 로봇을 이용한 수술료는 대략 500만원에서 1500만원 선에 달한다. 일반 수술과 견줄 때 적게는 2배에서 많게는 6배까지 차이가 난다. 로봇수술의 고비용 문제와 더불어, 로봇수술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더구나 수술 기계에 익숙하지 않은 의사가 로봇의 오작동이나 기구의 파손을 일으키는 일이 일어나고 있으며, 이는 환자에게 직접적인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로봇수술의 도입 및 보급이 빨랐던 서구 국가들을 중심으로 로봇수술의 질 관리를 위한 논의가 진행되었다. 특정 장기나 질환을 중심으로 높은 전문성을 요구하는 새로운 사회적 요구에 적절히 부응하기 위해서는 한국에서도 로봇 수술의 적용 범위 및 로봇수술 자격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한국외과로봇수술연구회(KAROS)는 “외과 로봇수술 임상권한 권고안”을 마련하여 시행할 예정인데, 권고안은 개별 의료기관의 외과의사가 외과 로봇수술을 시행하기 위해서 필요한 최소 충족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양질의 외과 로봇수술을 유지할 수 있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준비되었다.

외과 로봇수술에 대한 임상권한 부여 및 관리에 대한 책임은 개별 의료기관에 있으며, 로봇수술을 시행하는 의료기관은 개별적으로 “임상권한 심의위원회” 및 “로봇수술위원회”를 운용함을 권고한다. 개별 의료기관에서 외과 로봇수술에 대한 임상권한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아래 항목을 충족시키길 권고하고 있다.

우선 △집도의는 대한외과학회가 인정하는 전문의 및 세부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사람으로, △최초 수술 이전 한국외과로봇수술연구회에서 공인한 기관에서 일정한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각각의 수료증을 취득해야 한다. 또한 △최초 수술 이전에 집도의, 조력자, 수술실 간호사를 포함한 의료팀은 충분한 로봇수술 임상 견학을 시행해야 하며, △최초 수술 시에는 해당 분야 로봇수술 지도의를 초빙하여 지도 및 감독하에 시행하도록 하였다. 권고안은 △수술 전에 환자 및 보호자에게 로봇수술의 이점, 잠재적 위험성 및 합병증에 관한 상세한 설명을 하고 동의를 취득하도록 하였다.

다빈치 시스템으로 대변되는 로봇수술기는 기존 복강경 수술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개념들을 제시함으로써 보다 세밀한 수술, 보다 안정적인 수술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러나 새로운 기술이나 장비가 도입된다고 해도 쓰는 사람이 제대로 이용하지 못한다면 위험한 도구가 될 수 있다. 적절한 트레이닝과 검증을 통해 안전성과 효율성이 극대화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은 궁극적으로는 환자의 안전으로 귀결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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