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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기업계, 임상의무화 '핵폭탄급 규제' 강력 반발

기사승인 2019.05.22  06: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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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등성 제도 개선 엉뚱한 불똥 ‘불합리성’ ‘국제부조화’ 지적…정부 산업활성화 어디로?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경피 자극을 통한 통증완화 2등급 의료기기를 개발한 모 회사. 2008년 유럽 CE, 2009년 FDA 허가를 받은 후 국내 시판을 위해 수년의 걸친 신의료 평가를 위한 임상을 하고 결국 인정을 받아 2013년 급여등재 후 시장 출시를 했다.

회사의 국내 출시가 유럽에 비해 5년 이상 늦어진 이유는 신의료 기술 평가제도 때문이며, 임상 역시 급여등재 목적에서 이뤄져서 대표적 시장 진입 지연 사례라고 볼 수 있다.

문제는 후발업체가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허가 입증내용을 그대로 복사해 요건 면제 받은 부분에 대한 회사는 억울함을 토로했고, 이에 대한 제도적 개선을 당연히 요구했던 것이다. 하지만 불똥이 임상의무화로 이어지며 업계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이의경)는 본질적 동등성 제도 개선을 목적으로 '의료기기 허가 신고 심사 등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고시(안) 행정예고를 했고 29일까지 의견을 받고 있다.

의료기기업계는 이를 복제의료기기 논란에 대해 실질적으로 ‘임상의무화’라는 핵폭탄급 규제를 들이민 거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었다.

복제의료기기란 최초 의료기기가 시장에 출시하고 후발 제품이 개발돼 시장에 출시될 때 의료기기 특성상 최초 허가자는 임상을 포함한 안전성에 관한 자료를 모두 제출하고, 신의료를 통과해야 하지만 후발 주자는 안전성이 입증된 원리나 방법에 대해 이미 인증 됐다고 보고 동등한 제품임을 표방해 허가를 받는 것을 의미한다.

전문용어로 '동등성'이라고 표현하며 유럽이나 미국 등에서 모두 적용되고 있는 제도로 동일 원리의 제품이 동일 사용 목적을 가질 때, 동일한 치료효과나 안전성을 예상한다면 이에 대한 과학적 검증을 통하여 임상 등의 요건을 면제하는 제도다.

허가심사제도 개편, 임상자료 무조건 제출로

이번 행정예고에 대해 다국적 의료기기 업체 A사 담당자는 “기본적으로 현 허가심사에서 본질적동등성제도 개선이라는 취지로 행정예고 됐지만, 실제로는 추후 공고될 기술문서심사대상에서 제외된 품목에 대해서 기허가 제품과의 동등성 여부 관계없이 허가 신청 시 무조건 임상자료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술문서심사대상 품목에 대해서도 예외조항을 두어 현행과 동일하게 임상자료 제출 요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규정 변경의 배경은 임상을 시행한 선발업체의 보호와 동등성에 대한 충분한 입증자료 없이, 쉽게 후발업체가 허가를 득하는 것에 대해 허가심사제도 개편 요구가 제기된 데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업계는 이미 안전성이 입증된 제품에 대해서도 무조건 임상자료를 요구하는 것에 대한 불합리성과 국제부조화 등에 대한 재고 의견이 있다”며 “함께 현행 본질적 동등성 제도가 입증자료의 검토 없이 체크리스트 형태로 이뤄지는 것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산업계가 문제를 제기하는 세 가지 이유

구체적으로 발표된 공고에 의하면 산업계가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기술문서 심사 대상에서 제외 될 경우 임상자료를 무조건 내야하고, 이 경우 3등급 혹은 4등급 제품의 허가에 수억 원의 임상시험이 요구돼 사실상 일부 글로벌 기업을 제외 하고는 관련 제품의 국내 허가가 어렵다는 점이다

둘째 동등성에 대한 국제적 기준이 부인 될 경우 결국 최초 개발자가 자신들의 제품을 업그레이드 할 때 동일 제품이 아닌 경우 임상 대상이므로 매 허가 변경마다 제품의 임상을 해야 한다는 부담이다. 결국 제품 개선이나 신제품 개발에 보수적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셋째 임상의무화 대상이 공고로 관리 되면 확대 될 것이라는 우려다. 문제가 생기면 규제가 만들어 지기 마련인데 행정 절차의 용이성으로 인해 임상 대상이 향후 확대 될 것이라는 그동안의 경험이 반영 된 것이다.

과거 임상의무화가 진행 될 때 60개에서 200여개까지 대상이 오르락내리락 했던 사례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임상자료가 안전성을 확보하는 마지막 입증이지 절대적 안전성을 확보하는 자료가 아니라는 점에서 최근 나라별 추세는 임상 시험의 최소화다.

특히 최근 미국에서는 Least Burdensome이라는 제도를 통한 과다한 개발 비용에 대한 폐해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대비책을 만들며 임상 등에 대한 입증 이외에 RWE(실제 사용 자료)를 활용한 방법을 도입했고, 유럽의 경우 AVICENNA라는 기구에서 Medeling and Simulation을 통한 허가 요건으로서 가이드라인 등을 만들어 시행을 권고하고 있다,

국제규제자기구인 IMDRF도 임상을 해야 하는 경우를 철저히 한정해 1. 관련 문헌이나 비임상자료가 없는 경우 2. 안전성과 유효성 등에서 새로운 의문점이 생긴 경우만 임상을 권고하고 이미 오랜 기간 동안 확립된 기술인 경우는 제외하는 것으로 규정을 만들었다.

산업 활성화 어디로? 규제 강화 속 무거워진 업계

한편 이와 함께 산업계에서는 임상의무화 등 규제 강화에 대해 의료기기 관련 단체들이 나서서 의견 개진을 해야 하는데 적극적이지 않다며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대표 단체로 평가되는 의료기기조합은 임상의무화 공고에 대한 조합원 전달 외에는 액션을 취하지 않은 상태고, 의료기기협회의 경우 TF는 꾸려져 있지만 유명무실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국내 의료기기 제조사 임원 B씨는 “동등성에 대한 폐지를 통해 국제 조화에 역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규제정책에 대한 불신의 골이 깊어졌다”며 “의료기기에 대한 범정부적 지원책과 육성법을 통하여 산업 활성화가 기대되는 시기에 계속 되는 규제 강화로 인한 업계의 마음은 무겁게 느껴지고 있다”고 전했다.

오인규 기자 529@bosa.co.kr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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