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렴구균 백신 접종 성인예접 중요한 축

보건의료 선진화 앞당기자

성인 예방접종 활성화 방안<3·끝>

폐렴구균 백신 예방접종 등록사업 실시돼야
국내역학 파악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이동건

- 이동건 가톨릭의대 감염내과교수

폐렴구균(Streptococcus pneumoniae)은 말 그대로 폐렴을 일으키는 알모양의 세균을 말한다. 폐렴알균에 의한 감염질환은 비-침습성(부비동염, 중이염, 균혈증을 동반하지 않은 폐렴 등)과 침습성(수막염, 균혈증, 균혈증을 동반한 폐렴 등)으로 나눌 수 있다. 폐렴구균은 지역사회에서 발생하는 세균성 폐렴, 수막염, 급성 중이염, 부비동염의 가장 흔한 원인이고, 이중 폐렴이 가장 흔하다.

국내 사망 원인 중 폐렴은 2006년 10위에서 2017년 4위로 순위가 크게 높아졌고, 국내 지역사회 폐렴의 가장 많은 원인이 폐렴구균(25~30%)으로 이를 예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성인에서 폐렴구균 감염의 고위험군은 기능적ㆍ해부학적 무비증, 겸상 적혈구증, 사람면역결핍바이러스 감염을 포함한 면역저하자, 백혈병, 림프종, 호지킨병, 다발성 골수종, 기타 종양질환, 만성 신부전, 신증후군, 스테로이드를 포함한 면역억제제 투여자와 고형 장기 또는 조혈모세포이식 수여자들이 해당된다. 명백한 면역저하가 없더라도 65세 이상 노인, 만성심혈관질환, 만성폐질환, 만성간질환, 당뇨, 알코올 중독, 뇌척수액 누출과 같은 해부학적 결함이 있는 만성질환자에서도 침습성 폐렴구균 감염 또는 합병증의 위험이 높다.

국내외에서 유통되고 있는 폐렴구균 백신은 다당류와 단백결합으로 나뉘고, 백신에 포함된 폐렴구균 혈청형의 수에 따라 7, 10, 13, 23 등의 숫자가 붙어있다. 예를 들어 23가 다당류 백신(23-valent pneumococcal polysaccharide vaccine; PPSV23)은 폐렴구균의 피막 다당류 혈청형 23개를 정제한 것이고, 13가 단백결합백신(13-valent protein conjugate vaccine; PCV13)은 정제된 13개 혈청형의 피막다당류를 CRM197이라는 디프테리아 독소의 비독성 변형 단백질에 결합시킨 것이다. PCV는 T세포 의존성 반응을 통하여 소아와 면역저하자에서도 우수한 항체 반응과 면역기억을 유발하도록 개발된 것이다.

질병관리본부와 대한감염학회는 65세 이상의 성인과 위에서 언급한 고위험군에게 폐렴구균 예방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어떤 백신을 접종할 것인가는 국가마다 조금씩 다르게 권장하고 있고, 국내 질병관리본부는 만19-65세 성인이고 정상면역상태인 경우 PPSV23, 만 65세 이상이고 이전 접종력이 없는 정상면역상태의 경우 PPSV23를 권장하고, 고위험군의 경우는 PCV13을 먼저 접종하고 일정 기간이 경과한 후 PPSV23을 접종하도록 하고 있다.

반면 대한감염학회는 건강한 65세 이상 고령자는 PPSV23을 1회 접종하거나, PCV13과 PPSV23을 간격을 두고 모두 접종할 것을, 18세 이상 만성 질환자, 뇌척수액 누수, 인공와우를 삽입한 환자, 면역저하자, 기능적 또는 해부학적 무비증이 있는 경우는 PCV13과 PPSV23을 모두 접종하되 순서와 간격을 정해서 접종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정부는 2013년부터 만 65세의 성인에게 폐렴구균 무료접종 사업을 실시하고 있고, 2013년 5월 이전 15.4% 수준의 접종률을 2014년 11월 기준으로 전체 65세 이상 연령의 약 66.4%가 접종을 완료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시행되고 있는 ‘어르신 폐렴구균 예방접종사업’은 65세 이상의 성인에게 PPSV23를 접종하는 것으로 몇가지 제한점이 있다. PPSV23를 접종한 후 생성된 항체는 5-10년 후 감소하고, 특정 기저질환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더 빨리 감소한다. 또한 PPSV23 백신은 T세포 비-의존성 면역반응을 유도하기 때문에 재접종을 받는 대다수의 접종자에서 항체가의 일관된 상승은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3회 이상의 접종은 일반적으로 추천하지 않고, 단 65세 이전에 기능적, 해부학적 무비증 또는 면역저하 상태에 있는 경우 5년 간격으로 2회 접종하고, 65세 이후 가장 최근 PPV23 접종과 적어도 5년의 간격을 유지하여 세 번째 접종을 실시한다. 또한 만성 질환이 있는 성인 등 PCV를 먼저 접종하는 것을 권장하는 경우는 접종시기, 횟수 등 아직 혼란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노인인구와 만성질환자의 증가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고, 폐렴구균 예방접종은 이미 성인 예방접종의 중요한 한 축이다.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해 다같이 노력해야 하고, 다음과 같은 제도개선이 필요하겠다.

첫째, 예방접종 등록사업이 실시되어야 한다. 현재 성인의 경우 예방접종기록은 각 의료기관에서 개발적으로 기록, 관리되어 분산되어 있고, 접종기록의 보관 및 관리소홀, 이사, 의료기관 폐업 등으로 개인의 예방접종기록 관리가 어려운 실정이다. 다행히 소아의 경우 필수예방접종 등을 국가차원에서 예방접종기록을 효율적으로 보관, 관리하기 위하여 전산화, 표준화 하였고, 통합DB를 구축함으로써 실시간으로 개인별 접종일정 및 다음 접종 안내 등을 통한 누락자 관리가 가능하게 되었다.

현재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폐렴구균 예방접종은 주로 보건소에서 이루어지고 있는데, 환자의 기억에 의존하여 과거 예방접종력과 접종했던 백신의 종류를 알게 되는 정도로 예방접종 현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성인 예방접종 등록사업이 전국을 대상으로 통합운영 되어야 하고, 현재의 소아 기록과 연계되는 것이 중요하겠다. 이는 폐렴구균 백신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고, 최근 국내 유행이 반복되고 있는 홍역, 수두 등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한 감염질환을 관리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둘째, 폐렴구균 국내 역학을 파악하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해야 한다. 지역국가에 따라 유행하는 폐렴구균의 혈청형이 다르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또한 소아 필수예방접종으로 PCV가 도입되면서 유행하는 혈청형이 변화하고 있고, 군집효과 등으로 성인 역학도 같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 보고되고 있다. 정부의 예방접종사업으로도 역학은 이미 변화했을 것이 충분히 예상되고, 어떤 혈청형이 문제가 되는지, 추가 발생하는 혈청형은 없는지, 현재의 백신이 유행하는 혈청형을 얼마나 포함하고 있는지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해야 한다. 이는 성인 폐렴구균 예방접종 정책을 수립하는데 필수적인 자료이고, 어떤 백신을 선택할지, 몇 회 접종이 필요한지 등을 결정하고, 앞으로 백신에 추가해야 할 수 있는 혈청형을 선제적으로 제시하는 등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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