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비만, 반드시 치료해야 하는 질병

비만연구의사회-의학신문 공동기획

비만 예방과 처치 최신지견 지상강좌 - 5·끝

비만수술 적용할 때 동양인 식습관-체질량 지수 참고
전신 비만보다 복부비만 형태 띠고 있는 점 감안해야

위암 발생률 높은 동양인에 bypass수술 등 능사 아냐
동양인, 서양과는 분명히 차별화된 비만수술 적용돼야

주규화
대한비만연구의사회 정책이사

최근 우리나라에도 비만인구가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다양한 다이어트 관련 보조식품과 프로그램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그에 비해 성공사례는 많지 않다.

고도비만의 경우 약물 치료를 할 때 효과를 보는 경우는 약 30%에 불과하며, 이 또한 약물을 중단하면 요요 증상으로 악순환을 되풀이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약물치료와 식이조절요법만으로는 고도비만환자를 치료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우며 이에 비만수술은 고도비만 환자의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체중감량 및 비만 관련 질환의 개선에 있어 유일하게 그 효과가 입증되고 검증된 치료 방법이다.

1954년 비만수술로 공장-회장 우회술이 처음으로 시행된 이래로 수많은 수술 방법들이 고안되어 시행되고 발전하였다. 현재 세계적으로 루와이 위우회술(Roux-en-Y gastric bypass), 조절형 위밴드술(adjustable gastric banding), 담도췌장 우회술(biliopancreatic diversion) 그리고 위소매절제술(sleeve gastrectomy)이 가장 널리 시행되고 있는 비만 수술이며, 대한민국에서는 2003년 1월 최초로 비만 수술이 시행되었다.

현재 대한민국은 많은 의사들의 노력으로 2019년 1월부터 고도비만 환자에게 치료 목적으로 건강보험 혜택이 적용되었다. 건강보험 혜택은 위소매절제술, 위우회술, 위밴드조절술, 십이지장치환술 등 국내에서 시행 중인 거의 모든 비만수술이 해당되며 체중이 충분히 감량돼어 위에 넣은 밴드를 제거하거나 위우회술 후 원래대로 복원하는 경우도 보험이 된다. 단, 위풍선을 이용하는 방법이나 미용 목적의 지방흡입술, 비만치료약물은 보험이 되지 않는다.

비만수술에는 대표적으로 위의 용적을 줄이는 제한적인 술식과 소장에서 지방의 흡수를 저하시켜주는 흡수 제한술식이 있다. 수술 방법을 선택함에 있어 환자의 수술 전 비만도, 식사 습관, 사회 관습적인 인자, 수술 후 관리 가능성 등 여러 가지 인자들을 고려하여 적절한 수술법을 선택해야 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환자의 식습관이 고려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인자라 할 수 있다.

비만수술이 필요한 대상자는 △BMI 35 이상인 환자 △BMI 30 이상이면서 비만 관련 질환이 있는 경우(비만관련 질환: 제2형 당뇨병 ,고지혈증, 골 관절염, 고혈압, 지방간, 대사증후군, 다낭성난소증후군, 중증 수면무호흡증, 우울증 등의 사회생활 적응장애) △BMI 30이상이면서 비만으로 인한 사회적·경제적 활동에 악영향을 받는 비만 관련 신체적 문제가 있는 환자 △운동·식이요법, 약물치료 등의 비수술적인 비만치료에 실패한 경우 등이 해당된다.

미국에서는 비만수술이 1992년 NIH(미국국립보건원) Consensus Conference에서 고도비만 치료를 위한 수술적 방법으로 인정되었고, 의료보험적용 대상이 되면서 비만수술의 획기적인 발전의 계기가 마련되었다. 또한 복강경 기구와 수술방법의 놀라운 발전으로 고도비만 수술의 폭발적인 전파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태이다.

비만수술의 종류

△복강경 위소매절제술(LSG)= 1993년에 Almogy 등에 의하여 개복술로 시행되었으며, 2000년 들어서면서 점차 복강경으로 시행되어 최근 주목받고 있는 비만수술이다. 원래 위소매절제술은 초고도 비만환자에서 수술 위험성과 합병증을 줄이기 위해 다른 수술로 넘어가기 위한 1단계 수술이었으나, 여러 연구에서 점차 그 효과가 입증되면서 ‘International Consensus Summit for Sleeve Gastrectomy’에서 비만치료의 일차수술 중 한 방법으로 인정받았다.

위소매절제술은 음식 섭취를 제한하는 수술로 위를 세로로 소매 모양으로 절제하여 음식섭취시 위가 늘어나는 부분을 제거하여 60~100cc 정도의 원통형태의 위로 만드는 수술이며, 장점은 음식 섭취를 제한하는 수술이기는 하나 위밴드 성형술과 달리 위상부에서 주로 분비되는 음식섭취에 관여하는 호르몬인 그렐린(ghrelin)의 유의한 억제 및 감소로 장기적인 식욕감소의 효과가 나타나 위 밴드 성형술보다는 체중감소가 더 많이 이루어지며, 루엔와이 위 우회술에 비해 비교적 간단하면서도 수술합병증이 적고, 덤핑증후군과 같은 대사성 합병증이 적으며, 효과가 미흡할 경우 다른 수술로 변환이 용이하다.

또한 소화기관의 해부학적 변형이 없어 잔위나 십이지장에 대한 추적 검사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위를 너무 많이 절제할 경우 위식도 역류와 누출의 위험성이 증가할 수 있고, 너무 적게 절제할 경우에는 장기적으로 위 용적이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있어 수술 시 주의가 필요하다.

△복강경 루와이 위 우회술(LRYGB)= 음식 섭취와 흡수를 동시에 제한하는 혼합형 비만 수술로 식도 아래의 위의 용적을 15~20cc 정도 남기고 분리시킨 후 소장을 연결하여 약 100cm 소장을 우회시키는 수술로 수술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보편적으로 만족시켜 세계적으로 특히 미국에서 표준 비만수술로 가장 널리 시행되고 있는 수술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섭취 제한 수술에 비해 수술의 합병증과 사망률 그리고 장기적으로 대사 영양학적인 문제의 발생률이 높으며 수술 후 남게 되는 잔위에 대한 내시경적 접근이 어려워져 위암 발생률이 높은 동양인들에게 표준치료라고 하기는 어렵다.

△담도췌장우회술= 위소매절제술과 루렌와이 위 우회술의 복합수술이라 생각할 수 있다. 장점은 장기 추적조사를 통해 가장 체중감량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입증되었으나 수술 방법이 복잡하고 여러 가지 합병증의 발생률이 높으며, 심각한 단백질 결핍 등의 영양학적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어 다른 수술방법으로도 비만이 해결되지 않는 경우 2차수술로 시행될 수 있다.

△복강경 조절형 위 밴드 수술(LAGB)= Kuzmak이 1986년에 개발하고 1993년 복강경 랩밴드(lap-Band)가 소개된 후로 주로 유럽과 호주 등에서 대표적인 섭취 제한 수술방법으로 자리를 잡았고 미국에서도 2001년 FDA 승인을 받으면서 점차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순수하게 음식 섭취를 제한하는 수술로 위의 윗부분에 팔찌 같은 튜브밴드를 감은 후 밴드에 연결된 포트는 복벽내에 삽입하며, 이 포트에 생리식염수를 주입하여 위밴드의 풍선을 부풀게 하여 위상부를 조임으로써 음식 섭취량을 조절하는 것이다.

복강경 조절형 위밴드수술 장점은 수술이 간단하여 수술관련 합병증 발생률이 낮다는 것으로 일반 개인병원에서도 쉽게 시행할 수 있는 수술방법이지만 다른 수술에 비해 체중감소가 느리게 진행되며, 지속적인 감소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주기적인 병원방문을 통한 밴드 조절이 필요하며 또한 식이 조절을 위하여 개인의 노력이 가장 많이 필요한 수술이다.

▲위풍선= 외과적인 수술 없이 내시경을 통해 위풍선을 위 속에 삽입하는 시술로 풍선처럼 팽창하는 부드러운 재질의 기구를 위 속에 임시로 삽입하여 포만감을 느끼게 한다.

3~6개월 간 삽입하여 식습관의 변화를 불러와 안전하게 9~18kg 이상의 체중을 감량할 수 있고, 무리 없는 체중감량이 가능하다. 엔드볼 시술은 체중 감량을 위한 다른 수술들과 달리 매우 짧은 시간의 시술로 큰 효과를 얻을 수 있고, 절개나 절제 등 외과적인 수술이 없기 때문에 시술을 받는 환자에게도 부담이 적고 안전하나 6개월 후 제거해야 하며 제거 후 요요 등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살을 빼기 위해 수술까지 해야 하느냐’라는 선입견이 있다. 이는 비만수술을 미용수술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고 고도비만을 질병으로 인식하지 않기 때문이다. 고도비만은 많은 질병을 야기할 뿐 아니라, 이로 인해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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