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는 병원·음성인식 솔루션·독립된 건물로 구성…최초·최상·최적 슬로건 허브 역할 기대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서울대학교병원이 오랜 기간 동안 준비해 개원한 대한민국 대표외래 ‘대한외래’가 공개됐다.

서울대병원 대한외래 개원준비단에 따르면 대한외래는 오는 25일부터 일부 진료과에서 먼저 진료를 시작하고 정식 개원식은 4월 3일이다.

개원식을 앞두고 공개한 서울대병원의 ‘대한외래’는 일부 공간 배치 및 추가 공사가 남아있지만 ‘최초(最初·FIRST)’, ‘최상(最上·PRIME)’, ‘최적(最適·OPTIMAL)’을 목표로 삼은 노력이 곳곳에 배어있다.

■ 최초 - 국내 최초의 이름 없는 병원과 음성 인식 솔루션 눈길

대한외래에는 개인정보 유출에 민감한 의료계에서 국내 최초로 ‘이름없는 병원’이 도입됐다.

진료 당일에 환자는 이름 대신 ‘[A0000]’ 등의 고유번호를 부여받아 하루 동안 사용하게 되는 시스템인데, 이를 통해 환자의 프라이버시가 보호되고 명확하게 환자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이름 없는 병원 시스템

김연수 대한외래 개원준비단장은 “동명이인 등 이름으로 발생할 수 있는 혼란도 방지할 수 있다”며 “당일 발행하는 고유번호는 진료실과 수납, 채혈실, 약국, 각종 검사실 등 외래 전체에서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외래 진료 시 의료진이 꼭 당부할 중요사항을 마이크 등으로 입력해 텍스트화 되고 환자에게 전달되는 시스템인 ‘음성인식 솔루션’도 주목된다.

김연수 단장은 올해 안에 청각 장애인들의 경우 음성 문자화 솔루션을 통해 빠르고 편안한 진료와 안내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연수 단장은 “음성인식 솔루션으로 인해 보호자와 도우미 도움이 불필요해져 환자 프라이버시도 보호할 수 있다”며 “이비인후과 장애인 우선창구와 설명간호사실에 장비가 우선 설치될 예정”라고 전했다.

음성인식 솔루션

이 시스템은 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의 ‘장벽없는 병원’ 서비스의 일환아래 추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한외래 건설로 서울대병원은 국내 병원 최초로 독립된 외래건물을 갖게 됐다.

대부분의 대형병원은 많은 환자와 보호자, 직원들로 혼잡스럽기 마련이나 대한외래는 병동과 완전 분리된 별도의 외래건물이다.

서울대병원은 이를 통해 외래환자가 전용 진료 공간에서 쾌적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고 입원환자 역시 조용하고 편안한 환경에서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입원환자, 중환자실, 응급실과 분리된 외래 진료공간은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병원 감염의 위험을 감소시키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 서울대병원이다.

■ 최상 - 개인 맞춤형 외래 가이드와 격조 높은 휴식공간으로 최상의 진료 목표

서울대병원은 대한외래를 통해 최첨단 시스템을 더함으로써 여러 진료과 의료진이 한 환자를 동시에 진료해 환자에게 최적의 맞춤 치료를 제공하는 다학제 진료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개인 맞춤형 외래 가이드

개개인의 유전자 정보 등을 활용하는 정밀의료는 외래에서 축적되는 진료 정보를 통해 진일보되고, 다른 병원에서 치료하지 못하는 희귀 난치성 중증질환 진료로 ‘대한민국 병원의 병원’ 이른바 4차 병원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서울대병원의 의지인 것.

이에 복잡한 진료 프로세스를 간소화화기 위해 대한외래에는 ‘외래 진료 통합 관리시스템’이 도입됐다.

환자가 도착하면 키오스크를 통해 접수가 시작되고 진료순서 관리 전광판과 연동돼 검사 시행여부, 수납, 진료 예약시간 등이 환자 개개인에게 맞춰진다.

김연수 단장은 “외래 진료 통합관리스템에 표기되는 자동안내 덕분에 서울대병원 의료진은 진료에 더욱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며 “환자가 진료 전 측정한 신체계측 정보는 병원정보시스템(HIS)에 연동돼 진료 효율성도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대한외래는 지하에 위치한 외래라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자연 채광이 드는 선큰 가든으로 밝은 공간을 만들어 보완한 것이 특징이다.

고해상도 실외용 대형 LED벽

특히 국내 최대의 고해상도 실외용 LED벽(36*11.2m)을 통해 전해지는 아름다운 풍경은 환자에게 안정과 힐링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계됐다.

아울러 대한외래에는 환자와 보호자, 직원들을 위해 다양한 편의시설이 들어섰으며 식당과 수유실에는 항균 패널이 도입돼 감염 안전이 대폭 강화됐다.

이 외에도 전시와 문화예술 공간은 환자와 보호자, 직원들에게 격조 높은 휴식공간을 제공할 전망이다.

■ 최적 - 모바일 앱 솔루션과 환자 중심 공간 배치로 서울대병원 허브로 탄생

환자들이 모바일 앱을 통해 병원에서 이뤄지는 모든 진료 과정을 손쉽게 검색하고 진행할 수 있게 된 것도 대한외래의 최적 시스템 중 하나다.

앱은 메인 페이지와 외래, 입원, 건강검진, 안내 등 5개로 구성됐으며 진료 예약과 일정 관리는 물론 결제도 가능하다.

김연수 대한외래 개원준비단장이 대한외래 투어를 통해 직접 기자들에게 대한외래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

또한 앱으로 복약정보, 검사결과, 영양상담 등을 조회할 수 있으며 전자처방전 발급과 실손보험 청구도 가능하고 병원의 주차, 편의시설, 각종 절차도 안내 받을 수 있다.

김연수 단장은 기존의 복잡했던 서울대병원 외래를 내원객 시각에 초점을 맞춰 쉽고 빠르게 목적지를 찾을 수 있도록 스마트한 공간으로 거듭난 것도 대한외래의 자랑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쉬운 길찾기 구현을 위해 병원의 각종 명칭을 의료진 입장이 아닌 환자 중심으로 통일했고, 동선에 따른 장소별 길찾기 안내판도 대폭 강화한 것.

아울러 검사가 많고 정차가 복잡한 진료과는 프로세스를 간소화하고 표준화해 환자가 진료 구역별로 한 곳에서 검사·예약·수납 등 당일 진료와 관련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도록 환자 동선을 최소화했다.

대한외래 내부 모습.

주차면의 경우에도 신설된 554면을 포함해 총 2123면으로 늘어나 이용자 편의성을 꾀한 서울대병원이다.

서울대병원은 대한외래를 본관과 암병원 어린이병원을 모두 연결하는 허브로 거듭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각 병원과 연결된 통로는 이용객은 물론 환자이송에도 편리하게 효율적으로 구성됐고, 진료를 위해 대기하는 공간도 여유롭고 쾌적하게 만들었다.

김연수 단장은 “주목할 점은 앞서 본관 2층과 연결된 암병원은 4층으로 표기되는 등 각 건물마다 달랐던 층수 표기를 본관 1층 기준으로 통일해 혼선을 없앴다”며 “대한외래가 명실상부한 서울대병원의 허브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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