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영·정진훈 교수 강남차병원 行…김태진·소경아 교수 건국대병원 산부인과 발전 다짐
이인호·최준식 교수 동탄제일병원서 진료 중…임경택 교수 강동성심병원에 새 둥지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제일병원은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지만 ‘국내 최초 여성병원’이라는 타이틀 아래 제일병원 의료진들이 지녔던 혼(魂)과 의지는 앞으로도 계속 될 전망이다.

제일병원 출신 의료진들 대부분이 최근 타 병원으로 영입돼 환자들을 계속 돌보고 있거나 만날 예정이기 때문이다.

우선 영화배우 이영애 씨가 쌍둥이를 임신했을 때 주치의를 맡아 대중들에게 친숙한 김문영 교수는 강남차병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문영 교수는 산전초음파 진단과 태아치료 분야의 권위자로 현재 대한산부인과초음파학회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지난 2016년 국내에서 세쌍둥이 자연분만을 성공하고 지금껏 총 2500여 건에 이르는 쌍둥이 분만 경험이 있는 정진훈 교수 또한 강남차병원에서 진료를 시작했다.

(사진 왼쪽부터) 김문영 교수, 정진훈 교수, 한유정 교수

정 교수는 현재 대한모체태아의학회 다태임신연구회와 태아치료연구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산과, 태아기형, 다태임신 등 유전진단 및 고위험 산모 분야의 전문가인 한유정 교수도 김문영·정진훈 교수와 함께 강남차병원으로 이직했다.

이어 김태진 교수와 소경아 교수는 건국대학교병원에 영입돼 ‘산부인과 하면 건국대병원’을 떠올리게 하겠다는 포부를 최근 밝힌 바 있다.

김 교수와 소 교수는 제일병원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건국대병원에 적용해 산부인과 영역에서 분만, 난임, 종양 삼박자가 잘 갖춰진 곳으로 세팅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특히 이들은 제일병원에서 매진하던 학술연구도 그대로 이어가 국내 산부인과의 발전된 미래상을 그릴 계획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왼쪽부터) 김태진 교수, 소경아 교수, 임경택 교수

강동성심병원의 경우, 산부인과 경쟁력 제고를 위해 부인암 분야 권위자인 임경택 교수를 영입했다.

임경택 교수는 지난 20년 간 27만명 이상의 환자를 진료했으며 특히, 1만3천회 이상의 부인암 수술경험을 보유했다.

임 교수는 오는 3월 1일부터 강성심병원 산부인과에서 부인암수술(근치수술 및 가임력 보존수술), 비정상자궁경부세포검사관리(질확대경정밀검사), 자궁 및 난소종양, 복강경하 부인과 수술 등의 진료를 시작한다.

아울러 이인호 교수와 최준식 교수도 동탄제일병원에 새 둥지를 마련하고 진료에 한창이다.

최준식 교수는 조산과 임신 중 약물관리, 고위험 임신을 전문 분야로 동탄제일병원 산부인과 부원장을 맡게 됐으며 이인호 교수는 부인암 검진, 양성 여성 질환, 부인과 복강경 수술 분야를 전문으로 산부인과 과장 자리에 영입됐다.

(사진 왼쪽부터) 이인호 교수, 최준식 교수, 김혜옥 교수

앞서 지난해 12월 김혜옥 교수는 차병원 여성의학연구소 서울역센터로 자리를 옮겼다.

김 교수는 1만 건이 넘는 시험관아기시술을 시행한 난임치료의 권위자로 차병원 여성의학연구소 서울역센터에서 자궁내막증, 난관난임, 습관성유산, 난소기능저하, 가임력보존, 자궁경수술 등을 전문분야로 하고 있다.

한편, 제일병원 의료진들의 잇단 타병원 행이 제일병원 입장에서는 안타까운 일이나 제일병원에서 경험한 노하우와 전문성이 유지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자들에게는 다행이라는 일각의 의견도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제일병원 자체의 존폐 여부와 관계없이 능력 있는 산부인과 의료진들이 앞으로도 환자들을 만날 수 있는 길을 찾아가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제일병원 출신 의사들을 데려온 다른 병원들도 이 부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영입에 적극적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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