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사관 2차 합격 앞두고 안타까운 사고 당해…건강한 신체 6개의 장기로 5명에게 새 생명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직업 군인을 꿈꾸던 한 젊은 군인의 장기기증 감동 스토리가 화제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원장 조원현)은 故 박용관군의 인체조직기증과 관련된 감동적인 사연을 23일 전했다.

지난 1월 12일, 직업군인을 꿈꾸던 박용관군은 부사관 2차 합격을 1달 앞두고 안타까운 사고로 21살이라는 젊은 나이로 짧지만 아름다운 생을 마감했다.

박용관군은 군대에서 휴가를 나와 김해에서 친구를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중 음식점 앞 길가에 서있었는데 지나가는 사람과 부딪쳤다.

군인 신분이라 다툼을 피하고자 사과를 했지만 날아오는 주먹에 턱을 맞고 쓰러졌고, 하필 보도블럭 경계석에 부딪쳐 뇌출혈이 됐다.

결국 박용관 군은 뇌출혈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기 위해 양산부산대학교병원으로 옮겨져 2번의 수술을 받았으나 안타깝게도 회복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됐다.

박 군의 가족은 믿을 수 없는 현실을 마주했지만 직업군인의 삶을 꿈꾸던 아들이었기에 마지막 가는 길도 장기기증으로 생명을 살릴 수 있다면 좋은 일을 한다는 마음으로 기증을 결심했다.

박용관군은 심장, 폐, 간, 췌장, 신장(좌·우) 6개의 장기를 다섯 사람에게 나눠주고 하늘의 별이 됐다. 발인은 지난 23일 김해 전문 장례식장에서 치러졌다.

박군은 경남 김해에서 1남 1녀 중 첫째로 태어나 책임감 있고 정이 많은 청년으로 가족과 친구 모두에게 사랑받으며 성장했다.

평소 운동을 좋아해 힘이 좋았고 약한 친구들도 보호해주고 배려해주는 마음을 가진 사려 깊은 친구였다.

어렸을 때부터 적극적이고 리더십이 강해서 특전사에 지원했으나 비선정돼 육군에 입대, 직업군인을 꿈을 이어갔다.

박용관 군은 열심히 군 생활을 하며 간부시험을 준비해 부사관 1차에 합격하고 2차 시험 후, 오는 2월 합격 통보만을 기다리던 중 안타까운 사고를 당하게 된 것이다.

군대에서 박군은 행군 중 힘들어하는 전우의 군장과 총을 대신 들어줄 정도로 체력이 좋고 남을 배려하는 청년이었고, 누구보다도 군인인 것을 자랑스러워하는 대한건아였다고 전해진다.

평상시 살아왔던 착하고 남을 위해 노력했던 모습을 남들이 기억해주길 바라는 가족의 결정은 잔잔한 감동을 가져다줬다는 것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의 설명이다.

가족들의 설명에 따르면 박용관군은 자신보다 남을 먼저 챙기는 자상함이 있었고 1급 장애를 가져서 거동이 불편한 사촌 동생을 늘 챙겼다고 한다.

지난해 13살의 나이로 먼저 떠난 사촌 동생을 더 많이 아껴주지 못하고 보낸 것을 아쉬워할 정도로 정이 많고 마음이 따뜻한 친구였다고 한다.

너무나 젊고 건강한 아들이었기에 가족들은 이별을 받아들이기 어려웠지만, 그의 어머니 김민정씨는 “나라를 지키는 군인이 꿈이었단 아들이 군인 신분으로 세상을 떠나서 더 가슴이 아프다”며 “늘 먼저 떠나 가슴 아파하던 동생을 하늘에서 만나 잘 돌봐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어 “늘 잘하라고 나무라기만 했던 것이 마음 아프다”며 “그래도 우리가족 모두 너를 많이 사랑했던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조원현 원장은 “나라를 지키던 군인의 신분의 젊은 청년이 마지막으로 떠날 때도 숭고한 생명 나눔인 기증을 하고 떠나 우리사회에 큰 사랑을 전했다”며 기증자의 나눔에 깊은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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