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 전공의 수 기준 4개 그룹 분류…근로·복지·수련·안전·업무·무면허의료행위 6개 항목 평가
광명성애·서울의료원·건국대·삼성서울 그룹별 1위…원자력·중앙보훈·이대목동·세브란스 최하위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전공의들이 가장 좋은 환경의 수련병원으로 광명성애병원, 서울의료원, 건국대병원, 삼성서울병원을 꼽았다.

이들 병원은 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 이승우, 이하 대전협)가 최근 진행한 ‘2018년 전국 전공의 수련병원 평가 설문조사’ 결과 수련 전공의 수 기준으로 나뉜 4개의 각 그룹별 평가점수 종합 1위에 올랐다.

반면 한국원자력의학원과 중앙보훈병원, 이대목동병원, 연세대신촌세브란스병원은 최하위에 위치해 전공의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각각의 수련병원에 몸담고 있는 전공의들의 시각으로 시행된 세 번째 수련병원 평가라는 것과 각 문항의 순위를 전체 순위가 아닌 수련 중인 전공의 수를 고려해 규모별로 나눠 평가했다는 것이다.

그룹은 100명 미만 전공의 수련병원(32곳, 이하 그룹A), 200명 이내 100명 이상 전공의 수련병원(29곳, 이하 그룹B), 500명 이내 200명 이상 전공의 수련병원(15곳, 이하 그룹C), 500명 이상 전공의 수련병원(6곳, 이하 그룹D) 총 4단계로 구분됐다.

평가 항목은 크게 6가지로 △근로여건(16문항) △복리후생(10문항) △수련교육(15문항) △전공의 안전(13문항) △환자 수 및 업무로딩(6문항) △무면허의료행위(5문항)가 그것이며, 지난해 45개 문항보다 약 20개가 늘었다.

6개 항목을 구성하고 있는 구체적인 문항은 ‘1주일 평균 근무시간 및 최대 근무시간’, ‘당직일수’, ‘휴식시간’, ‘휴가일수’, ‘당직비’, ‘스케줄 유연성’, ‘휴게공간’, ‘학회참석 횟수’부터 ‘병원내 폭력’, ‘평균 담당 환자 수’, ‘술기 수행 수준’, ‘수면시간’, ‘한달급여’까지 다양하게 구성됐다.

우선 100명 미만 그룹에서 종합 1위에 오른 광명성애병원은 최대 연속 당직 일수(0.750일)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고 하루 평균 수면시간이 7.5시간이었으며 정해진 식사시간에 받는 콜도 하루 평균 0.1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A에서 최하위에 오른 한국원자력의학원의 경우 최근 6개월 간 하루 평균 휴일·야간 당직비와 국제 학회 참석 횟수만 10위권 안에 들었을 뿐 대부분의 문항이 20위 권 밖으로 집계됐다.

200명 이내 100명 이상 그룹에서는 서울특별시 서울의료원이 2년 연속 종합 순위 1위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서울의료원은 환자 및 보호사로부터의 폭력 여부, 교수 또는 지도전문의로부터 논문 혹은 진로를 빌미로 협박당하는 경우, 직무기술서 기술 수준, 학습 과정 구성 수준, 자유로운 휴가 스케줄, 시간외 근무, 전공의법 준수 여부 등에서 높은 점수를 기록해 1위에 랭크됐다.

그룹B의 맨 마지막 순위(종합 29위)에 자리한 곳은 중앙보훈병원이다.

중앙보훈병원은 1개월 근무 시 평균 휴일 횟수, 최근 6개월 간 하루 평균 평일·휴일 야간 당직비, 휴게공간 제공 등에서만 준수한 성적을 거뒀을 뿐 대다수의 문항에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이어 500명 이내 200명 이상 그룹에서는 건국대학교병원이 전국 모든 병원을 통틀어 ‘전공의 수련병원 설문조사 평가’가 시행된 이래 3년 동안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은 곳이 됐다.

즉, 3년 연속 1위 자리에 굳건히 하고 있는 것.

건국대병원은 하루 평균 담당 입원 환자, 방사능 노출 적절 안전 관리, 감염원 노출 적절 안전 관리, 전공의 수련 프로그램의 질, 학회 참석시 병원의 비용 부담 비율, 교수의 적절한 지도 감독 등에서 고평가를 받았다.

같은 그룹에서 이대목동병원은 대부분의 문항이 10위 권 밖에 자리해 그룹C에서 종합 점수가 가장 낮은 수련병원이 됐다.

500명 이상 그룹에서는 삼성서울병원이 전공의법 규정 준수 여부, 1주일 평균 근무시간(79.26시간), 하루 평균 수면 시간, 30분 이상 점심시간 가졌던 횟수, 오프 근무 지속 횟수, 최근 6개월 간 평균 한달급여(369만7천원), 근로 시설 만족도 등에서 같은 그룹 비교 대상인 서울아산병원, 가톨릭중앙의료원, 서울대병원, 고려대의료원, 연세대신촌세브란스병원에 비해 순위가 높아 종합평가 1위를 차지했다.

주목할 점은 삼성서울병원은 2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고, 연세대신촌세브란스병원은 3년 연속 그룹D의 조사대상 기관 중 제일 끝에 위치했다는 부분이다.

지난해 2차 조사결과와 비교할 때 가장 순위 변동 폭이 큰 수련병원은 어디일까.

그룹A의 경우 지난해보다 조사 대상 수련병원이 17개까지 추가돼 신규로 평가를 받게 된 곳이 전체 조사 대상의 50%를 넘어 직접적인 순위변동 비교를 하는 것은 무의미해 배제했다.

나머지 B·C·D그룹에서는 국립중앙의료원, 양산부산대병원, 중앙보훈병원, 순천향대병원, 가톨릭중앙의료원, 고려대의료원 등이 그룹 간 이동 혹은 지난해 조사에 포함되지 않았거나 집계방식의 변화로 인해 비교가 불가한 기관이다.

그룹B에서 가장 많이 순위가 상승한 수련병원은 환자 경험평가 만족도 전국 1위에 빛나는 중앙대병원으로 지난해 26위에서 5위로 껑충 뛰어 올랐고 그 뒤를 경상대병원(16계단 상승 13위), 울산대병원(12계단 상승 9위), 대구가톨릭대병원(11계단 상승 14위), 강동성심병원(10계단 상승 2위)이 잇고 있다.

반대로 그룹B에서 가장 많이 순위가 하락한 곳은 21계단이나 하락해 26위에 위치한 고신대복음병원이며 건양대병원(24위)과 원광대병원(22위), 동아대병원(18위)이 각각 15계단, 12계단, 11계단 떨어져 뒤를 이었다.

아울러 순위변동이 없는 병원은 1위 자리를 지킨 서울의료원을 제외하고 인제대부산백병원(20위)과 연세대강남세브란스병원(27위)이며 충북대병원(7위), 동국대일산병원(11위), 영남대병원(17위), 한림대성심병원(19위),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28위) 등은 소폭 상승하거나 하락했다.

그룹C의 경우에는 건국대병원(1위)과 충남대병원(12위)이 순위에 변동이 없었고, 인하대병원이 지난해에 비해 무려 14계단이나 상승한 2위를 차지해 가장 큰 순위 상승을 일궜다.

이어 경북대병원(4위)이 9계단까지 상승, 계명대동산병원과 인하대병원을 바짝 쫓고 있으며 이대목동병원은 그룹C에서 하락 폭(5계단)도 가장 크고 순위(15위)도 가장 낮은 불명예를 안았다.

그룹D는 지난해 1위였던 삼성서울병원의 1위 지킴이는 여전했으며, 서울아산병원도 2위를 유지했다.

서울대학교병원 또한 지난해 그룹C에 속해 있던 가톨릭중앙의료원과 고려대의료원을 제외하면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의 뒤를 이어 3위 자리를 고수한 것과 마찬가지이며, 연세대학교신촌세브란스병원 역시 그룹D에서 가장 낮은 순위에 머물르게 된 것과 다름없다.

결국 그룹D의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서울대병원, 연세대세브란스병원의 전공의 수련병원 설문조사 종합평가 순위는 2017년 조사 결과와 동일하다는 의미이다.

이와 관련 대전협 이승우 회장은 “시행된 지 2년이 지났음에도 현장에서는 전공의법이 여전히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더 큰 문제는 수련교육의 질적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이어 “주어진 시간 내에 어떻게 전공의 역량을 길러낼지 체계적으로 수련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하고 수련과 관련 없는 업무를 줄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