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협, 2018 전국 전공의 병원평가 결과 일부 공개…102개 문항 전공의 5천여 명 참여
병원서 ‘전공의법 잘 지켜지지 않는다’ 답한 25.2%와 ‘근무환경 불만족’ 응답 25.48% 비슷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전공의법의 준수 여부가 결국 전공의 근무환경 만족도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유추되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 이승우, 이하 대전협)는 최근 온라인으로 시행한 ‘2018 전국 전공의 병원평가’ 결과 중 일부를 18일 공개했다.

이번 병원평가의 설문 문항은 △근로여건 △복리후생 △수련교육 △전공의 안전 △환자 수 및 업무로딩 △무면허 의료행위 등 여섯 가지로 분류돼 총 102개로 이뤄졌으며, 고려대학교 의학통계학과(책임교수 안형진)의 통계학적 검증을 거쳐 분석됐다.

응답자 수가 극히 적은 일부 병원 결과 및 양극단 값, 중복값 등은 통계학적 검증 과정에서 제외됐고 최종적으로 82개 수련병원의 4986명의 전공의의 응답 값이 포함됐다.

설문 조사 결과, 전공의법 준수 여부가 근무환경 만족도로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는데 전공의 25.2%가 수련병원에서 전공의법이 잘 또는 전혀 지켜지지 않는다고 응답했고 이 수치는 근무환경에 불만족한다고 응답한 25.48%와 거의 일치한 것.

또한 전공의 3명 중 1명은 최대 연속 수련시간인 36시간을 초과한 경험이 있었고, 전공의 3명 중 2명은 오프인 날에도 근무를 지속해야 했다고 응답해 열악한 근무환경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전공의 3명 중 1명은 최근 6개월간 실제 당직근무를 했음에도 당직비를 지급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업무 전 사전교육 및 정확한 피드백 등 지도전문의가 학습 과정에 효과적으로 기여하는지를 묻는 문항에는 응답자 18.96%가 부정적으로 답했으며, 술기 수행에 있어 교수나 전임의의 적절한 지도·감독이 이뤄지고 있지 않다고 답한 비율도 37%에 달했다.

실제 전공의들이 업무에 필요한 역량을 누구에게 배우는를 묻는 질문에 교수 혹은 전임의라고 대답한 비율은 25.3%에 불과했고 상급 전공의, 동료 전공의, 독학을 통해 배운다고 대답한 비율은 각각 45.13%, 10.86%, 19.63%로 집계됐다.

업무 중 수련과 관련 없는 업무가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22.81%로 나타났고 전공의 1명당 담당하는 입원 환자는 정규 근무 시 평균 16.53명, 당직 근무 시 최대 72.61명에 달했다.

전공의 43.33%가 환자에게 적절한 의학적 처지가 불가했다고 답했는데 그 이유로는 △응급상황 동시 발생 △의사와 간호사 등의 인력 부족 △과중한 업무량 △과도한 환자 수 등이 꼽혔다.

특히 의료기관 내 무면허의료행위 문제가 실제 의료현장에서 얼마나 시행되고 있는지도 이번 설문조사로 밝혀졌다.

전공의 24.5%가 무면허진료보조인력이 독립적으로 침습적 술기를 목격한 경험이 있었으며, 무면허진료보조인력이 독립적으로 약 처방 하는 것을 목격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는 ‘40.71%’가 그렇다고 답했다.

주목할 점은 전공의 25.72%가 무면허진료보조인력으로 인해 교육기회를 박탈당했다고 느낀 적이 있다고 답해 전공의 수련에 있어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관련 이승우 회장은 “전공의법이 시행된 지 2년이 지났음에도 현장에서는 여전히 지켜지지 않고 있는데 더 큰 문제는 수련교육의 질적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이어 “주어진 시간 내에 어떻게 역량을 길러낼지 체계적으로 수련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하고 수련과 관련 없는 업무를 줄여야 한다”며 덧붙였다.

한편, 이번 설문 조사의 구체적인 결과 및 병원별 상세 순위는 오는 20일 메디스태프와 닥터브릿지 사이트에 게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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