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모습 아릅답게 기억되길 바라며 기증 결심…향후 많은 사람의 생명을 구할 예정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6년 투병의 끝에서 마지막 가는 길에 다른 이를 위해 인체조직기증을 하고 떠난 故 박태순(64)씨의 생이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故 박태순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원장 조원현)은 故 박태순씨의 인체조직기증과 관련된 이 같은 감동 이야기를 14일 전했다.

박태순씨는 지난 9월 급성신부전 진단을 받은 후, 11월 16일 전신에 발진 증상을 보여 지역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아왔다.

이후 혈압이 떨어져 중환자실로 이동, 치료를 받다가 12월 10일 안타깝게도 심정지로 사망했다.

박태순씨는 1954년에 부산에서 태어나, 슬하에 1남 1녀의 자제를 뒀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식당일을 하면서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었지만 힘든 생활 속에서도 누군가 손님이 오면 뭐라도 대접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따뜻한 심성을 가진 사람이었다고 한다.

종교적인 신앙에 의지하여 본인보다 더 어려운 사람에게 베푸는 삶을 살았던 그녀가 마지막 가는 길에도 최대 100여명에게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된 것이다.

평소 조혈모세포와 장기기증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던 큰 딸 류난욱(38세)씨는 오랜 세월 병마와 싸우던 어머님을 돌보며, 웰다잉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됐고 어머님의 마지막 가는 모습 또한 의미 있기를 바랐다.

그녀는 장협착증으로 고생하던 어머니가 생의 마지막에 인체조직기증을 통해 약 100여명의 삶에 크나큰 영향력을 미친다는 것을 알고 기증을 결심했다.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내는 순간에 기증을 떠올리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류씨 처럼 평소 생명나눔에 대해 많은 관심과 생각을 가졌던 사람은 아무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 비해 많은 정보를 가지고 또 다른 기회를 가질 수 있는데 평상시 장기기증희망등록이 중요한 이유이다.

한편 류씨는 기증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으나 여군으로 3년을 복무하면서 군장병들이 헌혈을 하는데 본인은 빈혈수치가 낮아 헌혈을 하지 못하자 열심히 몸을 만들었고 후에 부산에서 헌혈을 했다고 한다.

그곳에서 돈을 기부하는 것만이 기부가 아니라 생명나눔은 더 큰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부자가 아니어서 큰 것은 줄 수 없지만 평상시 쌀 기부 등을 실천하며 살았기에 기증이라는 상황에 직면했을 때 망설이지 않고 그녀의 신념대로 기증을 결심할 수 있었다.

그녀는 “기증을 받은 그 누군가도 고마움을 느끼고 어떤 방식으로든 사회에 좋은 일을 할 거라고 생각한다”며 “기증이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삶의 활력소를 줬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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