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에는 통증조절·만족·삶의 질 측면 수술이 좋아…장기적으로 비수술과 동일해져
정천기 교수팀, 두 치료 비교 효과 연구 중간발표 통해 정부정책 반영 기초자료 제시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추간판 탈출증’ 수술적 치료의 효과가 비수술적 치료보다 단기적으로 더 나은 결과를 보인다는 연구의 중간 결과가 발표돼 앞으로의 반향이 주목된다.

척추 질환으로 진료를 받는 국민은 늘고 있지만 국민의 부담 및 경제적 손실, 비용에 대한 정보 축적은 부족한 실정에서 정부 정책 반영의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서울대학교병원 신경외과와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은 지난 16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요통환자 관리를 위한 정책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서 가장 주목받은 발표는 정천기 서울의대 신경외과 교수의 ‘요통 환자에 대한 수술적 치료와 비수술적 치료의 비교 효과연구 중간결과’였다.

이번 연구는 요통에 있어서 비급여 시술의 적정성 평가 부재, 전향적 연구 부족, 부정확한 의료 광고, 신빙성 높은 국내 자료의 부재 등을 극복하기 위해 5개 병원의 수술, 재활, 마취통증 의료진이 참여한 다기관·다학제·전향적 무작위 배정 연구이다.

일반세부연구책임자는 서울대병원 정천기 교수가 맡았으며 수술적 치료는 분당서울대병원 김기정 교수·강남세브란스병원 조용은 교수·고려대구로병원 박윤관 교수가, 비수술적 치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신동아 교수가, 재활은 서울대병원 정선근 교수가 참여했다.

서울대학교병원 정천기 교수

정천기 교수는 “연구 개발의 목표는 최적의 요통 치료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진료 지침, 적정의 비용 등 정부 정책 반영의 기초 자료로 제시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정천기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이번 연구의 대상 질환은 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심한 상태로 보통 판단되는 △추간판 탈충증 △척추 협착증 △불안정 동반 척추 협착증이며 각 질환별 환자군의 기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기준에 따랐다.

중간 연구결과는 수술 대 비수술 치료 간 6개월 이상 추적 관찰이 된 환자를 기준으로 분석됐으며 1차 지표는 통증(요통 및 하지 통증) 호전에 대한 부분이고, 2차 지표는 기능적 만족·삶의 질에 대한 영역이다.

연구팀은 최종 연구 종료 2년 시점에 치료 성공 여부를 ‘치료 후 통증 점수가 2.5이상 감소 혹은 통증이 3.5 미만’으로 설정했다.

연구 결과, 추간판 탈출증의 경우 수술 치료가 비수술 치료에 비해 초기(3~6개월)결과는 좋지만 장기적(12개월)으로 보았을 때 수술과 비수술 치료의 결과는 같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수술이 비수술에 비해 결과가 좋은 기간은 요통 감소의 경우 ‘3개월’, 하지 통증 감소의 경우 ‘6개월’, 장애와 삶의 질 개선은 ‘6개월’이다.

즉, 초기에는 통증 조절과 만족(장애), 삶의 질에서 수술 치료가 더 나은 결과를 보였으나 장기적으로는 동일해진 것.

반면, 척추 협착증(불안정 동반 포함)은 수술 치료가 비수술 치료에 비해 통증, 만족(장애), 삶의 질 등 모든 면에서 초기뿐만 아니라 장기(12개월)까지 우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천기 교수는 “흥미로운 결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구의 제한점은 치료 후 최소 6개월 추적 관찰된 자료 대상이라는 점”이라며 “미국의 전향적 연구(SPORT)를 포함한 다른 나라 척추 치료 연구와의 비교를 위해 최소한 2년 이상의 추적 관찰과 후속 연구가 필수”라고 말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조용은 교수

아울러 연구를 함께 진행한 조용은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는 국내에서 이 같은 연구가 진행된 것은 처음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조용은 교수는 “비수술이 수술을 대체 할 수 있을까라는 것을 알아보고자 한 것이 기본 전제”라며 “비수술은 머리가 아플 때 잠시 두통약을 먹는 것과 같을 뿐 완치를 위한 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이어 “중요한 점은 우리나라에서 요통의 유병률, 발생률, 수술과 비수술의 효과 등 다양한 데이터가 체계적으로 정리된 국가정책 수립 활용 기초 자료가 부재하다는 것”이라며 “이번 연구가 국내에서 시도된 첫 관련 연구인만큼 데이터화를 위한 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의 재원으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보건의료기술연구개발사업 지원에 의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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