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석회의 때 '공감' 있었지만 '파업 전권위임' 아니다" 중론
의료계 일각, “총파업 단순 출구 전략 활용으로 멈춰선 안돼” 지적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이 지난 11일 대한문 앞에서 열린 전국의사 총궐기대회에서 밝힌 ‘총파업’에 대한 발표가 ‘사실과 다르다’는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최대집 의협회장이 지난 11일 대한문 앞에서 열린 전국의사 총궐기대회에서 총파업을 예고하며, 의사회원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총궐기 대회 당일 최대집 회장은 의협, 대의원회, 16개 시도의사회, 대한의학회, 대한개원의협의회, 대한전공의협의회 등 의료계 대표단체가 연석회의를 통해 총파업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특히 최 회장은 이날 의료계 대표단체들이 총파업의 실행방법과 시기에 대한 전권을 의협 집행부에 일괄 위임했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의협 주변에서는 "최대집 회장의 총파업 발언 자체에 오해의 소지가 있어 바로 잡을 필요성이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우선 연석회의 당시 참석한 의료계 대표자들이 현 의료현실에 대한 어려움과 돌파구로 총파업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은 사실인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참석자 대다수가 준비가 되지 않은 파업을 언급하는 것에 대해 컨트롤 타워의 전략적 부재를 포함해 여러 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는 후문이다.

심지어 총파업의 시기와 실행방법을 의협 집행부에 위임했다는 점도 상임이사진만이 아닌 연석회의에 참석한 의료계 대표자 모두를 칭하는 것이라는 게 의료계 일각의 주장이다.

즉 총파업의 방법론 자체를 최대집 집행부의 결정만으로 진행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시도의사회, 대한의학회, 대개협, 대전협 등과 재차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의료계 관계자에 따르면 연석회의에서 최대집 회장은 파업 실행 여부를 위임해달라고 했지만 참석자 대다수가 전권 위임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또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전권을 위임 받는 집행부의 경계를 의협 상임이사회가 아닌 연석회의에 모인 대표자 회의 참석자 전원을 뜻하는 것으로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 회장이 총궐기대회 현장에서는 마치 의협 상임이사회를 칭하는 집행부가 파업에 대한 결정권을 위임받았다는 식으로 다소 오해할 수 있는 발언을 했다는 게 이 관계자의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최 회장이 왜 앞뒤를 다 자르고 발언한 이유를 모르겠지만 위임을 받았건 받지 않았건 무엇이 중요하냐. 진정성을 가지고 총파업 투쟁을 밀어붙인다면 누가 뭐라고 하겠느냐”라며 “중요한 것은 최 회장이 단순하게 출구전략으로만 총파업을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의료계 관계자는 “총궐기에서 최 회장의 발표는 의사회원을 대상으로 한 연극이나 마찬가지다. 대표자회의와 집행부가 동일하느냐”라며 “총파업을 대표자회의에 일임하기로 했는데 막상 의사회원들에게는 집행부에 위임됐다고 발표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라고 비판했다.

집행부 이견 없고, 최대집 회장 '모든 책임 지겠다' 의지=이러한 의료계 일각의 지적에 의협 집행부는 “발표한 그대로”라며 선을 그었다.

의협 박종혁 대변인은 “연석회의에서 전국의사 총파업 대한 집행부 위임은 이견이 없었다”라며 “전권을 위임한다는 것은 책임과 권한을 가져간다는 것이다. 최대집 회장이 모든 책임을 지겠다라는 강한 의지라고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다양한 설이 나오는 이유는 너무 치열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집단행동을 생각 없이 한다거나 겁이 나서 하지 않는 등 두 가지에 대해 무게를 두고 지도자들이 고민하는 모습을 봤을 때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본다”고 언급했다.

다만 박 대변인은 의협 집행부가 독재적인 회무가 아닌 만큼 총파업에 대해서 추후 대표자들과 논의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박 대변인은 “내일 당장 파업을 하자고 결정하고 실행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한 만큼 다각적인 방향에서 고민할 수밖에 없다”라며 “그 과정에서 의료계 대표자들과의 재차 논의를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최대집 의협회장은 지난 15일 자신의 SNS를 통해 투옥될 각오로 총파업에 임하겠다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최 회장은 “제1차 전국의사 총파업 관련 사안은 (자신이) 직접 총괄하고 있고, 별도의 글을 통해 금주 중 정리해 발표하도록 하겠다”며 “핵심 목표는 ‘회장 최대집의 구속’이라는 점만 말한다. 전국을 뒤덮는, 총파업의 전국적 확산의 도화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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