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구도 부담 속 과열되는 신경전 양상

[의학신문·일간보사=이종태 기자] 양자구도로 압축된 대한약사회 선거에서 기세싸움이 치열하다. 지난 3일 예비후보 등록현장에서 공명선거를 다짐한지 열흘도 채 안돼 분위기가 급변했다.

두 후보가 페어플레이를 다짐하며 악수를 하고 있다

시작은 지난 5일, 김대업 예비후보와 김종환 당시 출마자와의 전격 단일화 발표였다. 최광훈 예비후보는 이튿날(6일) 오전 성명을 통해 이를 ‘밀실야합’이라고 규정하고 비난한 바 있다.

이 성명에서 최광훈 후보는 김대업 예비후보가 개인정보 유출 건으로 재판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발표하고 김종환 후보도 매수 혐의로 시끄러웠던 점에 빗대 이들의 단일화를 ‘비도덕적 후보연대’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김대업 예비후보는 “해당 재판에서 단 한건의 개인정보 유출이 없었다는 점은 검찰도 인정한 부분”이라며 “이에 따라 민사 재판부는 배상해야할 피해도 없다고 밝힌 것이 엄연한 진실”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김 후보측은 단일화에 대해서 “최광훈 예비후보도 중앙대 후보간 단일화 과정을 거쳤는데 어떤 입장인지 밝혀야 한다”며 “전형적 마타도어를 보여주고 있으며 최 후보는 약사사회를 해치는 선거방식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두 후보간 폭로전은 계속 이어졌다. 최광훈 예비후보는 김종환 서울시약사회장이 단일화 이후 일부 회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다. 최 예비후보는 “김종환 회장은 단일화 이후 결국에는 예비후보를 등록하지 않은 현직 임원”이라며 “현직 임원이 단일화 과정에서 강력한 메시지가 담긴 성명을 문자로 보내는 것은 엄연한 선거규정 위반”이라며 비판했다.

각 후보측에서 공개한 문자메시지

이에 김대업 예비후보도 지난 11일 최광훈 후보가 회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다. 또한 김 예비후보는 “최 후보측은 선관위에서 금지한 SNS활동을 선거에 이용하고 있다”며 “대한약사회 선관위에 최 후보측의 허위사실 유포와 불법선거운동에 대해 엄중하게 심판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또한 양 후보는 PIT3000에 대한 개선방안을 놓고 다시 격돌했다. 김대업 예비후보는 약정원의 프로그램 PIT3000에 대한 개선안을 발표했다. 해당 개선안은 PIT3000프로그램이 문제가 생기면 약정원의 콜센터와 연결이 되지 않는 문제가 있어 자동응답시스템에 원격 A/S기능을 탑재하여 해결하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에 대해 최광훈 예비후보는 김 후보의 약정원 시스템에 대한 사전조사가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최 후보는 “삼성전자에 자동응답 시스템이 있다고 A/S가 되는 것은 아니”라며 “결국 사람이 들여다보고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 후보는 “약정원이 협력업체 A/S 직원을 늘리려면 자체 수익이 있어야 한다”며 “김 후보가 약정원장 재임 시절 회원들로부터 지원을 받지 않고 새로운 수익구조를 만들기 위해 빅데이터 사업도 하다가 문제가 된 재판을 받는 것”이라고 짚었다.

김대업 후보는 “약정원 A/S가 잘되고 있다는 억지주장은 그만하고 진정 회원의 고충을 이해하길 바란다”며 “문제의 본질이 아닌 내용을 계속 주장하지말고 공명선거의 자세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최근 서울시약의 격렬한 선거전에 이어 대한약사회 선거에서도 네거티브의 조짐이 보이자 지난 7일 선관위에서도 이례적으로 “불법선거에 관용없는 대응을 선언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대약 선관위는 “공정한 선거를 기대하는 회원들의 열망과 달리 우려스러운 일이 발생하고 있어 안타깝다”며 “이후 불법적인 선거운동으로 인해 불행한 일이 발생되지 않도록 각 후보자들은 협조하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이번 선거를 통해 과거 좋지 못한 선거관행으로부터 단절하고자 하는 약사사회의 바람과 의지가 대단한 가운데, 12월로 다가온 선거가 회원들과 함께하는 축제가 될지, 아니면 또 다른 반복에 지나지 않을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