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폐렴구균 질환은 매년 전세계적에서 160만명이 사망하는 원인이다. 대표적인 폐렴구균 질환으로는 폐렴을 포함해 영유아에서 흔한 급성중이염, 전 연령에서 치사율 높은 침습성 질환인 패혈증, 균혈증 등이 있다.

폐렴구균은 평소 체내에 상주하다가 보균자의 면역력이 낮아졌을 때 인체 각 기관에 침투해 질병을 발생시킨다. 소아에서 약 25~50%, 성인에서 약 5~10%의 사람들이 증상은 없어도 비강이나 인후 내에 폐렴구균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폐렴구균을 보균하지 않았더라도 보균자의 기침, 재채기 같은 호흡 비말에 의해 폐렴구균 질환에 감염될 수 있다.

폐렴 사망률은 최근 10년 새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07년 기준 사망원인 10위였던 폐렴은 지난해 기준 4위까지 올랐다. 폐렴이 생명에 미치는 영향은 70대(4위), 80세 이상(3위) 등 나이가 들수록 커진다. 폐렴 사망률은 2007년 10만 명당 9.4명에서 2017년 37.8명으로 무려 네 배 이상 높아졌다.

남성의 폐렴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39.4명으로, 전년 5위였던 사망원인 순위가 지난해 4위로 올라섰다. 여성의 폐렴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36.3명이었다.

노인 폐렴 환자가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만성질환자의 증가다. 노화에 따라 폐기능이 떨어지는 데 더해 만성질환에 의해 폐가 급속도로 나빠지면, 폐의 면역력이 떨어지고 폐렴을 비롯한 감염질환에 취약해진다.

◆국내 폐렴구균 백신 시장 현황

폐렴구균 백신은 제조 방법에 따라 다당질백신과 단백접합백신으로 분류할 수 있다. 피막 다당류를 면역원으로 사용하는 다당질백신의 경우에는 2세 이하 소아에게 투여했을 때 항체가 형성되지 않거나 항체 역가가 낮고 항체의 지속기간이 짧게 나타나는 등 면역원성이 낮게 나타나 영유아에게는 권장되지 않는다.

단백접합백신은 이러한 다당질백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1980년대 피막 다당류와 단백 운반체를 결합시키는 단백접합 기술을 통해 개발된 백신이다.

단백접합백신은 다당질백신보다 항체 형성 정도가 높고 지속기간 역시 긴 것이 특징이다. 이후 단백접합백신은 백신에 포함된 혈청형의 개수를 점차 증가시키는 방식으로 발전되고 있다.

현재 국내 상용화된 폐렴구균 백신으로는 화이자제약의 13가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 ‘프리베나13’, GSK의 10가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 ‘신플로릭스’, MSD의 23가 폐렴구균 다당질백신 ‘프로디악스23’이 있다.

국내 폐렴구균 백신 시장은 2017년 기준 약 2,000억 원 이상의 규모로 추정된다. 국내 폐렴구균 백신 시장을 통틀어 화이자제약의 프리베나13이 약 90% 가량으로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신플로릭스가 약 10%, 프로디악스23이 약 1% 미만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2017년 MAT Korea IMS 판매량 기준).

◆제약사별 폐렴구균 백신 특징

국내에서 사용되는 3종류의 폐렴구균 백신, 프리베나13과 신플로릭스, 프로디악스23은 각 제품에 따라 접종 가능한 연령과 예방 가능한 폐렴구균 혈청형의 범위가 다르다.

 10가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 신플로릭스
신플로릭스는 10가지 백신 혈청형에 의한 폐렴, 급성중이염, 침습성 질환을 예방하는 백신이다. 생후 6주 이상72개월 이하의 영유아에서 접종 가능해 프로디악스23을 접종할 수 없는 영유아에서도 접종이 가능하지만, 성인에 대한 적응증은 보유하고 있지 않다. 신플로릭스는 단백질을 운반체로 NTHi 단백질 D 또는 파상풍톡소이드, 디프테리아톡소이드를 사용 했다. 피막 다당류에 단백질 운반체를 접합하면 다당질백신보다 면역원성이 높아져 소아에서도 면역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 13가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 프리베나13
프리베나13은 생후 6주 이상 영유아부터 성인까지 전 연령에서 접종 가능한 국내 최초의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이다. 프리베나13은 폐렴구균 표면을 둘러싸고 있는 피막의 다당류에 단백질 운반체CRM197를 결합시켜 면역체계의 보다 많은 경로를 활성화하고 면역기억 능력을 형성시킨 백신이다.

프리베나13은 10가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에 비해 3가지 혈청형(3, 6A, 19A)을 더 포함해 단백접합백신 중 가장 넓은 혈청형 커버리지를 보유하고 있으며, 영유아에서 폐렴뿐만 아니라 급성중이염까지 예방 가능하다.

특히 프리베나13은 영유아에서 급성중이염과 침습성 질환 발생의 주요 원인균으로 꼽히는 19A 혈청형을 보유, 19A로 인한 급성중이염과 침습성 질환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

프리베나13은 65세 이상 성인에서도 대규모 임상 연구를 통해 폐렴 예방 효과가 확인된 제품이다. 최근 실제 진료환경에서 65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 연구에서는 폐렴구균 폐렴 위험이 높은 기저질환자가 다수 포함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프리베나13이 65세 이상 성인에서 ‘백신 혈청형에 의한 지역사회획득성 폐렴’에 의한 입원 위험을 73%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 23가 폐렴구균 다당질백신 프로디악스23
프로디악스23은 만 2세 이상 소아와 성인에서 접종 가능한 23가 폐렴구균 다당질백신으로, 전 세계적으로 약 35년간의 접종경험이 누적된 안전성이 입증된 백신이다.

총 23개의 혈청형을 보유하고 있어 항원을 폭 넓게 커버하지만, 단백접합백신보다 면역원성이 떨어져 2세 미만 영유아는 접종할 수 없다.

다당질백신은 침습성 폐렴구균을 유발하는 혈청형이 소아에 비해 다양한 성인에게 효과적이며, 패혈증, 균혈증 등 백신에 포함된 혈청형에 의한 침습성 질환에는 50~80%의 예방 효과를 보이지만, 폐렴구균 폐렴에 대한 예방 효과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국내 폐렴구균 백신 국가필수예방접종사업(NIP) 현황

폐렴구균 백신 접종은 폐렴구균 질환을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나 고령자, 당뇨병, COPD, 암 등 기저질환자들은 폐렴구균 폐렴의 발병 위험이 높고, 질환의 이환률 및 사망률이 높게 나타나기 때문에 폐렴구균 백신 접종이 권장 된다.

폐렴구균 예방접종은 영유아 뿐만 아니라 고령인구에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비침습성 폐렴구균의 경우 집단면역으로 인한 성인에서의 질병 예방효과 정도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성인에게 직접 예방접종을 실시하는 것은 질병으로부터 빠르고 강력한 예방효과를 보장할 수 있는 방법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적으로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을 국가 소아 예방접종 프로그램에 포함시키도록 권장하고 있으며, 성인의 경우에도 세계보건기구(WHO), 미국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 등에서 다당질백신의 폐렴구균 폐렴 예방효과가 일관되지 않은 것으로 평가하고 보다 효과적으로 폐렴 예방이 가능한 단백접합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

 영유아 폐렴구균 백신NIP 현황
현재 국내 보건당국에서는 2014년 5월부터 국가필수예방접종사업(NIP)을 통해 영유아를 대상으로 단백접합백신인 프리베나13과 신플로릭스 중 한 가지를 선택해 무료 접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영유아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은 생후 2개월 이상에서 만 5세 미만 소아에게 접종이 권장되며, 생후 2,4,6개월에 3회 기초접종을 실시하고 생후 12~15개월에 1회 추가접종으로 총 4회에 걸쳐 접종하면 된다.

보건당국은 2013년부터 노인 폐렴구균 예방접종 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만 65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다당질백신인 프로디악스23의 접종을 지원하고 있다.

프로디악스23은 접종 2~3주 후에 건강한 성인의 80% 이상에서 백신에 포함된 23가지 혈청형에 대한 항체가 생기지만, 노인, 만성질환자, 면역저하자에서는 항체 생성률이 떨어질 수 있다.

이에 지난 2014년 미국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는 65세 이상 성인에서 23가 폐렴구균 다당질백신에 우선해 13가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의 접종을 권고한 바 있다.

또한, 대한감염학회에서도 2014 성인 예방접종 가이드라인 개정안을 통해 18세 이상 만성질환자 및 면역저하자에게 13가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의 우선 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성인에서의 13가 단백접합백신의 접종 지원을 확대하는 추세다. 현재 미국, 유럽 지역을 포함한 전 세계 30개의 국가에서도 고령층 및 고위험군에게 13가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 접종을 지원하고 있다. 이에 최근 국내 폐렴 사망률이 급증하고 있음을 고려해 노인 폐렴구균 예방접종 지원 사업에도 프리베나13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대한소아과학회는 “각 백신이 포함하고 있는 혈청형의 범위와 국내에서 주로 발견되는 폐렴구균 혈청형의 분포 역학을 잘 알고, 우리나라에서 흔히 발견되는 혈청형들에 대한 예방효과가 우수할 것으로 기대되는 백신을 선택해 접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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