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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 ‘누쿠스’ 의료봉사 참관기

기사승인 2018.10.29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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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형외과 매력을 다시 느낀 해외의료봉사

하루 12명 이상 수술이 진행된 수술실은 매일이 전쟁터
의료봉사단체 ‘프렌즈’ 도움으로 4일간 43번 수술 진행
추석연휴에 다녀온 우즈벡 봉사 평생 자산으로 남을 것

[의학신문·일간보사] 건국대학교 성형외과학 교실에서는 매년 추석 연휴에 우즈베키스탄 내에 위치한 카라칼팍 자치공화국 정부의 초청으로 의료봉사단체 ‘프렌즈’와 함께 공화국의 수도인 누쿠스 지역으로 의료봉사를 다녀오고 있다.

이윤혜 건국대병원 성형외과 전공의

올해에도 건국대학교병원 성형외과 김지남 교수님 외 전공의 1인(3년차 이윤혜), 강동성심병원 성형외과 엄기일 교수님(전 건국대학교 의학전문 대학원장) 외 3인(3년차 이승준, 수술실 간호사 2명), 성형외과의 박진석 선생님과 간호사 2명으로 성형외과 팀을 구성하여 약 1주간의 일정으로 다녀왔다.

이전부터 매년 진행되었던 의료봉사에 현지의 관심은 높았다. 누쿠스공항에 도착해서부터 현지 방송국 취재팀과 정부의 보건부 담당자들이 현지의 전통 음식을 전달하며 우리의 입국을 반겼다.

하지만 마냥 순탄한 출발은 아니었다. 올해는 예년에 비해 기부약품 등을 포함한 위탁수하물의 양이 2배나 늘었다. 항공기 내 위탁 및 휴대용 수화물의 액체 용량 제한과 검열이 날로 엄격해지고 있어 수술기구 및 수술과 진료에 필요한 액체 형태의 약물 등 누쿠스에 도착하여 수하물을 모두 받기까지 큰 어려움이 있었다.

정오쯤에 누쿠스에 도착하면 다른 팀들은 숙소로 들어가 짐을 풀고 다음 날부터 시작될 진료를 천천히 준비하지만, 성형외과 팀은 그럴 여유가 없다. 이미 구순구개열 분야의 최고 권위자이신 엄기일 교수님의 성형외과 팀이 수년간 구순구개열 환자들에 대해 수술치료를 진행해왔었고, 탁월한 수술 결과가 소문이 나있기 때문이다. 의료봉사팀이 도착하는 날에는 몇 시에 도착할지도 모르면서 혹여 자리를 빼앗길까 아침 일찍부터 환자와 보호자들이 줄 서서 대기하고 있다. 특히 전신마취 수술을 위해 금식이 되어있어야 수술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소문이 나면서 보호자들이 아이들을 굶겨 놓은 상태로 기다리기 때문에 마음은 더 조급할 수밖에 없었다.

도착하고 보니 이미 진료실이 있는 건물 앞에는 환자와 보호자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성형외과 팀이 차량에서 내리자마자 웅성웅성하며 동요하기 시작했다. 작년에 대기 순서에 밀려 올해 다시 방문한 환자, 적절한 치료시기를 이미 놓치고 거의 성인이 되도록 수술을 받지 못한 환자, 거주 지역이 너무나 멀어 뒤늦게 도착해 진료순서가 밀려 울고 있는 보호자 등 진료실과 대기실의 사람들은 저마다 모두 절박한 사연을 호소하며 수술 받기를 바라고 있었다.

구순구개열 수술을 진행하고 있는 김지남 교수(우측)와 이윤혜 전공의(좌측)

구순구개열은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안면 구조가 바뀜에 따라 필요시 지속적으로 적절한 시기에 수술이 필요한 질환이다. 따라서 수술을 진행할수록 환자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2차, 3차 수술을 받기 위해 더 많은 환자들이 몰리기 때문에 안타깝게도 발길을 돌려야 하는 환자들이 많았다.

이전까지는 예진을 하여 수술환자들을 선정하고 혈액검사를 하면 빈혈로 전신마취가 불가능해 수술을 받지 못하고 돌아가는 환자들이 많았다. 올해에는 소아병원에서 예진을 본 뒤에 혈액검사 후 통과된 아이들만 입원을 시켜놓은 상태였다. 그만큼 수술이 가능한 상태로 금식하고 있는 아이들이 많아 간호팀은 더 빠르게 수술 준비를 하고 예진 팀은 빨리 환자 선별을 끝내고 바로 수술에 돌입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줄을 길게 서있던 예진 환자들의 상당수는 내년을 기약하며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오후 3시경부터 시작된 수술은 첫날 6회가 진행되었다. 의료진들은 해가 어둑어둑 해진 뒤에야 숙소에 돌아갈 수 있었다.

누쿠스에 도착한지 이틀째, 본격적으로 아침부터 수술 일정이 진행되었다. 엄기일 교수님과 김지남 교수님의 진두지휘 하에 현지 병원의 수술실은 쉴 틈 없이 바쁘게 돌아갔다. 아침 8시부터 저녁 늦게까지 짬 내서 먹는 점심시간 이외에는 앉지도 못한 채 하루 12명 이상의 수술이 진행되었다. 총 3개의 수술대를 오가며 준비된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진행되는 수술들로 인해 수술실은 매일이 전쟁터와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성형외과팀은 타 진료 팀에 비해 오래전부터 ‘프렌즈’ 의료봉사단체와 같이 누쿠스를 방문하였기 때문에 초창기의 시행착오들을 겪으며 매년 조금씩 환경을 개선해 나갈 수 있었다. 사전 준비를 잘 해온 점도 연속적으로 진행하는 수술들을 받쳐줄 수 있는 힘이 되었다. 약 4일간의 일정 동안 총 43번의 수술이 진행되었다.

첫날의 예진만큼이나 복잡하고 정신없는 것이 회진이다. 수기로 쓴 회진 명단, 드레싱 용품, 부모들 나눠줄 비타민, 간식을 양손과 주머니에 바리바리 싸들고 회진을 돌았다. 그러면 수술을 받은 환자의 보호자들이 교수님들을 에워싸고 감사 인사를 하는데, 환자복이 없어서 환아들이 사복을 입고 있기 때문에 회진대상자인지 상담받기 위해 몰려온 아이인지 구분도 힘들었다. 하지만, 자녀를 위하는 부모의 간절한 마음과 교수님들에 대한 진심 어린 감사가 전해질 수 있는 시간이었다. 정신없는 상황에서도 철저한 분담으로 드레싱, 보호자 교육 및 추후 진행방향 설명, 상담 등이 모두 진행될 수 있었다.

약 일주일간의 모든 일정이 끝나고 한국으로 돌아갈 시간이 되었다. 수술 후 경과 관찰을 직접 할 수 없어 현지 의료인에게 수술 후 환자 관리를 위한 교육을 지속적으로 하였고, 보호자들에게도 내용을 문서로 전달하여 이중으로 확인이 될 수 있도록 하였다. 아이들이 저희가 떠난 뒤에도 지속적으로 소독 및 관리 받을 수 있도록 남은 물건들이 모두 전달하며 아쉬운 발길을 돌렸다.

해외의료봉사 초보생으로서, 한국 의료시설에 익숙한 저로서는 상상도 못 할 정도로 현지 환경은 열악했다.

수술대와 마취 기계 빼고는 거즈 1장까지 전부 가져가야 수술이 진행 될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교수님들을 포함한 성형외과팀은 준비과정부터 만전을 기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 고단한 시간들을 모두 잊을 만큼, 마지막 날 우리를 배웅해주러 나온 보호자들의 얼굴에는 웃음과 감사의 인사, 사진 요청이 끊이질 않았다.

이번 해외의료봉사를 전공의로서 지나야하는 하나의 관문, 추석 연휴를 모두 바쳐야 하는 하나의 과제로 생각했던 나의 마음이 너무나 부끄러울 만큼 뜻깊은 시간들이었다. 교과에서는 설명되어 있지 않는 무수한 디테일들, 교수님들과 수술을 진행하면서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비록 의료봉사는 짧았지만 반복적으로 관찰하고 시행하면서 평생 가져갈 값진 자산이 되었다. 외부로 드러나는 상처나 질환이 개선되는 성형외과의 매력에 빠져 3년 전 이맘때 지원하였었는데, 성형외과에 더 깊게 매료되는 계기가 되었다.

의학신문 medicalnews@bosa.co.kr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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