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치료 시작 폐렴 환자 ‘금연’ 필수

한양대병원-의학신문 공동기획

호흡기질환 최신지견 지상강좌 - 3

박태선 교수
한양대 의과대학 구리병원 호흡기내과

지역사회획득 폐렴은 항생제 치료에도 불구하고 사망률이 12~14%에 이르며, 감염성 질환 중 가장 흔한 사망원인 중 하나이다. 특히 고령인구의 증가와 함께 폐렴의 유병률과 사망률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폐렴의 항생제치료는 대개 경험적 치료에 의존해야 하는데 이는 해당 지역의 원인균의 분포와 항생제 내성 실태에 따라 결정된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성인 지역사회획득 폐렴의 원인균 및 항생제 내성 실태에 대한 다수의 연구들이 있었고, 질병관리본부에서 이를 바탕으로 2007년 성인 지역사회획득 폐렴의 치료지침 권고안이 제정된 바 있다. 또한 2017년에는 역시 질병관리본부에서 성인 지역사회획득 폐렴에 대한 항생제 사용 지침이 제정되어 일선 진료현장에 배포된바 있다. 본지에서는 위 두 진료지침을 바탕으로 지역사회획득 폐렴의 진단과 치료에 대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지역사회획득 폐렴으로 진단되었을 때 환자를 외래에서 치료할 것인지, 입원해서 치료할 것인지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폐렴에 대한 중등도 평가가 필요하다. 지역사회획득폐렴에 대한 중등도 평가와 예후 예측을 위한 대표적인 도구로 Pneumonia Severity Index(PSI)와 CURB-65가 있는데 CURB-65가 PSI보다 간편하며, 예측력에 있어서도 동등하여 CURB-65 사용을 권장한다. 특히, 혈액검사가 없는 외래진료 환경에서는 CURB-65 대신 CRB-65가 유용하다. CURB-65 혹은 CRB-65의 각 항목은 1점으로 계산하며, <표1>과 같다.

CURB-65 혹은 CRB-65 총 점수에 따른 위험도와 권고사항은 <표2>와 같다.

지역사회획득폐렴의 초기 진단 시 원인 병원체를 감별하는 것은 쉽지 않다.

지역사회획득 폐렴에서 원인균에 대한 미생물 검사의 민감도는 25~60%로 낮은 편으로, 모든 환자에 대해서 검사 시행이 권고되지 않는다.

특히 중등도가 낮은 외래 환자의 경우 나이, 기저질환, 중증도 지표, 역학적 요인, 기존 항생제 사용 여부 등에 따라 원인균 동정 검사를 선택적으로 시행하며, 이러한 검사 없이 바로 항생제 치료를 하기도 한다. 입원이 필요한 환자의 경우에는 항생제 투여 전에 혈액배양검사와 객담 그람 염색 및 배양검사 그리고 소변 S. pneumoniae 항원검사를 필수적으로 시행하는 것을 추천한다.

특히, 소변 S. pneumoniae 항원 검사는 간단한 검사로, 15분 이내에 결과를 바로 알 수 있고, 이전에 항생제를 투여했더라도 검사가 양성으로 나오며, 50~80%의 민감도와 90% 이상의 특이도를 가지는 유용한 검사이다. 상기 검사 외에도 선택적으로 흉부 전산화 단층촬영, 호흡기바이러스 PCR, 소변 Legionella 항원검사 등이 원인균 감별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국내 지역사회획득 폐렴의 원인균은 Streptococcus pneumoniae, Haemophilus influenzae와 같은 세균, 비정형 폐렴으로 분류되는 Mycoplasma pneumoniae, Chlamydophilia pneumoniae, Legionella pneumophilia, 그리고 각종 호흡기 바이러스 등이 있다.

이 가운데서 S. pneumoniae가 가장 중요한 원인균이며, 보고에 따라 27~69%의 비중을 차지한다.

국내 S. pneumoniae의 항생제 내성률은 penicillin, ceftriaxone에 대해서는 10% 이하로 비교적 낮은 수준을 보인다. 그러나 azithromycin과 같은 macrolide에 대한 내성률은 73~81%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지역사회획득 폐렴의 외래 치료에서 macrolide 단독 사용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지역사회획득 폐렴의 외래 치료에 경험적 항생제 치료시 1차 선택약은 ßlactam 항생제로 대표적으로 amoxicillin, amoxicillin-clavulanate과 같은 penicillin 계열 항생제와 cefditoren, cefpodoxime 같은 3세대 cephalosporin이다.

ß-lactam 항생제 단독 사용은 ß-lactam + macrolide 비해 치료효과가 떨어지지 않으며, ß-lactam + macrolide는 비정형폐렴이 의심될 경우 사용할 수 있다. Levofloxacin, moxifloxacin과 같은 respiratory fluoroquinolone의 사용도 권장되나 결핵의 진단에 혼선을 줄 수 있고 결핵인 경우 결핵균의 fluoroquinolone 내성을 유도할 수 있어 결핵이 완전 배제되고 난 후 사용해야 한다.

입원환자의 경우 역시 ß-lactam을 우선하여 사용해야 하며, ceftriaxone, ampicillin/sulbactam 등을 사용한다. 만약 환자의 역학적 특성 상 음주, 기관지확장증과 같은 폐의 구조적인 질환, 반복되는 만성폐쇄성폐질환의 급성악화로 스테로이드를 자주 투여해 온 병력, 최근 3개월 이내의 항생제 사용력이 있는 경우 pseudomonas의 위험인자로 piperacillin/tazobactam, fluoroquinolone, cefepime과 같은 항생제를 사용해야 한다.

항생제는 적어도 최소 5일 이상 투여하는 것이 권장되며, 통상적으로 7~10일 정도 투여한다. 그러나 원인 미생물, 환자 상태, 항생제의 종류, 치료에 대한 반응, 동반질환 및 합병증 유무에 따라 투여기간은 더 길어질 수 있다. 주사제로 치료를 시작한 경우 환자가 임상적으로 안정되고, 경구치료가 가능하다면 경구치료로 전환도 가능하다.

보조적으로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꼭 필요하지 않으며, 일부 연구에서 중증 지역사회획득 폐렴에 한해서 임상적 안정까지의 시간 단축, 입원 일수 감소, 빠른 균 음전 및 일부 사망률 감소를 보여서 스테로이드의 사용은 중증 폐렴에 한해 선택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항생제 치료에 대한 반응은 발열, 기침, 가래와 같은 증상의 호전과 함께, C-reactive protein의 감소, 흉부 엑스선의 호전으로 평가할 수 있다. 다만 흉부 엑스선의 호전은 임상 증상의 호전보다는 더디며, 12주까지도 병변 소실이 느리게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50세 이상, 남성, 흡연자인 경우 폐기종, 폐암과 같은 기저 폐질환이 숨어 있을 수 있어 흉부엑스선 검사를 병변이 완전히 소실되는지 추적하는 것이 필요하다.

끝으로 폐렴은 무엇보다도 예방이 중요하여, 폐렴의 중요 위험인자인 흡연에 대한 금연 교육이 필요하다. 폐렴으로 항생제 치료를 시작한 환자에 대해서는 반드시 금연교육을 해야 한다. 또한 S. pneumoniae 위험인자, 즉, 65세 이상, 요양기관 거주자, 치매, 경련성 질환, 울혈성 심부전, 심혈관질환, 만성폐쇄성폐질환, 이전 폐렴 기왕력이 있는 경우, 만성 간질환, 당뇨, 무비증, 만성 뇌척수액 누출이 있는 경우 23가 다당질 S. pneumoniae 백신 혹은 13가 단백결합 S. pneumoniae 백신을 접종하는 것을 추천한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