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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 빅데이터 활용을 위한 제언

기사승인 2018.08.16  14: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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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웅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4차산업혁명 의료기기특별위원회
빅데이터분과 위원장

[의학신문·일간보사] 

1. 보건의료 환경의 변화

보건의료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첫째는 인구의 급격한 노령화이다. 특히 저소득 노령층의 증가로 스스로 의료비를 부담하지 못하는 인구의 비중이 증가되고 있다. 의료 재정의 부담이 급격히 증가될 것이다. 미국은 전체 GDP의 20% 정도가 보건의료 분야에 지출될 것이라고 한다. 둘째, 환자들은 스스로 다양한 정보를 접하고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되어 합리적인 비용으로 더 향상된 보건의료 서비스를 기대하고 있다. 질병 예방과 신속한 치료에 대한 기대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 셋째, 과학기술의 발전이다. 환자의 기대에 맞는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의료계와 과학기술계가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ICT 기술의 발전이 보건의료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2. 빅데이터가 어떻게 보건의료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까?

보건의료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잘 대응하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는 데이터의 활용이다. 보건의료 분야의 데이터란 환자의 상태와 행동, 전자의무기록(EMR), 보험수가 청구 기록, 임상실험 자료, 약제 R&D 자료 등이다. 공공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는 건강보험 표본코호트DB, 유전인체자원, 사회보장정보시스템에 집적되는 사회보장정보, 사회서비스 전자바우처사업 트랜잭션DB 등 데이터도 활용 가치가 크다. 이것이 많이 쌓이고 서로 연계되어 특정 연구목적에 따라서 분석될 수 있다면 여러 가지 유용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이 통찰력을 환자 치료를 위해 활용한다면 보건의료 질을 현격히 향상시킬 수 있다.

한편, 보건의료 기관간의 원활하지 못한 의사소통은 여러 가지 불확실성과 비효율을 낳는다. 이로 인한 가장 큰 피해자는 환자이다. 실상 우리는 병원을 다닐 때 마다 여러 가지 검사를 중복해서 받거나 타 병원의 진료기록 혹은 의사들의 진단 결과를 환자가 직접 전달해야 하는 등 불편을 겪어 왔다. 보건의료 데이터의 효율적인 활용은 기존 병원이나 의사 중심의 보건의료 체계를 환자 중심의 서비스로 전환하여 보다 질 높고 효율화된 치료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3. 보건의료 빅데이터 활용 사례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개인 맞춤형 전략적 치료 계획이 가능하다. 약물의 오남용을 방지할 수 있으며 사기나 낭비를 막을 수 있다. 실시간 경고를 통해 질병이 악화되는 것을 사전에 알려줄 수도 있다. 또한 예방적 진단이 가능하다. 전자의무기록을 병원간에 효과적으로 공유하여 활용할 수 있다면 환자의 불편을 덜고 개인 맞춤형 치료가 가능하다. 암치료의 개선과 불필요한 응급실 방문 횟수도 줄일 수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몇 가지 보건의료 빅데이터 활용 사례를 살펴보자.

가. 보건의료 인력의 효율적 배치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보건의료기관의 의료진 배치를 효율화시킬 수 있다. 보건의료기관이 너무 많은 의료진을 배치하면 불필요한 노동 비용이 발생한다. 너무 적으면 환자 서비스 결과가 좋지 않을 수 있고 어떤 경우는 치명적이다. 프랑스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빅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파리의 AP-HP(Assistance Publique-Hôpitaux de Paris) 소속 4개 병원이 10년간의 입원 기록을 시계열 분석 기법을 사용하여 일정한 패턴을 읽어냈다. 여기에 기계학습 (machine learning) 방법을 사용하여 환자들의 입원 추세를 예측하는 알고리즘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의사, 간호사 및 관리 직원들은 웹브라우저 기반 인터페이스로 환자의 방문 및 입원 확률을 예측한다. 환자의 내원률이 높을 것이 예상되는 경우 추가 의료진을 배치하여 환자의 대기 시간을 줄이고 치료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었다.

나. 전자건강기록 (EHR)

의료 분야에서 가장 널리 활용될 수 있는 데이터 응용 프로그램이다. 모든 환자는 인구 통계, 병력, 알레르기, 각종 검사 결과 등을 포함한 자체 디지털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전자건강기록은 보안 정보 시스템을 통해 공유되며 공공 및 민간 부문의 의료서비스 제공자에게 제공될 수 있다. 모든 기록은 수정 가능한 파일 하나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의사는 서류 작업이나 데이터 복제의 위험없이 시간의 경과에 따른 변경 사항을 적용할 수 있다. EHR은 또한 환자가 새로운 검사를 받을 때 또는 처방전을 추적하여 환자가 의사의 지시를 따르고 있는지 확인해야 할 때도 경고나 알림을 줄 수 있다. EHR은 훌륭한 데이터이지만, 많은 국가들이 아직 완벽하게 구현하지 못하고 있어서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 전략적 보건의료계획 수립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사람들의 건강 행태에 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고 이를 통해 전략적인 보건의료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인구통계학적 그룹의 사람들 사이에서 빅데이터를 통한 진단 결과를 분석해서 새로운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미국 플로리다 대학은 인구 증가 및 만성 질환과 같은 몇 가지 문제 해결을 겨냥한 히트 맵(Heat map)을 준비하기 위해 지도 데이터 및 공중 보건 데이터를 활용했다. 그 결과, 특정 질병에 열악한 일부 지역이 발견되었고 그 지역에 대하여 전략적으로 보건의료 계획을 수립하고 의료시설을 추가할 수 있었다.

라. 암 치료 개선

보건의료 빅데이터 활용에 관한 중요한 사례 중의 하나는 미국의 Cancer Moonshot 프로그램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두 번째 임기가 끝나기 직전에 암 치료기간을 현격히 단축하기 위한 목표로 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현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암 치료 성공률을 보이는 추세와 치료법을 찾기 위해 암 환자의 치료 계획 및 회복율에 관한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면, 연구자들이 환자 치료 기록과 관련이 있는 바이오 뱅크의 종양 샘플을 검사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자들은 이 데이터를 활용하여 특정 변이와 암 단백질이 다른 치료법들과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지 그리고 개선된 치료 결과를 가져오는 경향들을 찾아낼 수 있다.

4. 우리나라의 보건의료 빅데이타 활용을 위한 제언

앞서 살펴보았듯이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하게 되면 환자에 대한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보건의료 환경을 개선할 수 있음이 입증되고 있다. 의료 재정의 효율화에도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보건의료 시스템상의 사기나 낭비 그리고 남용을 방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여러 가지 규제적 장벽에 막혀서 보건의료 빅데이터의 활용이 어려운 실정이다. 무엇보다도 환자의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과 상업적 활용에 대한 시민단체의 비판적 시각이 강하다. 보건의료 데이터 자체가 호환하기 어려운 구조로 되어있기도 하다. 보건의료기관간에 데이터의 교류를 꺼리는 관행과 규제도 존속하고 있다.

시민사회와 정부, 국회, 산업계의 활발한 대화와 협력을 통해 보건의료 빅데이터 활용에 관한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통해서 보건의료 빅데이터 활용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접근성을 개선해야 한다. 지난 7월16일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와 국토교통부가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 기본 구상”을 발표했다.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로 선정된 세종시에서 개인정보 제공에 동의한 거주자에 대해 세종시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용 가상화폐를 기본소득으로 제공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보건의료 빅데이터와 관련해서도 이러한 아이디어를 시범적으로 적용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보건의료 빅데이터의 활용이 국민에 대한 의료서비스의 질을 개선하고 의료비를 절감하여 결국 국민 삶의 질향상에 직결된다는 점을 깊이 인식하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

의학신문 medicalnews@bosa.co.kr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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