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 강남세브란스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노인 우울증·불안증 치매예방목적 관리 중요성’ 강조

“우울증과 불안증 등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보통 아동, 청소년, 청년 등에게 집중된 경향이 있습니다.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조차 말이죠. 노인 정신질환에 대한 부분도 니즈가 높고 그만큼 중요한데 아직은 많이 부족합니다.”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박진영 강남세브란스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최근 본지(일간보사·의학신문)와 만나 치매국가책임제로 인해 치매에 대한 대중적 관심은 전보다 높아졌지만 노인성 정신질환에 대한 투자와 관심 또한 그 못지않게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꺼낸 한마디다.

노인성 정신질환을 치매 예방목적으로 같이 관리하는 경우가 있으나 이는 엄밀하게 보면 치매보다는 ‘노인정신건강’쪽에 가깝고,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이를 커버하는 것이 맞으나 센터들이 다소 청소년 등 젊은 연령대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박진영 교수는 “정신은 뇌 전체에 대한 포괄적인 개념인데 치매와 알츠하이머는 물론 우울증과 불면증, 불안증 등을 모두 포함한다”며 “노년기에 생기는 정신질환이라고만 생각을 하다보니까 실체가 보이지 않는 것도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박진영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노인성 정신질환은 신체질환 및 사회적 위치와도 연관돼 20~50대의 보편적 정신질환과는 다르고 노인 환자들의 표현방법 또한 다양해 접근방법에 차이가 있다.

박진영 교수는 “예를 들어 ‘어깨가 아프다’, ‘속이 쓰리다’, ‘무릎이 쑤신다’ 등이 노인들에게는 우울증과 불안증의 표현이 될 수가 있다”며 “자살만 하더라도 젊은 사람들은 어느 정도 예측이 되나 어르신들은 상대적으로 예측이 안 되는 비율이 높다”고 지적했다.

즉, 노인성 정신질환은 젊은 연령층의 그것에 비해 복잡함에도 불구하고 관련 연구, 전문가 교육 매뉴얼, 인프라 등이 부족하다는 것.

이에 박 교수는 노인성 정신질환이 치매성 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치료에 대한 동기가 큰 치매안심센터 등에서 그 영역을 함께 넓혀갔으면 한다는 개인적인 소견을 밝혔다.

아울러 디지털·IT 시대 속에서 노인들의 니즈를 반영한 소프트웨어의 개발이 치매와 알츠하이머를 비롯한 노인성 정신질환 예방 및 치료의 첫걸음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강조한 박진영 교수이다.

박 교수는 “어르신들이 사회에서 소외를 받는다고 생각하면 노인성 정신질환이나 치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디지털 시대로의 발전이라는 거대한 사회적 현상에서 노인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SNS를 통해 손주 사진을 보려고 하는 등 생각보다 노인들은 스마트 기기 사용에 대한 욕구가 높다”며 “정보통신이 사람과 사람을 더 가깝게 해준다는 본연의 의미를 생각한다면 노년층이 더 많이 이용할 수 있게끔 유도해 정신건강 측정 앱 등을 적극 개발, 노인성 정신질환 예방과 치료를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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