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세브란스·건국대·중앙대병원 등…단순 외관부터 로비 촬영 제공·의학자문까지 다양화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병원 내 권력 투쟁을 다룬 의학드라마 ‘라이프(주연 이동욱·조승우)’가 최근 한 종편 채널에서 비지상파 시청률 1위를 기록해 화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그 촬영지가 건국대병원으로 알려지면서 의학 드라마에 등장한 경험이 있는 대학 병원들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장르와 비중은 때에 따라 다르지만 병원과 의사는 꾸준히 드라마에 쓰이는 인기 소재 중 하나다.

이 때문에 병원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가 방영되면 덩달아 촬영지에 대한 대중들의 궁금증이 생겨나고, 촬영 장소를 제공한 병원은 크고 작은 홍보효과를 얻게 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과거에는 대학 병원들이 단순 외관 촬영 정도만으로도 화제의 중심에 섰으나 최근에는 로비 및 휴게 공간, 입원실, 수술실 등을 오픈하는 곳도 있고 때에 따라서 소속 의사들이 자문까지 맡는 등 다양화 됐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과 '종합병원2', '브레인', '굿닥터', '뷰티풀마인드'.

아울러 드라마 제작진이 제작발표회를 촬영 대학 병원에서 진행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처럼 촬영지 제공만으로 자연스럽게 인지도와 호감을 상승시킨 대학 병원은 어디가 있을까.

건국대병원과 '라이프', '외과의사봉달희'.

우선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은 드라마에 출연한 경험이 가장 많은 대학병원이다.

‘종합병원2(차태현·김정은 주연, 2008년)’를 시작으로 ‘브레인(신하균·최정원 주연, 2012년)’, ‘굿닥터(주원·문채원 주연, 2013년)’, ‘뷰티풀마인드(장혁·박소담 주연, 2016년)’ 등에서 주 촬영지로 선택된 것.

건국대학교병원도 이번 ‘라이프’에 앞서 지난 2007년, 배우 이범수와 이요원이 주연으로 열연한 ‘외과의사봉달희’의 촬영 장소 중 하나였다.

중앙대학교병원과 '뉴하트'.

같은 해, 중앙대학교병원 외관은 ‘뉴하트(지성·김민정 주연, 2007년)’에서 지속적으로 노출됐으며 일본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하얀거탑(김명민·차인표 주연, 2007년)’도 아주대병원이 배경이다.

이어 ‘골든타임(이선균·황정음 주연, 2012년)’의 주 무대는 해운대백병원, ‘닥터스(김래원·박신혜 주연, 2016년)’는 가천대학교길병원에서 촬영됐다.

특히 연세대학교 신촌세브란스병원은 MBC에서 방영된 ‘메디컬탑팀(권상우·정려원 주연, 2013년)’에 이례적으로 촬영 장소를 제공해 많은 관심을 받은 바 있다.

개원한 해에 파격적으로 드라마 촬영을 허용한 병원도 있다.

2014년에 개원한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이 그곳으로, SBS 월하드라마 ‘닥터이방인(이종석·진세연 주연, 2014년)’의 배경이 됐다.

아주대학교병원과 '하얀거탑', 해운대백병원과 '골든타임'.

강동경희대학교병원도 의학 드라마는 아니나 ‘W(이종석·한효주 주연, 2016년)’를 통해 드라마에 협찬한 대학 병원 반열에 올랐다.

당시 강동경희대병원은 촬영 장소뿐만 아니라 흉부외과 김대현 교수가 의학 자문을 맡아 배우들을 직접 지도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대학 병원들의 촬영 장소 제공이 드라마 흥행으로 이어져야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다는게 병원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신촌세브란스병원과 '메디컬탑팀', 가천대길병원과 '닥터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드라마에 병원이 노출되는 것만으로도 최소한의 인지도 상승은 보장되나 기왕이면 드라마가 흥행했으면 하는 바람은 항상 있다”며 “물론 인기가 없다고 해서 병원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즉, 대학병원들이 드라마의 인기와 시청률을 미리 예상하고 선별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병원이 단순 배경에만 머무르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시기와 상황에 맞게 다양한 방식으로 협찬 결정을 한다는 뜻이다.

드라마 촬영 장소 제공 경험이 있는 또 다른 대학병원 관계자는 “홍보효과라는 것이 당장 눈에 보이지 않아 체감하기 쉽지 않지만 드라마를 통해 우리 병원을 처음 알게 됐다는 말을 듣기도 한다”며 “심지어 병원에 직접 방문하는 사람도 있다”고 언급했다.

가톨릭관동대국제성모병원과 '닥터이방인', 강동경희대병원과 'W'.

한편, 대학 병원의 인지도 상승 뿐만 아니라 드라마에 등장하는 의사들에 대한 인식 개선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적지 않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사실과 전혀 다른, 왜곡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드라마에 의사와 병원이 꾸준히 등장하는 것은 나쁜 현상은 아니다”며 “최근 응급실 의료인 폭행 등 안타까운 사건이 계속 발생하는데 의사들의 고충과 내면 갈등 등이 표현된다면 인식 변화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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