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 다국적제약 10여곳 일련번호 동일하지 않으면 반품 거부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일련번호가 출하때와 동일하지 않으면 반품을 받지 않겠다는 제약사들이 확산되고 있어 의약품유통업계가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 및 다국적제약 10여곳이 의약품 반품 과정에서 다른 유통업체로 출고 근거가 잡혀있어 반품을 받을 수 없다고 통보했다.

이들 제약사는 일련번호를 문제삼아 의약품유통업체로부터 받은 반품 의약품을 다시 유통업체로 되돌려 보낸 것.

의약품유통업체 관계자는 "약국에서 발생된 반품 의약품을 제약사에 보냈다가 회사 방침상 근거없는 의약품은 반품받을 수 없다며 되돌아 왔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현재 일련번호 제도가 약국과 병의원에는 적용되지 않아 의약품 반품 문제는 일련번호 제도의 최대 문제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약국에서 일련번호로 의약품을 관리하지 않으면 어느 업체로부터 의약품 공급받았는지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제약사들이 중소의약품유통업체와 직거래를 피하고 있어 도도매 시장이 커진 상황에서 반품을 거부하는 것은 유통 시장 흐름을 역행하는 정책이라는 지적이다.

일련번호로 의약품 반품을 받지 않는 것에 대해 복지부가 해결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의지를 밝힌바 있지만 아직까지 뾰족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약품유통업계 관계자는 “일련번호가 확인되지 않는 의약품에 대한 반품을 거부하는 제약사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현재 일련번호 제도가 약국에는 적용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반품을 거절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 관계자는 "의약품 반품은 일련번호 제도와 상관없이 시장 상황에 맞춰 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제약사들이 일련번호 제도를 문제삼아 반품을 거절할 경우 의약품유통업체로서는 약국과 제약사 사이에서 뾰족한 대응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약국은 일련번호와 관계없이 반품을 내보내고 있는 상황에서 제약사들이 일련번호를 따지며 반품을 거부함으로써 중간에서 유통업체만 피해를 떠안게 된 것.

그렇다고 의약품유통업체가 약국에서 반품을 받을 때 일일이 일련번호를 확인해 받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

최근 개최된 약업발전협의회 회의에서도 많은 업체들이 이같은 어려움을 토로하고 협회 차원에서 해결방안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일련번호 제도에 포함되지도 않은 약국 등 요양기관에서 반품할 때 제품의 일련번호를 일일이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제약사들이 반품을 거절하는 것은 일련번호 제도의 부작용을 의약품유통업체에게 떠넘기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의약품유통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들이 반품을 거절하는 것은 정부 정책에도 역행하는 것인 만큼 복지부, 약사회 등과 해결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의약품유통협회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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